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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01230665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9-04-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내가 등산을?
2 등산, 시작이 만만치 않다
3 산이 부른다
4 산이 이어준 것
5 산등성이에 반하다
6 등산은 놀이인가, 모험인가?
7 오르고 싶은 산, 오를 수 없는 산, 올라서는 안 되는 산
8 산과 파트너
9 무섭고도 기이한 산 이야기
10 후지산은 오르기 위한 산인가, 감상하기 위한 산인가?
11 겨울 산의 아름다움과 혹독함
12 장비를 다시 점검해보다
13 산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14 산도, 사람도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15 다베이 준코의 존재
16 에베레스트에 가다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하산한다는 마음에 한숨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내리막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체감했다. 작은 돌부리에도 걸리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찧으며 비틀비틀 간신히 등산로 입구까지 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씻자마자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영광의 근육통에 시달리며 굳게 결심했다.
'두 번 다시 산에는 안 가!'
생활의 중심이었던 루이가 죽고 난 후 하루하루를 맥없이 멍하니 보냈다. 산책은 물론이고 더는 손수 사료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됐다. 산더미 같던 수건 세탁도 이제는 안녕이었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숱하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 부닥치자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 싶었다. 일에도 집중이 안 되고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각오는 했지만 상실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만 '아름답다', '대단하다', '크다'라는 단순한 단어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달리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표현을 궁리할 동안 차라리 온 신경을 눈앞의 풍경에 두고 싶었다. 누구나 이런 광경을 본다면 일차원적인 표현밖에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