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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33131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09-06-29
책 소개
목차
1장 검은 코트를 입은 사내
2장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3장 바흐만의 칸타타
4장 아버지의 약속
5장 헌법수호부
6장 구원의 손길
7장 함부르크의 영국인
8장 생크추어리
9장 선택
10장 브뤼와 아나벨
11장 설득
12장 신의 사람, 책의 사람, 꿀의 사람
13장 5퍼센트의 악한 면
14장 내부의 적
15장 정의(正義)의 정의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함부르크는 유죄다.” 그는 조용히 단언했다. “의식적인 면에서도, 무의식적인 면에서도. 어쩌면 함부르크가 그 비행기 탈취범들을 길러낸 건지도 모르지. 놈들이 우리를 선택한 걸까, 아니면 우리가 놈들을 선택한 걸까? 함부르크는 서구세계를 아작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평범한 반시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한테 과연 무슨 신호를 보냈던 걸까? 수백 년에 걸친 반유대주의 역사? 함부르크에는 그런 역사가 있다. 강제수용소? 함부르크에는 그것도 있었다. 그래, 나도 인정한다. 히틀러가 블랑케네즈에서 태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블랑케네즈에서 그런 인물이 나올 가능성이 아주 없었던 것 같지는 않다. 바더마인호프 무리는 어떻고?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울리케 마인호프는 함부르크가 자랑스러워하던 딸이었다. 울리케는 아랍에서 훈련까지 받았어. 그러다 미친놈들과 한패가 돼서 같이 비행기를 탈취하겠다고 나섰지. 어쩌면 울리케가 모종의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잘못된 이유로 독일을 사랑하는 아랍인이 너무 많아. 9?11 때 비행기를 탈취한 놈들도 그랬는지 모르지. 우리는 놈들한테 물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제는 영원히 물어볼 수 없게 돼버렸어.”
재판을 하기도 전부터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법정에서 그녀는 외국 경험이라고 해봤자 스페인의 휴양지에서 2주 동안 놀고 온 것이 전부인 하급 관료들이 그녀의 고객들이 털어놓는 끔찍한 경험들을 시시콜콜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언젠가 어떤 고객 때문에 그동안 마지못해 받아들이기는 했어도 어쨌든 지켜오던 직업적 원칙과 법적인 원칙들을 모두 버리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이 바로 그때였고, 이사가 바로 그 고객이었다.
하지만 이사 이전에 마고메드가 있었다. 멍청하고, 남을 잘 믿고, 학대를 당했으며, 특별히 정직하지는 않았던 마고메드. 그녀에게 다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마고메드였다.
이미 때가 늦은 뒤에야 새벽에 공항으로 달려가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녀의 고객은 꽁꽁 묶인 채 사람들에게 끌려 계단을 올랐다. 수갑을 찬 채 비행기 창문을 통해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하려고 무기력하게 흔들리던 그 손이 떠올랐다.
그러니 그녀에게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거라고 말하면 안 된다. 그녀는 그날 함부르크 공항에서 이미 마음을 정했다. 마고메드를 태운 비행기가 나지막한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난주에 레일라의 집에서 이사를 만나 그에게서 지나온 이야기를 억지로 캐내는 순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마고메드 이후로 줄곧 기다리던 사람이 드디어 나타났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