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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화학 > 쉽게 배우는 화학
· ISBN : 9788925551395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3-10-3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chapter 1_힘
엘도라도
골든디스크를 넘어 플래티넘 디스크로
귀금속들, 명예롭지 못한 출발을 하다
황토색 얼룩
원소 거래인
카르보나리 중에서
플루토늄 촌극
멘델레예프의 서류 가방
액체 거울
chapter 2_불
설퍼호의 항해
소변으로 만든 인
초록 바다 아래에서
인도주의적 난센스
서서히 타오르는 불
라듐의 성녀
반유토피아의 밤을 밝히다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인 칵테일
태양의 빛
chapter 3_기술
카시테라이드를 찾아서
둔중한 납의 잿빛 진실
완벽하게 반사된 우리의 모습
월드 와이드 웹
아연을 따라
진부화
모두가 조개껍데기로 변하다
항공 우주산업의 용접공 조합
원소들의 행진
chapter 4_아름다움
색깔 세상의 혁명
외로운 크로뮴의 나라 미국
쉬제 수도원장의 사파이어색 판유리
상속 가루
혈액 속에 핀 무지개
크로뮴, 에메랄드에 초록을 선물하다
네온의 진홍 불빛
이세벨의 눈
chapter 5_흙
원소들의 보고, 스웨덴의 암석
유로퓸 연합
아우어리흐트
가돌린과 사마르스키, 모든 원소맨들을 위해
위테르뷔 광산
에필로그
도판 목록
주석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피에서 금속 맛이 나는 이유는 18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밝혀졌다. 이것은 과학사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험은 아주 간단했고, 이탈리아 볼로냐의 외과 의사 빈첸초 멩기니가 1745년경 처음으로 실험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인간은 물론이고, 다양한 포유동물과 조류, 그리고 어류의 혈액을 끓여 액체를 증발시켰다. 그다음 고체 잔류물을 자석 칼로 찔러보았고, 고체 덩어리의 입자가 칼날에 붙어 딸려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는 개의 혈액 약 140그램에서 28그램 정도의 고체 물질을 얻었는데, 이 덩어리가 자성을 띠었다(그가 인간의 혈액을 통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그가 이 피를 어떻게 얻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디세우스의 유황처럼 염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감염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학적인 용도로 권장됐다. 하지만 염소 가스는 투여하기 쉽지 않고, 언제나 불쾌한 냄새가 났기에 한동안은 치료제로써 인기가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소위 스페인 독감이라고 하는 독감이 크게 유행했고, 인류 역사상 최악의 유행 전염병 중 하나로 기록되는 이것이 염소가 치료제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다. 이것은 이중적인 모순이 아닐 수 없는데, 아주 최근에 살인 무기로 사용된 염소 가스가 독감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가장 무기력했던 캘빈 쿨리지가 1924년 사흘 동안 감기 때문에 염소 흡입 치료를 받았을 때 「워싱턴 포스트」는 이런
제목의 헤드라인을 실었다. “전쟁 무기인 염소 가스가 대통령의 감기를 치료하다. 기밀실에서 50분을 보낸 후에 쿨리지는 감기가 훨씬 호전됐다.” 이후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염소 치료제가 신속하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클로린 레스피린이라는 연고는 콧구멍에 ‘구속에서 풀린 순수한 염소 가스’를 주입했다. 이 연고의 광고 문구는 이렇다. “염소의 발견은 사실상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 업적 중 하나다.” 1925년 쿨리지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여겨지자 「워싱턴 포스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염소는 전쟁에서 염소 가스에 희생된 병사들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 ‘창백한 말’이라는 이름의 낡은 여관을 중심으로 수상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여관의 주인은 세 명의 ‘마녀’들이었는데, 이들은 살인을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희생자 명단이 발견되고, 이미 사체로 발견된 사람들은 아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에 희생됐고, 따라서 처음에는 이들의 죽음이 서로 전혀 관련 없는 자연사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주인공인 마크 이스터브룩은 어떤 희생자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의심을 품는다. 그는 “탈륨이 한때는 제모제로 사용됐다. 특히 백선증에 걸린 아이들에게 많이 사용됐다. 그러다가 나중에 탈륨이 독성 물질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주로 쥐를 잡는 데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아.” 알고 보니 이 여관은 음모를 숨기기 위한 연막이었고, 세 마녀가 살인을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었다. 진짜 살인범은 처음에 이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던 ‘목격자’였다. 그는 희생자 집의 물건들을 탈륨에 중독된 물건
들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