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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577821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07-25
책 소개
목차
산 넘어 산
나파밸리 와인 × 로스트비프 -007
하루씩 차이 난다
쌀 소주 × 연어 술지게미 절임 -045
일단 헤어졌다 다시 합친다
사케 × 오징어내장구이 -083
어느새 다 되어 있다
사오싱주 × 닭날개조림 -121
‘적절히’라는 말의 뜻을 모른다
샤르도네 와인 × 삼겹살구이 -157
문어 안 든 다코야키
맥주 × 다코야키 -191
일석이조
리뷰
책속에서
“그럼 다시 건배!”
젓가락으로 두툼하게 썬 로스트비프를 집었다. 한입에 털어 넣기에는 다소 고기 조각이 커서 입으로 반씩 뜯어먹었다. 갈수록 야만족 같다.
찰진 식감. 씹을 때마다 육즙이 줄줄 흘러나왔다. 야키니쿠나 스테이크와는 맛이 달랐다. 고기를 삼키고 레드와인을 입에 머금는다. 대체 얼마나 많은 포도를 가지고 와인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혀에 닿는 과즙 느낌이 대단했다. 쇠고기 맛에 지지 않을 정도의 강한 맛. 그래, 로스트비프랑 찰떡이다.
좁은 우리 집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이들은 계속 묵묵히 만화를 보고 있고, 지금까지 수다를 떨던 어른들은 모두 입을 다물어버렸으니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가에의 말뜻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요스코.” 나기사가 침묵을 깼다. “그게 무슨 뜻이야?” 나기사는 뭔가가 마음에 안 들면 남편을 요스코라고 부른다.
“무슨 뜻이긴.” 나기사의 남편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 쌍둥이는 초등학생이라고 생각 안 될 정도로 야무지다면서? 그러니까 그렇지.”
“이해 안 돼.” 나는 그 즉시 대꾸했다. “설명해 봐.”
“잘 마시겠습니다.”
사케를 한 모금 마셔봤다. 똑같이 북서쪽 지역이라도 아키타산은 니가타산과는 풍미가 다르다. 니가타산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면, 아키타산은 또렷한 느낌. 이 술도 야무지게 각 잡힌 듯한 맛이다.
오징어내장구이로 젓가락을 뻗었다. 아직도 뜨거워서 조심스럽게 입에 넣었다.
향긋한 맛이 입안에서 톡 터지며 퍼져나갔다. 내장과 약간의 된장이 오징어 본래의 맛에 깊이를 더해준다.
잘 씹어서 삼키고 다시 사케 한 모금. 자칫하면 너무 강할 수 있는 오징어내장의 맛을 사케가 깔끔하게 씻어냈다. 그러면서도 뒷맛에 내장과 사케의 맛이 또렷하다. 정말 맛있다.
“이거 정말 괜찮네요.” 겐타도 감탄한 듯 말했다. “오징어는 원래 담백한 맛인데, 이렇게 세게 간을 해도 자체의 맛이 그대로 남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