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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의 바다

카르마의 바다

문정희 (지은이)
문예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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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의 바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카르마의 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27803645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2-08-31

책 소개

문정희 시인의 시집. 시인이 지난 2011년 베네치아에 체류하던 시기에 온몸으로 빚어낸 '물의 시집'이다. 모든 길이 물로써 시작되어 물로써 이르고 모든 바닥이 물로 출렁이고 모든 끝이 물에 닿는 도시에서, 시인의 물에 대한 감각은 극대화되었다.

목차

살결

낙타초
물시
시이소오
늙은 창녀
쇠의자
눈동자는 왜 둥근가
해벽(海壁)
가면을 쓰고 너를 기다린다
시인의 침대
뜨거운 소식
날벌레의 시
감촉
미로
길 잃어버리기
번개 노래
길에서의 키스
시인의 감옥
유리 이야기
새벽 새
포란의 시
예술가의 해먹
바람 속에 악공(겦工)이 살고 있다
마지막 연애를 위하여?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수화(水花)
지렁이와 질경이
이제 됐어

물결

떠돌이 물방울
노 젓는 일
바퀴에게
짐승 바다
유랑 일기
베네치아의 남자처럼
깃털 모자
유배 선물
파도와의 동행
맨발 노래
내가 운다
바다 학교
비 없으면 무지개도 없다
너는 책이다
멜랑콜리아
소금꽃
구슬 목걸이에 대한 기억
바느질하는 바다
물의 시집
사해(死海)
바다가 어디 있나요
물의 초대
진흙탕
살아 있다는 것은
칼의 시인

숨결

고독사(孤獨死)
도끼와 침대
리도의 슬픔
얼어붙은 발
호텔과 묘지 사이
산책
이태리 안경
이빨 뽑는 사람
두꺼비집
트림
나는 광장에 서 있다
흑고양이
검은 옷
비밀 동굴
물뱀
가을 침실
질문
모래의 시
아직도 모르겠어?
김치
폭죽 쏘는 밤
사냥꾼의 노래
잃어버린 반지
나이
통역

해설 물의 노래를 들어라 · 권혁웅

저자소개

문정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 보성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1969년 등단 이후 시집 《오라, 거짓 사랑아》,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 등을 썼으며, 장시·시극·산문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 프랑스 ‘시인들의 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아바나 국제도서전 등에 참가했고, 11개 언어로 옮겨진 15권의 번역 시집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물시

나 옷 벗어요
그다음도 벗어요

가고 가고
가는 것들 아름다워서

주고 주고
주는 것들 풍요로워서

돌이킬 수 없어 아득함으로
돌아갈 수 없어 무한함으로

부르르 전율하며
흐르는 강물

나 옷 벗어요
그다음도 벗어요


미친 약속

창밖 감나무에게 변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풋열매가 붉고 물렁한 살덩이가 되더니
오늘은 야생조의 부리에 송두리째 내주고 있다
아낌없이 흔들리고 아낌없이 내던진다

그런데 나는 너무 무리한 약속을 하고 온 것 같다
그때 사랑에 빠져
절대 변하지 않겠다는 미친 약속을 해버렸다

감나무는 나의 시계
감나무는 제자리에서
시시각각 춤추며 시시각각 폐허에 이른다

어차피 완성이란 살아 있는 시계의 자서전이 아니다
감나무에게 변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나뿐인가
그래서 고독은 이리 깊은가

성난 발톱으로 달려드는 절벽 아래
밤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바다뿐인가

내 안에서 일어서고
내 안에서 무너지는
천둥의 깊이

해골과 남루와 유랑의 불빛 출렁이는
밤바다를 생포하면 알 수 있을까

지옥보다 외로운
내 안의 내가 보일까

-「짐승 바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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