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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북한문학론
· ISBN : 9788932016856
· 쪽수 : 1617쪽
· 출판일 : 2007-11-26
책 소개
목차
기획의 말
일러두기
북한 현대소설
북한 현대소설 개관
제1부 해방기(1945~1950)의 북한 소설
이기영 - 개벽
한설야 - 개선
이북명 - 노동일가
이춘진 - 안나
이태준 - 먼지
제2부 한국전쟁기(1950~1953)의 북한 소설
김남천 - 꿀
이북명 - 악마
김영석 - 화식병
황건 - 불타는 섬
제3부 전후복구기(1953~ )의 북한 소설
유항림 - 직맹반장
변희근 - 빛나는 전망
전재경 - 나비
김만선 - 태봉 영감
엄흥섭 - 복숭아나무
이정숙 - 선희
제4부 천리마운동기(1958~ )의 북한 소설
김병훈 - '해주-하성'에서 온 편지 / 길동무들
류근순 - 행복
김홍무 - 입당 보증인
권정웅 - 백일홍
진재환 - 고기떼는 강으로 나간다
제5부 주체시기(1967~ )의 북한 소설
이종렬 - 햇빛을 안고 온 청년 / 고요
백보흠 - 발걸음
남대현 - 광주의 새벽
조희건 - 번개잡이 비행선
한웅빈 - 차창에 비낀 얼굴들 / 행운에 대한 기대
강복례 - 직장장의 하루
김홍익 - 살아 계시다
북한 현대시
북한 현대시 개관
제6부 해방기(1945~1950)의 북한 시
이찬 - 창(窓)을 열면
박세영 - 위원회에 가는 길 / 아 여기들 모였구나
민병균 - 조국창업 / 밤
백인준 - 그날의 할아버지
정서촌 - 땅의 전설
안용만 - 대지 / 동지에의 헌사
김우철 - 농촌위원회의 밤
이호남 - 지경돌
정문향 - 푸른 벌로 간다 / 대의원이 나서는 구내 / 무산령
이정구 - 예술공작대
김광섭 - 감자현물세
김순석 - 산향(山鄕)
조영출 - 영을 넘어 / 한 자루 백묵을 쥐고
박산운 - 남의 나라
김상오 - 기사
임화 - 형제
제7부 한국전쟁기(1950~1953)의 북한 시
임화 - 서울 / 너 어느 곳에 있느냐
김조규 - 이 사람들 속에서
안용만 - 나의 따바리총
조기천 - 불타는 거리에서
정문향 - 가무재 고개
이용악 - 원쑤의 가슴팍에 땅크를 굴리자 / 평양으로 평양으로 / 달 밝은 탈곡마당 / 토굴집에서
이원우 - 지금은 총 잘 쏘는 사격수
김철 - 압록강에서
조영출 - 이 밤도 기적이 울린다
최석두 - 들판에서
백인준 - 얼굴을 붉히라 아메리카여!
동승태 - 호랑이 사수
이찬 - 나무 한 그루 바로 못 선 고지에
상민 - 소
서만일 - 봉선화
민병균 - 과수원에서 / 습격의 밤
마우룡 - 교통호
제8부 전후복구기(1953~ )의 북한 시
민병균 - 상봉 / 불이 타오른다
정서촌 - 등불
정문향 - 새들은 숲으로 간다
박석정 - 토론만 하는 사람
김우철 - 신심 / 결론 / 소파에서 일어설 때 / 협동벌 종소리 / 야회
동승태 - 가을 수레 / 봄
이용악 - 석탄 / 연풍 저수지 / 흘러들라 십리굴에 / 두 강물을 한 곬으로 / 물냄새가 좋아선가 / 전설 속의 이야기
김상훈 - 이랑길
안용만 - 이른 봄에
김광섭 - 물새
상민 - 배전반공
조벽암 - 삼각산이 보인다 / 서운한 종점
김순석 - 마지막 오솔길 / 황진이 앞에 / 황소싸움 / 원한다 고향의 길섶에 산비탈에 / 고향길 / 북관의 봄 / 송아지 / 깊은 밤에
이석 - 임진강 나루터
김철 - 봄비
김귀련 - 목화밭에 새각시야
마우룡 - 온 땅 위에 능금꽃 배꽃으로
박산운 - 내 끝맺지 못한 사랑을 위하여
전초민 - 건설의 나날
김영철 - 송남의 달밤
조영출 - 가야금
제9부 천리마운동기(1958~ )의 북한 시
이병철 - 아침
이찬 - 수로천리
동승태 - 행복한 시간 / 선동원
상민 - 서울에 / 살아 계시라
정서촌 - 영변 아가씨 / 나루터
김철 - 나의 거리 / 포구의 겨울
정문향 - 먼 훗날이 아니다
백석 - 이른 봄 / 갓나물 / 공무여인숙 / 공동식당 / 축복 / 하늘 아래 첫 종축 기지에서 / 돈사의 불 / 눈 / 전별
김북원 - 나무리의 봄에
박산운 - 청계천에 부치어
안용만 - 첫 유격대가 부른 노래
김순석 - 도강 지점에서
정천례 - 방직공 처녀에게
조벽암 -고향길 위에서
백악 - 어머니
박팔양 - 천선대
함영기 - 몽금이 포구에
제10부 주체시기(1967~ )의 북한 시
조벽암 - 한 치 땅의 값은 높아
방금숙 - 광산역에서
구희철 - 가는 정 오는 정 / 묘향산의 두봉화
김상훈 - 어머니에 대한 생각
황승명 - 우등불 / 물이 일하러 간다
한원희 - 해당화
김정철 - 이삭아, 내 사랑아
조성관 - 바라노라
오필천 - 어머니의 편지
최정용 - 금골처녀
오재신 - 무산이라 철산은
한기운 - 내 너밖에 몰라
윤병규 - 그대 곁에 우리 곁에
김기호 - 아직은 말 못해
홍현양 - 나의 추억 / 병사의 봄바람
이광제 - 우리는 배낭을 벗지 않으리
장건식 - 상봉
정인길 - 순아, 들길을 걷지 않으련
박산운 - 할머니 / 고향에 대한 민요시편들
황성하 - 숲에 들렀다 가시라
이성철 - 나의 철갑모
이상림 - 산 너는 백만
김철민 - 나는 자주 무산의 밤거리를 걷는다
김형준 - 물 따라 오는 정
김성철 - 봄날에
석광희 - 들새
김덕선 - 입갱 전 한때
이근지 - 진달래야 버들개지야
전병구 - 관산나루 언덕에서 비 내리는 강화도
조렴해 - 비료와 쌀
권강일 - 출강할 때는
한정규 - 한번 다시
남연희 - 바래움
북한 시인 소개
북한문학 주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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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기 l 작품
엮은이 소개
책속에서
내 끝맺지 못한 사랑을 위하여
ㅡ1950년 후퇴의 길에서 죽은 숙에게
박산운
나에게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그는 가지고 있었다... 자기도 몰래,
햇빛에 부드러이 숨쉬던 검은 머리칼과
그 아래서 나를 찾아 빛나는 깊은 눈매, 밝은 이마,
세상에 기쁨을 주던 그 모든 것을...
우리 둘은 자주 만났어라, 언제나 한 지향 속에
싸우는 서울 거리 한복판에서, 또 인천 부두에서.
그의 슬기로운 눈길이, 약 든 가슴이
쉴 새 없이 속삭이는 깨끗한 말을
나는 언제나 기쁨으로 들으며 함께 걸었어라.
... 나는 지금도 조용히 들으며 가고 있다.
그대와 나를 맺은 높은 뜻대로,
내 몸을 곧게 간수하며,
내 가슴을 앞으로 뻗치며,
아, 그러나 그대는 없다, 나의 곁에.
그대와 나를 나눈 뼈저린 세월 속에,
전쟁의 불길 속에
끝끝내 맺지 못한 내 사랑의 이름으로,
내 노래의 마디마디에 원쑤에 대한
쓰디쓴 증오를 나는 불태우리!
ㅡ늦은 가을 햇발 속에 우수수 떨어지는 나무 잎새들을
그 작은 두 발에 바삐 밟으면서,
지금도, 나를 찾아, 나를 불러 사방에서 오고 있는
그대의 밝은 이마, 검은 눈매를 위하여!
내 사랑하던 이여!
저기, 그 옛날의 그대와 나처럼 손잡고 가고 있는 저 젊은이들에겐
땅 위에 길이 넘쳐 꽃으로 핀
평화와 아름다운 사랑의 날만이 있도록...
(<격류 속에서>, 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7)
명숙이는 명상에 잠긴 채 서서 그 모든 것을 바라본다. 시원한 강바람이 그의 옷자락과 푸른 수건과 귀밑머리를 흩날린다. 쨍쨍한 햇빛은 명숙이의 온몸을 담북 안아준다. 그의 통통한 입술이 열리더니 낮고 은근한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청춘이여, 행복한 우리 생활이여
그대 준엄한 투쟁과
시련 속에서 자랐구나...
나는 넉없이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찌하여 저 스물을 금방 넘겼음 직한 어린 처녀에게 그렇게도 깊은 국량이 깃들어 있을까...? 어찌하여 저 자그마한 가슴에 든 심장은 그처럼 크고도 뜨거울까...? 온밤 온낮 쪽잠 한잠 못 들고 뛰어다니고 웃고 울고 걱정하고 열변을 토하고 그러고도 생기와 정력에 넘쳐 팽팽한 저 작은 몸의 큰 힘은 대체 어디서 솟구치는가...? 저러한 심장하고라면 끝이 없다는 우주의 끝까진들 못 가랴! 아 행복하구나, 행복...!
- 김병훈, '길동무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