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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32026114
· 쪽수 : 235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투 명 사 회
긍정사회 13 | 전시사회 28 | 명백사회 38 | 포르노사회 48 | 가속
사회 63 | 친밀사회 72 | 정보사회 78 | 폭로사회 87 | 통제사회 93
| 미주 103
무 리 속 에 서 ― 디 지 털 의 풍 경 들
서론 113 | 존경 없이 115 | 격분사회 124 | 무리 속에서 127 | 탈
매개화 136 | 영리한 한스 144 | 이미지로의 도피 152 | 손에서 손
가락으로 158 | 농부에서 사냥꾼으로 166 | 주체에서 프로젝트로
176 | 대지의 노모스 183 | 디지털 유령 188 | 정보의 피로 195 |
재현/대표의 위기 200 | 시민에서 소비자로 205 | 완전한 생의 프로
토콜 210 | 심리정치 217 | 미주 223
역자 해제 227
리뷰
책속에서
오늘날 ‘투명성’이란 단어는 마치 유령처럼 모든 삶의 영역을 떠돌고 있다. 정치에서는 물론이고 경제에서도 투명성이 강조된다. 투명성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정보의 자유, 더 높은 효율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명성이 신뢰를 낳는다. 이것이 요즘 유행하는 믿음이다. 이때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은 하필이면 신뢰가 급격하게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단히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투명성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유리 인간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투명성의 폭력이 있다. 무제한의 자유와 무제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면적 통제와 감시로 돌변한다. 소셜미디어 또한 점점 더 사회적인 삶을 감시하고 이용해먹는 디지털 파놉티콘에 가까워진다.
규율사회의 파놉티콘은 더 효과적인 감시를 위해 수감자들을 격리시키고 서로 대화도 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디지털 파놉티콘의 주민들은 서로 열심히 소통하며 그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노출한다. 그들은 이로써 디지털 파놉티콘의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투명성의 정당인 해적당Piratenpartei은 포스트정치Post-politik, 탈정치의 길을 더 밀고 나간다. 해적당은 반反정당이며 색깔이 없는 최초의 정당이다. 투명성은 색깔이 없다. 해적당에서 색깔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몰이데올로기적인 의견인 한에서만 허용된다. 의견은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의견은 이데올로기처럼 전체를 장악하고 전체를 꿰뚫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 정치는 기존의 사회경제적 관계를 건드리지 않은 채 그 속에 틀어박혀서 그저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관리하는 역할로 위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