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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사상/사회사상사 > 사회사상/사회사상사 일반
· ISBN : 9788932028859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일러두기
제1장 권력의 논리
제2장 권력의 의미론
제3장 권력의 형이상학
제4장 권력의 정치학
제5장 권력의 윤리학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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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강력한 권력자는 권력을 펼치기 위해 폭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폭력과 혼란은 포괄적인 권력이 부재하는 곳에서, 권력의 담지자여야 할 정치적 혹은 사회적 심급과 기관이 붕괴하는 곳에서 확산되는 것이다. 긍정적 형태로서의 권력은 형성하고 산출해내며 질서를 부여한다. 권력은 폭력과는 반대로 생산적이다. 권력은 혼란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다. (한국어판 서문, 6쪽)
권력이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인과적 관계로 이해되고 있다. 에고Ego가 권력에 근거하여, 타자Alter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특정 행동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 권력은 에고에게 타자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관철하는 능력을 준다. 따라서 에고의 권력은 타자의 자유를 제한하며, 타자는 자신에게 낯선 에고의 의지를 참고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이러한 통상적 이해는 권력이 갖는 복합성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권력의 행사는 저항을 분쇄하거나 복종을 강요하려는 시도만으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 반드시 강제라는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권력자에 대립적인 의지가 생겨나 그에 맞서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그 권력이 나약해졌다는 증거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권력은 이미 약화된 권력이다. (제1장 「권력의 논리」, 15~16쪽)
권력 의지의 결핍은 의미의 공허로 이어진다. 의미란 우리가 그저 받기만 하는 선물이 아니며, 권력과 무관하게 일어나는 사건도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획득한 먹잇감이다. 권력이야말로 사물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력은 말이 없고 무의미한 강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권력은 달변이다. 권력은 사물들을 명명하고 그것의 ‘어디로’와 ‘무엇을 위해’를 규정함으로써 세계를 표명한다.
권력은 사물들이 그에 의거해 해석되는 의미 지평을 만듦으로써 사물이 의미를 갖게 만든다. 사물들은 권력관계 속에서 비로소 중요해지고 의미를 얻는다. 권력관계가 의미를 구성한다. 의미 그 자체라는 것은 없다. “의미란 관계의 의미이자 관점이라는 것이 필연적이지 않은가? 모든 의미는 권력의 의지이다(모든 관계 의미는 그리로 소급된다).” (제2장 「권력의 의미론」, 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