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근세사(원~ 아편전쟁)
· ISBN : 9788933707791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0-11-12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서론
1장 중국인의 바다: 정크무역, 해금과 밀무역^^
해상무역과 해금
양이의 출현과 마카오, 위에깡
홍마오: 레이에르센과 웨들
해금 완화: 사구통상에서 일구통상으로
^^2장 유혹의 상품: 차와 아편^^
영국인의 차
중국인의 아편
^^3장 광조우 무역체제: 이익과 갈등^^
광조우: 까다로운 항구
규제, 쥐어짜기, 횡포
격리된 해방구: 광조우 상관
밀월관계: 꽁홍과 영국동인도회사
약점의 노출: 앤슨 함장의 센추리온호
야만적 법률: 레이디휴스호 사건
^^4장 광조우 무역체제의 변화
영국동인도회사와 중개상
인도 식민정부
매카트니 특사단과 마카오 침공
상관의 변화: 꼬마 코스모폴리탄 사회
^^5장 아편의 검은 바람^^
폭풍의 시작: 가장 점잖은 투기
풍선 효과: 단속과 확산
애머스트 특사단과 동인도회사의 석양
전설의 탄생: 자딘과 매더슨
^^6장 무역감독관^^
네이피어: 초대 무역감독관
찰스 엘리엇: 네 번째 무역감독관
야만과 계몽
아편 논쟁: 엄금론과 이금론
거세지는 바람
^^7장 린쩌쉬의 폭풍과 역풍^^
흠차대신의 부임
폭풍의 시작: 상관 봉쇄, 아편 몰수와 폐기
후폭풍과 충돌
전쟁의 함성
^^8장 느슨한 전쟁: 압박과 협상^^
원정대
해안 봉쇄와 딩하이 점령
베이허의 협상
광조우: 협상과 전투
되살아난 주전론: 반격 시도
광조우: 포위와 항복, 싼위엔리 전투
홍콩에 닥친 태풍
^^9장 새로운 전쟁: 점령에서 조약까지^^
원정대 재편: 샤먼과 딩하이 공략
양쯔강으로: 쩐하이와 닝뽀
반격과 실패
난징을 향해: 자푸, 우쏭, 쩐쟝
다시 협상으로: 난징조약
^^뒷이야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조정은 일찍부터 아편을 경계했다. 17세기 말엽부터 아편이 쾌락의 상품으로 알려지자 1729년에 황제가 아편을 금지하는 칙령을 반포했다. 금령禁令은 느슨해서 아편 반입을 무조건 금지하는 게 아니라 의약품으로 들여왔다고 하면 관세를 부과하고 통과시켰다. 이즈음 아편은 주로 네덜란드 상인들이 반입했지만 물량은 많지 않았다. 네덜란드동인도회사의 기록을 보면, 1738년에서 1745년 사이에 취급한 아편 중에서 인도네시아로 운반된 물량이 80톤이었으나 중국으로 보낸 물량은 12톤밖에 되지 않았다. 느슨한 금령은 효과가 없었고, 아편은 계속 퍼져 나갔다. 흡연자의 상당수가 금령 시행의 당사자여서 적발된다 해도 잡아넣기 곤란한 사람들이었다. 금령은 오히려 호기심을 부추겨 흡연을 확산시키고 지하경제를 조장하는 역할을 했다. 운송과 유통에 위험요소가 커져서 가격이 오르자 아편은 더욱 비싼 사치품이 되었고, 흡연 도구도 갈수록 고급화되었다. 18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아편은 대중적 기호품이 아니어서 확산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황제의 금령도 아편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풍속을 해치는 여러 해악 중에 아편을 포함시킨 것이었다. 그렇지만 금령 반포 후 80년이 된 19세기 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편 확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고, 은의 유출로 국가적으로 통화 위기를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 ‘2장 유혹의 상품: 차와 아편’ 중에서
18세기 중엽에 영국동인도회사는 광조우 시장에서 압도적 세력으로 부상했다. 1753년에 수년간의 로비 활동으로 차 수입의 독점권을 장악한 후 회사는 60여 문의 대포를 장착한 1,000톤급의 동인도 무역선East Indiaman이라 부르는 범선들을 투입했고 연간 정기 운항 횟수도 크게 늘렸다. 회사는 광조우 무역량의 70%를 차지해 많은 이익을 거두는 동시에 영국과 인도 식민정부의 재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상관의 직원들은 분에 넘치도록 풍족한 생활을 했다. 무역량이 큰 만큼 봉급도 많이 받았고 체류 비용도 넉넉해서 요리사와 하인, 청소부를 고용해 세계 어느 거류지에서도 누릴 수없는 풍요를 누렸다. 그들은 반년 일하고 1년 봉급을 받았고 무역 종료 후에는 마카오의 근사한 저택에서 느긋하게 생활하는 혜택을 누렸다. 런던 본사에서 비용을 너무 많이 쓴다고 까탈을 부렸지만 직원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회사 선박에 개인 화물 적재 할당량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돈을 벌 수 있었다.
― ‘3장 광조우 무역체제: 이익과 갈등’ 중에서
매카트니는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가게 될까 봐 당황했다. 그는 마지막 시도로 황제의 측근에게 자신의 임무를 기술한 편지를 보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특사단이 베이징을 떠나 운하에 접어들 무렵 황제의 답신이 도착했다. 이 편지도 조지 3세에게 보내는 것이었지만 지난번 편지와는 어조가 달랐다. 점잖은 훈계가 아니라 요청 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표현으로 채워져 있었다. 중국에는 없는 것이 없으므로 굳이 오랑캐와 무역할 필요가 없으며, 설사 닝뽀를 개항한다 해도 통역과 창고가 없는 그곳에서 무역이 가능할 리 없고, 조우산의 할양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어조가 분명했다. 중국은 영토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불순한 의도가보이면 무력으로 몰아내겠다고 했다. 충실히 복종하고 의무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훈계였다. 이로써 영국의 특사 파견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도 유럽 최강국으로 떠오르던 영국의 실체를 파악할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이 자기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 ‘4장 광조우 무역체제의 변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