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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88934992646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0-09-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시대가 쓴 문장, 문장이 그린 세상
프롤로그: 문장의 나라, 조선
제1부 시대의 문장
난세가 적신 문장가의 붓끝
사랑하는 제자 정몽주에게 | 반대파의 거두 송헌 이성계에게 | 괘씸한 제자 정도전에게 화해를 청하며 | 정몽주와 이색을 논해본다
새 왕조가 새 문장가를 낳다
선비답게 살리라는 다짐 | 삼봉, 역사책으로 조선왕조의 장래를 축복하다 | 삼봉 정도전, 새 나라를 설계하다 | 정도전을 위한 변명
세종대왕이 기른 실용적 문장가
문장가를 양성하라는 세종의 명령 | 권채, 세종이 키운 첫 번째 문장가 | 문제의 인물 권채 | 도덕지상주의자 박팽년 | 문장은 국가 경영의 토대
성리학 전성기의 문장가
무오사화의 기폭제가 된 〈조의제문〉 | 김종직의 독특한 문장론 | 《유자광전》, 지족당 남곤의 자화상 | 지족당 남곤은 문장의 대가 | 평생 당시만 읊조린 옥봉 백광훈 | 교산 허균, 성리학 전성시대에 종지부를 찍다
실학 시대의 문장가
성호 이익, 당파 싸움의 원인을 재발견하다 | 성호 이익의 새로운 사상 | 연암 박지원, ‘법고창신’의 길을 열다 | 추사 김정희가 ‘실사구시’를 학자의 나침반으로 삼다
개화 시대를 연 문장가
성리학 전통에서 탈출한 신지식인 최한기 | 차원이 다른 경험주의자 | 세계정세를 탐구한 환재 박규수 | 박규수는 왜 나라를 혁신하지 못했을까
제2부 문장의 시대
명화를 글로 풀어 쓰다
박팽년의 〈몽유도원도 서문〉 | 자하 신위의 ‘묵죽도’를 바라보며 우국충정을 고백한 창강 김택영 | 추사 김정희가 석파 이하응의 난초 그림에 놀라다
티끌세상 버리고 방외로 떠나가다
선승의 부도 앞에 선 이민구 | 매월당 김시습이 〈관솔불〉로 마음을 비추다
우정을 꿈꾸며
동악 이안눌, 선을 넘어 벗을 찾다 | 서애 유성룡과 이순신의 잊지 못할 우정 | 청장관 이덕무, 당대의 문장가들과 우정을 노래하다 | 담헌 홍대용, 우정으로 국경선을 지우다 | 교산 허균, 옛 문인의 초상을 벗 삼다
사랑과 그리움의 명문
아내에게 술잔을 권하며 | 시기의 이별 노래 | 자하 신위가 지은 소악부 | 혜장을 그리며
송곳처럼 날카롭고 추상처럼 매서운 문장가
석주 권필, 시 한 편과 목숨을 바꾸다 | 휴암 백인걸의 서리보다 굳센 절개 | 남명 조식, 벼슬을 물리치다
마치며: 오늘날 우리에게 문장이란 무엇인가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이란 예나 지금이나 세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조선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했다. 500년도 넘는 그 시절의 역사는 붓끝에서 피어났고, 문장과 더불어 쇠락하였다. (…) 문장가란 시대를 이끌기도 하였으나 때로는 시대가 문장을 북돋우다가 문장가를 질식시키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우리는 20명이 넘는 조선의 문장가를 만날 터인데, 그들의 마음과 지혜를 헤아리는 시간이 즐겁기도 하고 안타까운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문장에서 섬광처럼 빛나는 역사의 진실을 놓치지 않기를 소망한다.
글을 통해 세종이 세상의 도덕적 가치를 확립하려고 노력한 점이 인상적이다. 왕은 고려 말에 의사(義士)와 충신이 적었다며, 도덕 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돌파하고 싶어 했다. (…)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지식인이 “책은 그저 책일 뿐이다”라며 배움을 실천하려는 이를 비웃는다. 그러나 세종은 책에 담긴 지식을 통해 개인의 삶을 바꾸고 국가의 운명도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그가 한글을 창제한 이유도 그 점 때문이었다. 세종은 백성이 글을 읽으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확신했다.
기묘사화를 일으킨 공으로 남곤은 좌의정으로 승진하여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러나 권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쫓겨났던 사림이 하나둘씩 조정으로 복귀하자 남곤은 근심이 커져 무엇을 하여도 즐겁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일가 청년에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과연 어떻게 평할까?” 그 사람은 태연히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마도 소인이라는 평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크게 낙담한 남곤은 심부름하는 어린 종에게 명령하여 평생 자신이 쓴 글을 모두 꺼내 오라고 한 다음 모조리 불살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