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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743978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9-03-22
책 소개
목차
1 9
2 115
3 233
감사의 말 332
리뷰
책속에서
최악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다시. 세상이란 그런 것. 모든 것이 무너진다.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열두 개의 창구를 맡은 직원 두 명이 아마도 154번과 155번일 손님을 응대하고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여기 온 지 이십 분이 되었는데 아직 같은 손님 둘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녀는 우체국에서 나가 초록불을 기다려 길을 건너서는 버나드 거리의 헌책방으로 간다.
십 분 후에 돌아가 보니 여전히 직원 둘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안내 화면은 다음 순서로 284, 285, 286번을 알린다.
셰익스피어의 탄생 또는 사망 몇 주기인가를 기념해 제작된 주화가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도 보인다. 한쪽 면에 해골이 있는 것을 보면 사망 쪽인 듯하다.
엘리자베스는 다시 책으로 돌아간다. 마침 읽고 있던 페이지에 셰익스피어의 인용구가 나온다. (...) 소설이 비로소 셰익스피어와 제대로 만나는 순간 책에서 눈을 들어 기념주화를 바라보는 일이란 실로 대단한 경험이었다. 그녀가 몸을 움직이다 실수로 좌석을 절거덕거린다. 옆자리 여자가 살짝 공중으로 뜨는데 모르는지 신경 쓰지 않는지 아무 반응이 없다.
이처럼 비공동체적인 공동 대기석에 앉아 있다는 것이 우습다.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그 점에 대해 눈짓을 나눌 사람이 없고 책과 기념주화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대상은 더더욱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