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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7444456
· 쪽수 : 484쪽
· 출판일 : 2021-08-23
책 소개
목차
1 · 11
2 · 143
3 · 329
감사의 말 · 479
리뷰
책속에서
신은 죽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낭만도 죽었다. 기사도도 죽었다. 시, 소설, 회화 모두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연극과 영화 둘 다 죽었다. 문학, 죽었다. 책, 죽었다.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모두 죽었다. 재즈는 죽었고 팝 음악과 디스코, 랩, 클래식 음악도 죽었다. 문화, 죽었다. 예절, 사회, 가족적 가치, 죽었다. 과거는 죽었다. 역사는 죽었다. 복지 제도는 죽었다. 정치는 죽었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공산주의, 파시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모두 죽었고, 마르크시즘은 죽었고, 페미니즘 또한 죽었다. 정치적 올바름, 죽었다. 인종 차별, 죽었다. 종교는 죽었다. 사고는 죽었다. 희망은 죽었다. 사실과 허구 양쪽 다 죽었다. 언론은 죽었다. 인터넷은 죽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죽었다.
사랑은 죽었다.
죽음은 죽었다.
실로 많은 것이 죽었다.
굿모닝. 소피아 클리브스가 말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전날.
소피아는 몸통으로부터 분리된 머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딸린 몸 없이 허공에 홀로 뜬 어린아이의 머리에게.
굿모닝. 소피아 클리브스가 말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전날.
네. 앞쪽 카운터로 가시면 제 동료 직원들이 현금 인출을 도와 드릴 겁니다. 상담사가 말했다.
그러더니 화면을 확인하고서 덧붙였다. 아 이런. 아니요, 오늘은 도와 드리지 못하겠네요.
왜요? 소피아가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제 영업시간이 지났습니다. 상담사가 말했다.
소피아는 그의 등 뒤에 붙은 시계를 봤다. 정오로부터 이십삼 초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