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법과 생활 > 법률이야기/법조인이야기
· ISBN : 9788946062436
· 쪽수 : 552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기본 모형
1장 사법행태에 관한 아홉 가지 이론
2장 노동시장 참여자로서의 법관
3장 ‘때때로 입법자’인 법관
4장 입법하는 법관의 심리
제2부 모형 정교화
5장 사법 환경: 재판에 대한 외적 제약
6장 환경 바꾸기: 종신제와 급여 문제
7장 재판 방법: 재판에 대한 내적 제약
8장 법관은 법학 교수가 아니다
9장 실용적 재판은 불가피한가?
제3부 대법관
10장 연방대법원은 정치적 법원이다
11장 포괄적인 헌법이론들
12장 사법 코스모폴리터니즘
책속에서
법관이 법규주의자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일까? 법복을 두른 정치인일까? 경험주의적 연구에 따르면, 연방대법관뿐 아니라 많은 법관의 판결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 또는 기타 법 외적인 요인, 가령 개인의 성격이나 개인적 또는 직업적으로 겪었던 지난 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한다. 후자의 법 외적인 요인은 전자의 정치적 성향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하고 또 담당 사건에 대한 법관의 일차적인 반응을 결정하기도 한다.
법관에게 “법”은 가장 넓은 의미에서는 단순한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법관의 일은 그 자료에서 나름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자료에 대한 충실성만으로는 미국의 법관에게 던져지는 모든 질문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답변을 얻기 힘들다. 그래서 법관은 때때로―사실은 자주―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정책적 판단 또는 개인적 특질까지 포함한 (법이라는 자료 이외의) 다른 판단 근거를 찾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법은 정치와 섞일 뿐 아니라 법규주의 의사결정 방식과 합치되지 않는 다른 많은 요소와도 섞인다.
법관이 의사결정 시 누리는 자유는 비자발적인 자유다. 이 자유가 주어지는 이유는, 많은 재판에서 법규주의로는 결론을 낼 수 없거나(또는 적절하게 결론을 낼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들 사이의 구별은 후술한다), 현실적 결과에 의해서든 결론에 이르는 논리에 의해서든 그 결론의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 어렵거나 종종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낼 수 없는 상황 또는 당부를 확증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황은 법관에게 재량을 행사할 공간을 제공한다. “법”에 따라 특정한 결론을 내리도록 강제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결론을 써 넣도록 하얀 여백이 법관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때 법관이 그곳을 어떻게 채우는가가 이 책의 핵심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