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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54614696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1-04-30
책 소개
목차
서문
귀신들의 나라에는 영토는 없고 귀신들의 울음소리만 음산하다
나라의 동쪽 - 정번파의 귀신
나라의 북쪽 - 대나무의 귀신
나라의 중심 - 불견천의 귀신
나라의 남쪽 - 임투 숲의 귀신
나라의 서쪽 - 여행하는 귀신
후기
부록
리앙이 리앙을 인터뷰하다
* 이 책 말미의 부록은 작가 리앙이 2011년 4월 28일부터 4월 30일까지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회 AALA(아시아/아프리카/라틴)문학포럼’에 초청작가로 참석하여 발표한 강연원고이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여, 리앙과 인천문화재단의 동의를 얻어 수록하였다.
* 리앙은 이 글에서 ‘어둠 속의 리앙’과 ‘빛의 리앙’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을 빌려, 정치적 반대자로 기성 체제에 저항하는 작가이자 금기시되는 성 문제를 작품 전면에 부각시킨 문제 작가로 살아온 지난 30년간의 시간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속에서
“지사 나리가 유방을 절개하여 억지로 다른 부위의 살을 쑤셔 넣게 한 것은 월진/월주의 ‘객가 떠돌이’ 출신 성분을 이용하여 수치심을 더하려는 처사였다. 유방에 메워 넣은 살과 피는 월진/월주의 하반신에서 도려낸 것이었다. 치욕의 정도를 한 단계 더 높이려는 잔혹한 의도였다.
객가 출신 여자들의 음부는 영원히 남자들이 맘대로 물건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에 몇 개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지사 나리의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지사 나리는 회자수에게 월진/월주의 하반신에 각각 열 개의 칼질을 내고 그 부분의 살과 피를 오려 유방을 쑤셔 넣은 다음, 살을 오려내 구멍이 생긴 부분을 원래의 음부처럼 만들어놓으라고 명령했다.”
“여자귀신은 소금더미에 갇혀 있던 혼백이 안팎으로 드나들기 시작하면 돌처럼 딱딱해진 이 몸에 난 치욕의 상처가 수백 년이 지나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섰다.
아무튼 귀신은 제 몸에 낙인처럼 새겨져 영영 지워지지 않는 치욕의 상처가, 사람들이 추적하는 목표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상처가 대대적으로 기록되고 복권의 당첨을 약속하는 표시로 쓰이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2.28사건이 있은 지 30년이 채 안 되어 해외무역과 가공업으로 점차 부유해지기 시작한 섬은 광적인 황금만능의 유희와 욕망의 추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쟈뤄大家樂’ ‘류허차이六合彩’ 같은 지하 도박이 섬 전체에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즐기는 전국적인 스포츠가 되었다.
원래 산속 오솔길 어귀의 묘당에 기거하던 여자귀신은 사람들이 음묘陰廟를 찾아와 절을 올리면서 명패明牌를 요구하는 바람에, 광적인 노름의 어지러운 조류에 빠져들게 되었다.”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에 ‘일시이명’의 임산부는 귀신 특유의 능력을 발휘해 바람을 일으키고, 그 바람이 마당에 쌓인 대나무 속을 일일이 다 통과하게 하여 대나무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게 했다.
쉬쉭-휘리릭-쉬쉭-휘리릭, 아직 젓가락이 되지 못해 마당에 가득 쌓인 수백 주의 대나무들이 여기저기서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일시이명’의 임산부는 묶어놓은 대나무더미 위에 안정된 자세로 앉아 손에 긴 대나무 장대를 들고 입으로 죽신에 대고 바람을 불기 시작했다. 대나무 우는 소리가 사방으로 퍼지며 끊임없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