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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56621942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6-06-27
책 소개
목차
물결의 비밀
바오 닌 | 베트남
불 위를 걷다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 필리핀
꽃피는 계절
리앙 | 대만
지 패오
남 까오 | 베트남
발로 하는 얼굴마사지
찻 껍ㅤㅉㅣㅅ띠 | 태국
돼지기름 한 항아리
츠쯔젠 | 중국
골목 풍경
레 민 쿠에 | 베트남
곡쟁이
마하스웨타 데비 | 인도
모래는 모래가 아니고
유다 가쓰에 | 일본
모젤
사다트 하산 만토 | 인도
하얀 바지
야샤르 케말 | 터키
궁극적 상품
고팔 바라담 | 싱가포르
해설 | 강물은 모래를 품고
정은경(계간 《아시아》 편집위원,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강물은 시간처럼 흐르고, 시간처럼 강물 위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가. 그 어느 때보다 밤이면 내 고향 강물은, 그 표면은 셀 수 없이 많은 신비한 반점들로, 내 생애 은밀한 비밀들로 반짝반짝 빛났다.
_물결의 비밀(바오 닌) 중에서
이곳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으며, 불법 거주자들이 버려진 나뭇조각이나 쌀부대를 가져다 움막을 짓고 사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난 2~3년 동안 이 골목길은 갑자기 마취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나무와 꽃이 있는 집들이 가득 들어차면서 활기를 띠었다. 사람들 얼굴도 변했다. 이제는 전처럼 야생이 아닌 인간의 얼굴이었다.
_골목 풍경(레 민 쿠에) 중에서
여름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자주 헤이룽강 강변을 거닐면서 국경 너머 강 저편을 바라보곤 한다. 날개를 활짝 펴고 강 양안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을 수가 없다. 어떤 새는 쑤셩 쑤셩 하고 우는 것 같다. 이런 울음소리를 들으면 더욱더 고개를 쳐들게 된다. 눈이 이미 침침해져 새 그림자를 분명하게 볼 수는 없지만 새의 등 뒤로 보이는 하늘은 아주 분명하게 볼 수 있다.
_돼지기름 한 항아리(츠쯔젠) 중에서
슬퍼서 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독한 재난을 당한 뒤에도 사람들은 차츰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마당에서 고추를 물어뜯고 있는 염소를 쫓아낸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먹지 못하면 죽는다. 사니차리가 그렇게 많은 슬픔을 겪고도 살아남았다면, 비크니를 잃고도 살아남을 것이다. 사니차리는 슬픔에 넋을 잃었지만 울지는 않을 것이다. 돈, 쌀, 새 옷, 이런 것들을 대가로 얻지 않는다면, 눈물은 쓸모없는 사치다.
_곡쟁이(마하스웨타 데비) 중에서
그것은 희대의 거짓말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을지 모르지만 내가 여기 앉아 있는 동안 나는 나 자신만을 의식하고 있다. 나의 밖에는 획일적인 그들이 있다. 그 이상 더 자기중심적이 되는 것이, 혹은 더 외로워지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_궁극적 상품(고팔 바라담) 중에서
12편에 얽힌 역사와 전통이 때론 낯설지만,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삶이 있음을 보여준다. 길이 나 있지 않아도, 저쪽에도 사람과 삶이 있다는 믿음으로 찾아가다 보면 반드시 어떤 지혜와 곡절과 감동을 만나게 된다. 계간 《아시아》의 10년은 그런 ‘길닦기’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척박한 길 위에서 만난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의 푸른 바다, 청량한 바람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_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