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36766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5-07-17
책 소개
목차
1부 … 7
2부 … 53
3부 … 149
4부 … 209
5부 … 269
감사의 말 … 365
옮긴이의 말 … 367
리뷰
책속에서
다른 사람의 영혼과, 그 영혼의 총체를 만난다는 기분, 그 영혼의 나약함과 위대함, 한계, 비루함, 편견, 믿음, 요컨대 그 영혼을 감동시키고, 그 영혼의 관심을 끌며, 그 영혼을 흥분시키고, 그 영혼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것과 만난다는 그 기분은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다.
나는 이 슬픔이 그녀의 모든 것을 잠식하고 말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도 실은 오렐리와 마찬가지로 ‘기름에 오염된 새’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아직 날개를 파닥거릴 힘은 남아 있었다고 할까. 일이 년 후가 되면 그녀는 결혼에 대한 일체의 야망을 마음 한구석에 고이 접어둘 것이고, 완전히 꺼지지 않은 육체가 젊은 남자들을 찾아다니게 만들 것인바, 나의 젊은 시절에 그런 여자들을 두고 일컫던 대로 ‘퓨마’가 될 것이며, 몇 년간, 최대한 길게 잡아 약 십 년간 이 생활을 계속하다가 육체가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쇠락하면 영원한 고독에 이를 터였다.
“내가 죽고 난 뒤, 홍수가 난들 무슨 상관이랴.” 루이 15세가 했다고도 하고, 그의 정부인 퐁파두르 부인이 했다고도 전해지는 이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나의 정신상태를 꽤 잘 요약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불안감이 뇌리를 스쳤다. 요컨대 홍수가 내 명이 다하기도 전에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리라는 기대를 한 적은 없다. 내가 초상初喪이나 지병이나 고통을 면제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과도한 폭력 없이 이 세상을 뜰 수 있기는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