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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은이), 손영미 (옮긴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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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순수의 시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85054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2-01-28

책 소개

이디스 워턴의 대표작. 1870년대 초 미국 뉴욕의 상류층 세 남녀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제1차세계대전을 겪고 기술 발달과 더불어 급격한 진보를 이룬 사회과학 이론 등 당대 변화하는 사회상과 대비되는 특권층의 관습 및 허위와 모순, 위선을 냉철히 비판한 풍속소설이다.

저자소개

이디스 워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62년 1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이른바 '올드 뉴욕'이라 불리는 상류 귀족 사회의 심장부에서 성장했다. 학교 교육 대신 가정교사와 아버지의 서재가 그녀의 교실이었다. 어린 나이부터 고전 문학과 철학, 시를 탐독하며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고, 열한 살에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쓰기에 대한 열의를 보이는 딸에게 어머니는 냉담했다.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체면을 깎는 일로 여겨지던 시대였다. 1885년 에드워드 워튼과 결혼했으나, 지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불안한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28년간의 공허한 결혼 생활은 그녀를 만성적 신경쇠약으로 몰아넣었지만, 동시에 글쓰기라는 탈출구를 더욱 절실하게 만들었다. 주치의가 처방으로 권한 것도 소설 쓰기였다. 두 편의 단편집을 발표한 후 1905년 출간한 장편 《환락의 집》은 단숨에 그녀를 미국 문단의 주요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부와 지위에 집착하는 상류 사회가 한 여성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를 날카롭게 해부한 이 소설은 당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전환기, 문학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사실주의의 전통이 흔들리고 모더니즘의 물결이 밀려들던 시대였다. 조이스와 울프가 의식의 흐름을 탐구하는 동안, 워튼은 확고한 사실주의의 방법론을 고수했다. 그녀는 톨스토이, 발자크의 계보를 자신의 문학적 유산으로 삼았고, 사회 구조와 인간 심리를 냉철하게 관찰하는 방식으로 시대의 모순을 포착했다. 헨리 제임스와 깊은 지적 우정을 나누면서도, 그의 현학적 문체와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명료하고 단단한 목소리를 지켜냈다. 1907년 파리에 정착한 후 워튼은 더욱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이선 프롬》(1911)으로 뉴잉글랜드 농촌의 가혹한 현실을 묘사했고, 《관습의 나라》(1913)로 미국적 물질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아냈다. 1917년에는 뉴잉글랜드 산골 소녀의 성적 각성과 욕망을 정면으로 다룬 《여름》을 발표해 당시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겼으며, 후대에 워튼 문학의 가장 대담하고 개인적인 작품으로 재평가받았다. 1920년 출간된 《순수의 시대》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였다. 퓰리처상 수상 이후에도 《달빛 한 조각》(1922), 《어머니의 보상》(1925), 《허드슨 강의 브래킷》(1929) 등 꾸준히 장편을 발표했으며, 소설 기법에 관한 비평서 《소설 쓰기》(1925)를 통해 자신의 문학적 원칙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자서전 《뒤를 돌아보며》(1934)를 통해 자신의 삶을 회고하기도 했으나, 가장 내밀한 감정들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그녀가 생전에 봉인해둔 편지와 일기들이 사후에 공개되면서 비로소 억압 속에서도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지켜온 한 여성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파리에 남아 전쟁 구호 활동을 이끌었다. 난민 구호소를 운영하고 전쟁 고아를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인 공로로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이디스 워튼은 1937년 8월 11일, 파리 근교 생브리스수포레의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향년 75세에 생을 마감했다. 생애 동안 장편소설 15편, 중편소설 7편, 단편소설 85편, 다수의 시와 에세이와 여행기를 남긴 워튼은, 상류 사회의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그 세계의 가장 냉철한 해부자였다. 오늘날 그녀는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예리한 사회 비평가이자, 억압에 맞서 자신의 삶과 문학을 동시에 일구어낸 작가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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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학교 영문과에서 석·박사(박사 논문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간시 연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원광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여자만의 나라》 《여권의 옹호》 《트로이전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암초》 《경계 너머의 삶》 《순수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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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신은 ‘점잖은’ 남자이니 약혼녀에게 과거를 숨겨야 하고, 메이는 결혼 적령기의 여자로서 감출 과거가 없어야 하니, 둘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이 늘 하는 질문이었지만, 아처는 메이의 그 말이 유난히 유치하게 들렸다. 그리고 그걸 유치하다고 느낀 자신이 부끄러웠다. 메이는 그저 어른들이 하는 말을 따라했을 뿐일 터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곧 스물두 살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아처는 ‘점잖은’ 여자들은 대체 몇 살이 되어야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되는지 궁금했다. ‘평생 못 그러겠지. 우리가 그렇게 놓아두질 않겠지.’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며 본인이 실러턴 잭슨 씨에게 퍼부었던 말을 떠올렸다. “여자들도 우리처럼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어요……” 그렇다면 이 젊은 여인의 눈을 가린 안대를 벗기고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하지만 그녀를 그런 사람으로 길러낸 수많은 여성 역시 평생 안대를 벗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지 않았던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말을 실제로 입 밖에 낸다면 부인이 뭐라고 할지 궁금했다. 평생 사소한 것들을 완벽하게 관리해오면서 얻게 된 헛된 권위가 깃든, 팽팽하고 평온해 보이는 그 얼굴이 충격으로 일그러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부인의 얼굴에는 메이가 지닌 싱그러운 미모의 자취가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아처는 메이의 얼굴 역시 무엇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순수함을 간직한 이 통통한 중년 부인의 얼굴로 변해갈 운명인지 궁금했다. 아, 안 돼, 아처는 메이만은 그런 순수함을 갖지 않기를 바랐다! 상상력을 거부하는 정신과 경험을 배척하는 마음이 만드는 그런 순수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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