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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세계문학론 > 프랑스문학론
· ISBN : 9788955868562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6-02-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 기억
2. 시간
3. 반전
4. 디테일
5. 유머
6. 사랑
7. 예술
주석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프루스트가 우아한 귀부인들의 한가로운 사교계를 묘사했다고 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를 사치스러운 행위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귀한 것을 놓치는 아까운 손실이리라. 프루스트 읽기는 나와 인간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나의 삶을 보다 필연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픈 실천적인 행동이다.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온갖 감각이 자극받아 내면의 심연 속 깊이 묻혀 있던 과거를 소생시키지만, 그러한 과거의 본질이 수면 위로 떠올라 구체적 형태를 띤 채 지속되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글쓰기를 밀어붙일수 있는 힘은 모순적이게도 그토록 그 힘을 부정한 지성에서 나온다.
마르셀의 시선은 클로즈업, 롱숏, 슬로 모션이 혼합된 영상적 글쓰기다. “그녀의 뺨을 향하는 내 입술의 짧은 여정” 중 마르셀의 눈, 콧구멍, 입술이 입맞춤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불능을 보여 주는 서술은 ‘누보로망의 교황’ 알랭 로브그리예가 소설 『지우개』(1953)에서 극사실주의로 묘사한 토마토에 대한 뒤집힌 예고편, 혹은 음화 필름 같기도 하다. 더디디 더딘 입술의 이동 속도는 마치 느리게 재생하는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위 장면이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1984) 속 너무 낡아서 속이 거의 들여다보이는 치마를 입고, 남성용 펠트 모자를 쓴 깡마른 여자 주인공이 메콩강을 건너는 배의 난간에 기대어 노란빛으로 일렁이는 물결을 응시하는 장면과 겹쳐 보인다면, 이는 프루스트 시선이 느리게 이동하는 카메라의 렌즈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프루스트는 저도 모르게 반세기 후에 펼쳐질 누보 로망 작가들의 선지자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