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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6601946
· 쪽수 : 310쪽
· 출판일 : 2007-05-30
책 소개
목차
구단주
안퐁맨
카리스마 직업
면장 선거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바로 그때 커튼이 휙 젖혀지더니, 지난번과 똑같은 차림새의 간호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마유미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다.
마유미는 왼손에는 주사기, 오른손에는 쇠 대야를 든 기묘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쇠 대야를 치켜들고 있는 힘껏 다카아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챙' 하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 무슨 짓이야!" 다카아키가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 다른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
"선생님. 이렇게 시건방진 환자를 멋대로 설치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마유미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딱 찔러버리죠." 주사기를 오른손에 바꿔 쥐면서 말했다.
"응, 그래. 그렇게 하자."
재촉하는 마유미의 말을 듣고, 이라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개를 좌우로 한 번씩 꺾더니, 눈동자에 힘을 주고 빙그레 웃으며 다카아키의 팔을 움켜잡았다.
"크흐흐, 자 그럼."
"자, 자, 잠깐!"
"어허~ 진정해."
"진정은 무슨 놈의 진정. 난폭하게 대하면 곧장 소송할 테니 그리 알아요. 블로그에 공개할 수도 있어. 인터넷에 소문 퍼지면 이 병원도 그날로 끝장이야!"
다카아키는 필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이라부가 팔을 움켜잡고 있어서 옴짝달싹할 수도 없었다.
"있지, 살짝 강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정신의학에서는 이런 치료를 할 때도 있거등."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
"아냐, 진짜야." 이라부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우겨댔다.
마유미가 입 꼬리만 살짝 치키며 미소를 짓더니 주사기를 점점 가까이 들이댔다.
"미안하지만, 우리 신경정신과에는 주사 수당이 따로 나오거든. 내가 최근에 밴드를 시작해서 돈 나갈 데가 좀 많아."
소독약을 바르고 주사기를 푹 찔렀다. "아야야야." 다카아키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 와중에도 엉겁결에 마유미의 가슴 계곡 쪽으로 시선이 쏠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