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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135387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행운의 타임캡슐
파트너의 증표
옮긴이의 말_ 거리의 미학, 시계 그리고 사랑
책속에서
무엇보다 여기는 문득 발걸음을 멈춘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은 작은 쇼윈도에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벽보다 앞으로 튀어나온 쇼윈도에는 천사 조각상의 탁상시계 하나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한구석에 놓인 노트 크기만 한 금속판에 이런 글귀가 있다.
‘추억의 시時 수리합니다.’
이 문장을 보고 오늘도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왔다. 물론 추억을 수리한다는 금속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지고 다니는 시계에는 언제나 추억이 서려 있다. 슈지는 그냥, 시계를 고친다. 원래대로, 정확하게 시간을 새겨나가도록.
그렇게 하면 주인은 대개 만족하여 웃음 짓는다.
하지만 오늘의 의뢰는 아무리 그라도 곤혹스러운 듯했다.
“응? 망가진 것도 아닌데 수리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듣고 아카리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_「낮과 밤의 영원성」 중에서
“네? 타임캡슐이라면……. 추억이 담긴 물건을 넣어두는 그거 말인가요?”
“그거 말고 또 뭐가 있겠소.”
“그건 시계가 아니잖아요.”
“여기, 추억을 수리할 수 있는 곳 아닌가?”
추억의 타임캡슐을? 그게 추억의 시계와 얼마나 다른 것인지, 아카리로서는 잠깐 헷갈려서 고민했다.
“타임캡슐을 수리해주시오.”
“혹시 그거, 신사의 숲에서 파낸 건가요?”
“그렇소. 20년 전에 묻은 거라서 아직 있을지 없을지 반신반의했었는데.”
“앗, 20년 전에 묻었다고요?”
_「행운의 타임캡슐」 중에서
“아카리 짱, 결혼할까.”
이윽고 힘을 푼 그는 속삭이듯 말했다. 호주머니에서 꺼낸 뭔가를 아카리의 왼팔에 채운다. 팔찌, 아니, 시계였다. 주얼리처럼 섬세한, 은색의 드레스워치. 하얀 문자판에는 놀라우리만치 가느다란 격자무늬가 새겨져 있고, 금방이라도 사라져 없어질 듯 가느다란 바늘이 또렷하게 보인다. 마퀴스컷(marquise cut, 아래위가 뾰족한 보트 모양의 가공) 보석을 연상케 하는 케이스, 그 양쪽 끝에 두 개의 다이아몬드가 빛나고 있다.
_「파트너의 증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