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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60517745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삶’이란 고통 앞에 선 그대에게 8
1관 우리도 사랑일까: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
너를 잊지 못하는 이유-<봄날은 간다> 상우의 이야기 15
어떻게든 사랑은 변한다-<봄날은 간다> 은수의 이야기 29
외로워서 그런 거였더라-<내 아내의 모든 것> 45
첫눈 오는 날 그곳에서 만나자-<건축학개론> 61
2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어-<똥파리> 79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하는 방법-<수상한 그녀> 첫 번째 이야기 95
며느리 사표를 쓰고 싶은 밤-<수상한 그녀> 두 번째 이야기 111
내 아이를 괴롭히는 발톱만도 못한 놈들에게-<마더> 125
3관 행복을 찾아서: 나와 인생에 대하여
뭘 그렇게 어렵게 사냐?-<리틀 포레스트> 141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8월의 크리스마스> 155
사람이 사람에게 그래도 됩니까?-<터널> 169
개가 사람보다 나은 게 뭔지 아시나요-<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181
믿지 않고 사는 게 좋으세요?-<그 후> 197
4관 내일을 위한 시간: 세상에 대하여
우아한 척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어요-<싱글라이더> 213
잘 살기 위해 일한다는 것-<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227
고상하게 고난을 견뎌 내는 법-<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첫 번째 이야기 241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볼 수 있다면-<시> 255
돌아가고 싶은 ‘그때’는 언제입니까?-<박하사탕> 269
저는 착한 사람입니다-<복수는 나의 것> 283
5관 타인은 지옥이다: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하여
개성적인 사람일수록 질투를 모른다-<버닝> 첫 번째 이야기 301
한국에는 개츠비가 너무 많아-<버닝> 두 번째 이야기 315
끝까지 달리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두 번째 이야기 327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부끄럽습니다-<동주> 341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356
리뷰
책속에서
불교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그 누구도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저는 산다는 게 원래 괴로운 것이라고, 그것이 인생의 진리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사는 게 원래 힘들다는 말을 건넨들 고민을 상담하러 온 이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운 것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토록 고된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밝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철학자와 열아홉 편의 한국 영화 주인공들이 나눈 대화를 엮었습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인생의 문제는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그러나 철학자가 대화를 풀어 나갈 때의 방식은 명확합니다. 먼저 철학자는 고통을 외면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같은 말을 건네지 않으며, 또한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하고 과거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습니다. 가령 지금 직면한 문제의 원인이 과거에 있다고 해도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이상 그 원인을 과거에서 찾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들어가며: ‘삶’이란 고통 앞에 선 그대에게>
철학자 : 상우 씨가 그분께 결혼하자고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죠? 그분도 결혼하자고 말한 적이 없고요. 상대에게 말하지 않는 이상 서로 생각이 같을 수는 없어요. 그분은 그저 “나 김치 못 담가”라고 말했을 뿐 상우 씨에게 ‘결혼하고 싶다’ 혹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건 아니잖아요?
상우 : 하지만 제가 김치 담글 줄 아냐고 물었을 때 그 사람이 제게 “그럼”이라고 대답했다는 건, 분명 저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철학자 :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넘겨짚고 있었던 것 같아 답답하네요. 제가 보기에는 한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상대방은 결혼을 망설였던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인생 목표가 일치하지 않았던 거죠. 아무리 상대를 사랑하더라도 서로 생각하는 미래가 다르다면 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너를 잊지 못하는 이유-「봄날은 간다」상우의 이야기>
첫사랑은 대개 결혼에까지 이르지 못한다. 이번 생에서 너무 일찍 만났기 때문이다. 설령 서로가 사모하고 사랑하면서 사귈 수 있었다고 해도 학생끼리라면 졸업한 뒤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디에서 살지 같은 문제를 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두 사람이 서로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면, 사귀는 상대를 아무리 좋아한다한들 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여 졸업이나 취업 같은 인생의 전기(轉機)를 맞는 횟수가 많아지면 많을수록 헤어질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만남의 시기가 늦어졌다 해도 영화 속 인물들처럼, 두 사람이 인생의 전기를 경험하지 않고도 헤어지는 경우는 있다. 인생의 전기를 맞이하는 것만이 이별의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로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막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결코 하지 않았던 싸움을 하게 된다면, 예를 들어 졸업을 계기로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두 사람이 겪은 일 때문도, 두 사람이 미숙했기 때문도 아니다.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법을 서로가 몰랐기 때문이다.-<첫눈 오는 날 그곳에서 만나자-「건축학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