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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60867451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4-12-0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범죄의 탄생
1장 · 죄와 벌, 최초의 살인 범죄 재판 기록- 아내의 침묵 살인 사건
2장 · 정치범의 탄생 - 예수와 소크라테스 재판
3장 · 전쟁범죄 - 로마의 카르타고 침략
4장 · 공공의 적 - 인신 공양, 분서갱유, 마녀사냥
2부|국가와 범죄
5장 · 신이 사라진 신의 전쟁 - 십자군 전쟁
6장 · 공권력과 경찰의 탄생 - 세계 경찰의 교과서, 영국 경찰
7장 · 범죄자는 결정되어 있다? - 우생학·골상학의 시대
8장 · 명분 없는 추악한 전쟁 - 아편전쟁
9장 · 조직범죄의 탄생 - 알 카포네와 금주법
3부|공공의 적은 누구인가
10장 · 불법 수사에 대한 경종- 미란다 혁명
11장 · 역사를 바꾼 한 발의 총성 - 케네디 암살과 음모론
12장 · 폭동과 혁명 사이 - 프랑스 6·8혁명과 영국 노조 파업
13장 · 테러의 방정식 - 9.11테러와 오클라호마·보스턴 폭탄 테러
4부|자본의 시대, 만들어진 범죄
14장 · 명예로운 살인은 없다 - 명예 살인과 부르카 금지법
15장 · 제도와 탐욕 사이에서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16장 · 가면을 쓴 사이버 테러리스트 - 어나니머스와 해킹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예수와 소크라테스는 기득권의 심기를 거슬렀다. 기존 사회질서를 흔들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예수가 사형에 처해진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질서에 저항하며 꽉 막힌 현실을 극복해 이상理想으로 나아가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예수와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합법’이라는 이름 아래 짓밟혔고, 그들은 ‘범죄자’로 매도되었다.
(……) 범죄에 살인이나 절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범죄는 복잡하고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성자들만 사는 곳에서도 범죄는 필요하다”라는 뒤르켐의 말은 예수와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죽음을 통해 그 뜻이 명확해진다. 범죄는 사회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하나의 동력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 예수,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같은‘범죄자’가 없었다면 인류 역사는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 51~52쪽, 2장 '정치범의 탄생' 중에서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 한니발, 진시황, 칭기즈칸을 비롯해 우리가 영웅이라고 칭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전쟁범죄자다. 죄 없는 사람 수십만, 수백만 명을 죽였건만 정복한 땅의 넓이만큼 이들은 높이 칭송된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전쟁에 대한 착각을 낳고 또 다른 전쟁의 씨앗으로 작용한다. 침략을 통한 살인과 강도를 국익(사실은 왕이나 실력자 개인의 이익)이라는 그럴싸한 용어로 그릇되게 코딩한 것이다.
(……) 국가에는 죄를 저지른 사람을 잡아들여 처벌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이 있지만 국가 사이에는 이러한 조직과 시스템이 없다. 범죄의 억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처벌의 확실성이 필요하다. 달리 말해 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죄를 저지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67~69쪽, 3장 '전쟁범죄' 중에서
폭동과 시위가 영국에서 근대 경찰이 만들어진 주요한 이유였지만, 영국 경찰이 처음부터 시위를 효과적으로 막은 것은 아니다. 경찰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시위를 막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예사였고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영국 경찰은 인내를 강조했다. 아무리 시위대가 극렬하게 나오더라도 그들을 자극하는 어떤 언동도 자제했다. 절제만이 시민의 호응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감과 권위를 갖는 것보다 강력한 무장은 없다는 것이 당시 영국 경찰 지도부의 판단이었다. 영국 경찰이 총기를 휴대하지 않고 경찰봉만을 들고 다니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찰이 정치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오로지 법과 질서의 수호자라는 인식을 줄 때, 그래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경찰의 권위가 바로 서며 이는 어떤 총이나 칼보다 강한 힘을 발휘한다.
― 126쪽, 6장 '공권력과 경찰의 탄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