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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63711454
· 쪽수 : 59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7
임박한 멸망 _33
스스스폭 _159
마지막 지푸라기 _281
마지막 희망 _341
역사의 증인 _395
세계의 파괴자 _465
마지막 게임 _551
에필로그 _587
책속에서
지그문트 아우스폴러는 자신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쭉 낙천적이었다. 이미 끔찍하게 죽은 게 두 번이었다. 지금까지는.
기적에 가까운 현대 의학 덕분에 그는 대체로 현재의 삶에 만족했다. 바로 그게 걱정거리였다.
지그문트는 가족이라는 혼돈에 휩싸여 있었다. 세 번째 삶을 부여받았을 때처럼, 가정의 행복도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는 잠시 여유를 갖고 이런 소동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워스예요. 행성 간 여행에 숙달했군요.”
키어스틴이 놀라움을 담아 말했다.
베데커도 보고 있었다. 키어스틴과 마찬가지로 이 영상을 처음 보지만, 그는 공포에 질려 있었다.
“우주여행을 하는 종족이 또 생긴 겁니까? 저들을 압니까? 설명해 보십시오.”
키어스틴은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선단 밖으로 나갔던 첫 번째 임무였어요. 에릭, 저, 오마르, 네서스가 있었죠.”
(……)
지그문트는 홀로그램을 재생했다. 신호는 며칠 동안 반복됐지만, 메시지 자체는 짧았다.
둥둥 떠다니는 해초처럼 생긴 엽상체 사이에서 불가사리와는 확실히 다른 생물―그워―이 물결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다섯 개의 관상 촉수 끝에서 여러 개의 구멍이 오므라졌다가 풀렸다가 했다. 숨을 쉬는 걸까? 말을 하는 걸까? 우주선 내장 통역기가 영상 아래로 흐르는 기이한 문자를 번역했다.
친구 여러분, 즉시 와 주세요.
뭔가 우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어요. 뭔가 아주 위험한 거예요.
할 수 없는 건 전투였다. 이렇게 수가 많고 무장이 잘 되어 있으며 강렬한 악의를 지닌 상대―좀 더 나은 명칭이 없으니 일단 ‘적’이라고 부르자―와는 싸울 수 없었다.
이 적에 비하면 크진인조차도 자제할 줄 아는 축이었다. 쥐고양이들은 그저 저항하는 자를 잡아먹고 나머지를 노예로 만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포로를 만들지 않았다. 십여 개의 세계에 갓 생긴 충돌구―항상 해저에 생기며 충격과 폭발, 진동에 의한 파괴를 무지막지한 쓰나미와 결합시켰다―는 적이 운동에너지를 이용한 행성 파괴탄을 쓴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혹시 모를 경쟁자를 사전에 말살시키기 위한…….
살아남기 위해 뉴 테라에는 강력한 동맹이 필요했다. 강력한 군대와 방대한 자원이 필요했다. 지구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