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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65236597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도시의 산책자 — 4
1부 여전히 미학이다
사르트르도 플로베르도 잉여였다 —17
▣ 기표와 기의 —21
새삼 실존주의를 생각하다 —22
서양인들이 존경하는 일본 미학 —26
와비사비 —31
표절이예술이 되려면 —35
▣ 상호텍스트성 —38
이상(李箱)과 동숭동 —41
다산(茶山)과 히치콕 영화 —45
마들렌의 추억 —51
친부살해적 글쓰기 —54
너무 시적(詩的)인 사회 —58
작품에 대한 의미 부여를 경계한 프란시스 베이컨 —62
▣ 프란시스 베이컨, 그는 드물게도 우파 화가였다 —65
쿨한 네덜란드 국민 —68
「태평성시도」유감 —72
▣ 「태평성시도」 —76
▣ 계화 기법 —78
SF 영화와 숭고 미학 —79
▣ 숭고 미학 —82
칸트와 튤립 —86
에드워드 호퍼, 데이빗 호크니 그리고 이우환 —90
2부 나라 밖 이야기
프랑스 사회당의 친기업 정책 —99
▣ 마크롱 이야기 —102
유럽행 난민 —111
파리가 세계의 수도(首都)가 된 날 —115
파리 테러 사태가 보여준 선진국 언론의 모습 —119
중학교 동창 —123
3부 한국 2014~2017
유아적 사회 —129
「국제시장」 —132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136
1950년 6월 29일, 그리고 「인천 상륙 작전」 —143
김구와 이승만을 바라보는 시각의 비대칭성 —147
‘좋은 일자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불쾌감 —151
긍정의 힘 —154
가면의 미학과 정치학 —158
▣ 그레마스의 기호사각형 —161
지방시 김민섭의 건강한 탈주 —163
「역사 저널, 그날」 유감 —166
▣ 민족의 개념 —169
금수저의 정신분석 —173
크라잉넛에서 칸트까지 —177
한국 좌파 사유의 뿌리 없음 —181
가진 자에 대한 폭력은 정당한가? —184
이부진 효과 —188
선물의 사회학 —192
좌파 운동에 스며든 푸코의 사상 —196
4부 포스트모던의 시대
광화문 광장에 대한 보드리야르적 해석 —203
▣ 키치 —205
아카이브의 시대는 가고, 지금은 다이어그램의 시대다 —208
▣ 다이어그램 —210
시간표의 정치학 —213
▣ 등교 시간 —216
전염병은 언제나 권력 현상 —217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몸 이야기 —221
미모(美貌)에 대하여 —225
찢어진 청바지 —229
‘영토를 뒤덮은 지도(地圖)’의 우화 —233
▣ 가상현실 —235
가상현실의 승리 —238
얼굴성 —242
동성애 —246
우정인가, 동성애인가? —250
‘부르주아’, ‘시민’에 대하여 —254
5부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누가 누구를 비판하는가? —261
마리 앙투아네트 —265
▣ 광장의 추억 —269
생-쥐스트(Saint-Just) —271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275
▣ 마네 패러디 —278
패션좌파 —282
일상성과 혁명 —287
역사적 기시감 —291
기자의 직업윤리 —295
텔렘 수도원 잔상 —299
반일 이데올로기의 퇴행성 —303
6부 필자의 사생활
책 이야기 —309
청담동 이야기 —31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히 지금 우리 사회는 시인들의 사회이고, 시 공화국이다. …… 문학은 높은 정신과 고귀한 감성의 영역이므로 일반에게 널리 확산시키면 사람들의 심성이 순화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적 성찰 없는 겉껍데기의 시어(詩語)만으로 감정의 순화나 고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보여주고 있다. 시적 감성은 오히려 상대를 공격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되었다. “왜 울지 않느냐” “왜 슬퍼하지 않느냐”라는 반박 불가능한 감성의 언어들로 갈등과 증오가 증폭되고 있으니 말이다.
시민들에게 강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공장소의 시적 문구들은 상품 광고의 폐해와 다르지 않다. 앙리 르페브르가 광고를 비판했던 논리는 교보빌딩이나 시청의 글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는 감성적인 시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냉정하고 이성적인 도시 행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제 감성 과잉의 유아 단계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 ‘너무 시적인 사회’ 중에서
그(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가 만일 사건 초기에 우유부단하게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체제에 서의 아랍인들’ 또는 ‘일자리 없고 희망 없는 변두리 무슬림 청년들’에 대한 공감 어쩌고 하면서 우물쭈물 시간을 허비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만일 교황처럼 “타 종교를 조롱해서는 안 된다. 누가 내 어머니를 욕했다면 그는 나로부터 한 대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테러범 소탕 작전에 소극적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칭 약자에 공감한다는 모든 좌파 포퓰리스트와 그에 반대하는 극우파 인종주의자들이 격렬한 싸움을 벌였을 것이고, 정부의 허약한 틈새에 고무된 테러리스트들은 여기저기서 폭탄을 던지고 인질극을 벌였을 것이다. 외국인들은 “역시 프랑스는 할 수 없어”라며 경멸적인 시선을 보냈을 것이고, 난장판이 된 일상 속에서 불안에 떨던 국민들은 조국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버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올랑드는 단호한 리더십으로 국민 통합을 이루었고, 국제적 존경심을 되찾았다. 재난은 반드시 재앙만은 아니라는 것, 평상시 같으면 도저히 풀 수 없는 난제를 단숨에 해결해주는 긍정의 기능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새삼 확인하였다. 단 권력다운 권력의 행사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과 함께. 역시 수백 년 간 근대 자유주의 체제를 경험한 서구 사회는 만만치 않았다. - ‘파리가 세계의 수도(首都)가 된 날’ 중에서
대통령에서 좌파에 이르기까지 지금 누구나 하는 말 중에 가장 듣기 민망한 것은 ‘좋은 일자리’라는 말이다. 힘들고 천한 일이 아니라 30대 재벌 기업에서 양복 입고 사무 보는 직종만을 ‘좋은 일자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예 인권의 개념이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부도덕한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한없는 거부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 ‘좋은 일자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불쾌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