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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문학사
· ISBN : 978896529227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03-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상처 난, 침묵된, 지워진 분단의 역사를 문학과 사람으로 채워 읽다_김종군
1 불완전한 해방이 빚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적 존재, 빨치산_이병수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분단 체제의 전사를 이루는 해방 정국의 숱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한반도 분단의 뿌리와 분단 극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데 문학적, 역사적 의의가 있다. 『태백산맥』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었던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하려 한 작품이다.
2 메마른 하늘에 울려 퍼진 민중의 소리_윤여환
그동안 단순 공산주의 폭동으로 왜곡되고 삭제되었던 대구 10월 사건. 그러나 전명선의 「방아쇠」는 해방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서 9월 총파업과 대구 10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방아쇠」 다시 읽기는 곧 분단의 논리에 따라 삭제되고 왜곡되었던 해방정국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시도다.
3 순이 삼촌의 일생으로 비극의 역사를 말하다_남경우
현기영은 「순이 삼촌」에 등장하는 순이 삼촌의 삶과 죽음을 통해 제주 4·3이 남긴 상처 그 자체를 드러냈다. 당시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의 상처를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 같은 상처를 또 다시 겪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순이 삼촌」으로 제주 4·3을 끊임없이 기억해야 한다.
4 국가에 의해 설계된 악, 국가폭력의 시작_김종군
지금까지도 ‘여순 반란’이라 명명되는 여순 사건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행한 최초의 양민학살이었고 국가폭력이었다. 드물게 여순 사건을 문학작품으로 남긴 양영제 작가의 『여수역』은 생존자들의 구술과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폭력의 잔혹성을 고발한다.
5 골짜기의 비탄을 기억하라!_김종곤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루는 4편의 문학작품, 최용탁의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과 조갑상의 『밤의 눈』과 「물구나무서는 아이」, 그리고 이창동의 「소지」를 통해 당시 보도연맹이 자신과 다른 정치적 입장과 이데올로기를 가진 자를 철저하게 감시·통제·배제하는 반민주적 기구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6 한국전쟁의 숨은 이야기, 마을전쟁_박재인
임철우의 「곡두 운동회」는 마을전쟁의 과정과 그 속에 놓인 사람들의 감정과 욕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쟁 이전부터 존재했던 갈등과 원한이 폭력적으로 배출된 결과물인 마을전쟁은 한국전쟁 시기 곳곳에서 벌어졌다. 「곡두 운동회」 속 마을전쟁을 통해 여전히 대물림되고 있는 분단과 전쟁, 원한과 복수의 역사를 돌아본다.
7 전쟁의 또 다른 주체, 중국의 시각에서 본 한국전쟁_한상효
전쟁 미체험 세대인 김연수가 발표한 「뿌넝숴不能說」는 ‘타자되어 말하기’를 통해 기존 세대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한국전쟁을 바라보고 있다. 「뿌넝숴不能說」는 한국전쟁 시기 중국군 참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전쟁에 참여했던 개인들의 이야기, 그 고통과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8 회귀본능과 심리적 애착의 공간, 고향_곽아람
이호철의 「탈향」은 실향민으로 살던 저자가 갖고 있던 고향에 대한 귀향의식이 표출된 결과물이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고향은 삶의 터전이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흥남철수작전 이후 발생한 수많은 실향민들은 살기 위해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회귀본능을 억제해야만 했다.
9 수복지구 사람들의 끝나지 않은 전쟁_박성은
이경자의 『순이』와 『세 번째 집』, 이순원의 「잃어버린 시간」, 그리고 박완서의 「빨갱이 바이러스」는 38선을 통해 생겨난 수복지구 원주민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잠재적 간첩’ 취급을 받으며 상호 감시체제 아래에서 고통 받던 이들은 전쟁이 끝난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빨갱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살아가고 있다.
10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어진 혈육의 끈_전영선
1992년 8월, 한중수교가 이루어지면서 이산가족들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 은밀한 만남을 갖기 시작했다. 이 당시를 배경으로 한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은 타국의 접경지에서 이루어진 이산가족의 은밀한 접촉과 현대사의 영원한 상처로 남을 분단의 아픔을 그렸다.
참고자료
<기억과 증언>을 만든 사람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기억과 증언》은 곧 역사에 대한 공감능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책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분단의 역사가 누적해온 고통과 상처에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에서 한 단계 더 파고들어 사람을 주체로 한 '경험한 이야기' 형태로 분단의 역사를 이해하고, 분단과 전쟁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한 마음을 담아 이 책이 분단의 역사를 성찰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읽히기를 바라고, 평화의 조건을 사유하게 하는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태백산맥』이 지닌 문학적, 역사적 의의는 무엇보다도 분단 체제의 전사를 이루는 해방 정국의 숱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한반도 분단의 뿌리와 분단 극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말해 『태백산맥』의 핵심 주제는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 건설과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인 통일국가 건설이다. 통일된 민족국가 수립과 고착화된 경제적 불균형 해소는 당대에는 물론 오늘날도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이다. 『태백산맥』은 이러한 과제들이 왜 실현되지 않았는가를 이 시기의 사회적 상황을 중심으로 탐색하면서 분단의 원인과 동시에 그 극복 가능성을 모색한다.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하려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잊고 화해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최대한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그들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상처를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조금씩 몸에 닿다 보면 결국 온몸을 적셔가듯이, 그들의 슬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상처를 안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좌시했음을 사죄하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제주 4· 3과 그 이후를 그저 지켜보던 우리 모두도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에서 더는 순이 삼촌과 같은 상처받은 사람을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는 순이 삼촌의 역사를, 제주 4· 3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한순간의 추모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기억하고 그 아픔을 함께해서 제주 4· 3이라는 역사가 박제되지 않고 살아 숨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순이 삼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