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 통일문제
· ISBN : 9788968175855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7-12-15
책 소개
목차
제1부 분단폭력의 해체와 평화 구현의 통일
제1장 통일을 위한 DMZ의 미래적 비전
제2장 평화의 이념적 확장과 ‘포스트 통일’
제3장 한반도의 분단체제와 평화구축의 전략
제4장 한반도 평화실현으로서 ‘적극적 평화’
제2부 포스트 통일과 생태주의적 통일
제5장 통일한반도와 생명철학: 생명철학 기반 통일담론과 그 실천 모형
제6장 한반도 분단극복과 생태주의의 결합: ‘통일-생태철학’ 정립을 위한 하나의 시론
제7장 생태민주주의 사회와 통일한반도의 탈핵화
제8장 통일의 녹색비전과 남북의 생태도시 협력
제3부 생명평화 구현 전략으로서 남북교류협력
제9장 통일한반도와 생명농업의 길: 신뢰 형성의 기초로서 식량·농업협력
제10장 북한의 자연재해와 환경 변화
제11장 북한축산의 현황과 남·북한 축산 분야 협력방안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명-평화의 통일비전, 그 근본적 전환과 새로운 출발의 지점에서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의 3단계 연구목표는 ‘포스트-통일과 인문적 통일비전의 사회적 실천’이다. 이것은 남북의 정치경제적인 체제 통일 ‘이후’를 가정한 다음,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갈등들을 예측하고 지금부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통일비전과 정책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단은 지난 해 통일의 인문적 비전으로서 ‘민족-연대’를 주제로 한 연구를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에는 ‘생명-평화’를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오늘날 한반도에서 진행되어야 할 ‘통일-만들기’는 근대적인 통일 민족국가의 건설만을 목적으로 삼을 수 없다. 서구의 발전된 국민국가들은 인간·이성중심의 ‘근대성(modernity)’에 기초하여 민족국가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여러 가지 정치, 경제적인 난관들에 봉착해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무수한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통일-만들기’는 이런 문제들을 포함하여 근대성 자체를 극복하는 과제와 결합되어야만 한다.
‘포스트-통일’이라는 가정 하에서 제기되는 통일의 인문적 비전으로서 ‘생명-평화’의 원칙 또한 이런 과제들 중 하나이다. 통일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곧 미래에 건설될 통일한반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생명-평화’는 ‘지금-여기서’부터 작동하는 기본 가치이자 원칙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분단체제’는 ‘분단 그 자체’를 재생산하며, 이 때 분단체제를 재생산하는 방식이 바로 남북 간의 적대적 대립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통일연구들을 이를 간과하거나 소홀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분단폭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단폭력은 분단체제 그 자체가 생산하는, 물리적·구조적·문화적 폭력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분단폭력’에 대한 인식은 일상에 내재화되어 있는 군사주의 및 군사화를 경계하고 그것을 지양 또는 극복해 가는 평화인문학적 전망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는 분단국가주의 하에서의 군사주의적 특성에 너무 주목함으로써, 폭력 일반과 분단폭력의 차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 분단폭력은 인간에 대한 인간의 폭력, 개인에 대한 사회나 국가의 폭력에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폭력으로 전화한다. 물론 이들 폭력은 인간과 인간 사이,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나타나는 폭력과 다르다. 그것은 인간을 주체로 간주하면서 인간중심주의와 기술유토피아(technopia)라는 전망을 가지고 미래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근대적 정신 그 자체가 낳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단체제에서 ‘생태위기’는 ‘분단위험’과 결합되면서 폭력 그 자체를 증폭시킨다.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생태적 실천 운동이 확산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생태주의 비전을 구현하고 있는 정책들이 개발되어 왔으며, 각종 NGO 활동 등을 통해 확산된 생태감수성은 시민들의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태주의 비전은 아직까지 한반도의 분단 극복이나 통일 문제에 대한 인식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여기에는 ‘민족’의 가치와 ‘생명’의 가치라는 서로 다른 차원에 속하는 두 논의를 직접적으로 매개하기 어려운 이론적·실천적 난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앞 서 언급했듯 한반도 통일의 과제는 단순히 분단된 두 국가 상태를 극복하고 하나의 민족국가를 건설하는데 있지 않다. 통일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지점은, 그것이 민족이라는 이념이 가진 당위성 때문이 아니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행복하고 생산적인 미래를 가져다 줄 때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반도의 생태위기는 분단위험과 결합되어 우리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에 대한 생태주의적인 비전은 오늘날 각종 폐해를 드러내고 있는 근대성을 벗어나 ‘미래의 고향’으로서 한반도를 건설하는 데 반드시 견지되어야 할 원칙이자 ‘지금-여기서’부터 구현되어야 할 가치이라고 할 수 있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의 사상이념팀은 지난 1년 동안 ‘생명-평화’라는 인문적 가치와 원칙에 근거한 통일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 책은 이와 같은 통일 연구의 성과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3부,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분단폭력의 해체와 평화 구현의 통일”이라는 주제 하에 4개의 장으로, 제2부는 “포스트 통일과 생태주의적 통일”라는 주제 하에 4개의 장으로, 제3부는 “생명평화 구현 전략으로서 남북교류협력”이라는 주제 하에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