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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7997540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하나중 도시농부 고백 사건 / 소향
거울은 알고 있다 / 범유진
유령 짝꿍 / 이필원
나라는 NPC / 임하곤
리뷰
책속에서
어린이를 벗어나 드디어 진정한 십 대로 인정받는 시작점인 중학교 입학식. 하지만 하나도 설레거나 기대되지 않는다. 기대는커녕 너무 짜증이 나서 결국 어젯밤 자기 전 펑펑 울고 말았다. 그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쌍꺼풀이 풀려서 눈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참았어야 했는데…….
짜증의 원인은 딱 한 가지다. 성모여중이 아니라 하나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
나에게 신학기는 늘 어렵고 긴장되는 시기다. 한번 친구를 사귀면 오래 가지만 그 시작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6학년 때는 5학년부터 친했던 재은이와 연우가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게 꼭 좋은 것만도 아니었다. 초등 고학년 시기에 셋이서만 똘똘 뭉쳐 다녔는데 재은이와 연우는 성모여중으로, 나만 하나중으로 배정받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건 새 학년으로 올라갈 때의 긴장감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예 학교가 바뀌는 거니까.
- “하나중 도시농부 고백 사건” 중
“이래서 중학교 1학년이 싫어. 애들이 몸집은 커졌는데 철이 없어.”
칠판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나는 나를 닦아 준 아이를 봤어. 헐렁한 교복 상의의 소매를 돌돌 말아 올린 여자아이가 싱긋 웃었지. 아마도 키가 클 것을 염두에 두고, 교복을 크게 맞춘 거겠지. 교복 치마가 아직 어색한지 자꾸 치맛단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귀여웠어. 반의 아이들 대부분이 그랬어. 교복을 입은 게 어색한지 다들 쉬는 시간만 되면 내 앞으로 달려와서 옷매무새를 살피고, 얼굴에 난 여드름을 신경 썼지. 불안하고 어색한 마음을 숨기려고 일부러 더 화난 표정을 짓고 있기도 했어. 나는 칠판처럼 다른 교실, 다른 학년은 몰라. 그러나 아이들을 한 명씩 살펴보는 동안 확신했지.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나이는 없을 거라고.
“거울은 알고 있다” 중
짝꿍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자마자 유령을 보게 되다니 처음에는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상한 나이가 됐으니까. 열네 살이 되었으니까.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것부터 대단히 희한하고 괴로운 일이며, 1교시부터 6교시까지 꽉 짜인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도 학원을 다녀야만 뒤처지지 않는 이상한 날들을 졸업할 때까지 버텨야 했으므로 유령을 봤다고 해서 오랫동안 벙쪄 있을 여유는 없었다.
유령보다 무서운 게 있었다. 새 학년, 새 학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열네 살이 되었는데도 그랬다. 개학하기 전 설날 연휴에 만난 사촌 언니는 중학생이 되면 정말 많은 게 바뀔 거라고 겁을 줬었는데, 언니의 말은 과연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 “유령 짝꿍”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