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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8173738
· 쪽수 : 191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__이경희
1. 들어가는 말
2. 도박에 대한 현대사회의 이중적 관리
3. 관점의 이동
4. 우연에 대한 확률의 태도
5. 도박과 삶
도박과 돈__조성애
1. 들어가기
2. 도박 동기와 돈
3. 도박과 돈의 관계 : 심리학적 측면과 존재론적 측면
4. 돈 다시 읽기 : 돈의 기원과 원형적 이미지
5. 매개자로서의 돈과 대안화폐의 등장
6. 나가기: 돈에서 도박으로
놀이의 유혹-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문학텍스트에 나타난 놀이의 양상 연구__김성현
1. 들어가는 말
2. 미미크리의 유혹-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초록 앵무새>
3. 아곤의 유혹-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
4. 알레아의 유혹-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여명 속의 도박>
5. 나가는 말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중심으로__이경희
1. 들어가는 말
2. 놀이와 도박
3. 러시아어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4. 한국어 언어적 세계상에서 놀이와 도박
5. 나가는 말
도박, 범죄, 정신분석의 영화적 사유실험__유봉근
1. 서론
2. 가정하며 사유하기 - 철학과 물리학의 사유실험
3. 예술적 사유실험 -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 티코 브라헤
4. 도박사 마부제 박사
5. 지식의 축적과 성장에 관하여
포커, 예술작품을 위한 영감인가 혹은 악의 산물인가?__박동준
1. 모든 예술가를 위한 진정한 뮤즈인 포커 !
2. 포커는 회화에서 영감의 샘
3.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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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약력
저자소개
책속에서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우연과 확률의 門 사이에서** 이 글은 2015년 10월 24일 연세대학교 유럽사회문화연구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수정 보완한 것임.
이경희
호모 알레아토르(Homo Aleator)
1. 들어가는 말
현대 사회의 시민들에게 도박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대표적 사건 사고 가운데 하나로 이제는 낯설거나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기업대표의 도박 사례나 도박 금액의 규모는 우선 가장 자극적인 형태로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시민에 노출된다. 도박 금액의 수직적인 상승 규모도 끝없이 치솟고 있지만, 수평적인 사회구성원들로의 확대 측면에서도 도박행위는 일상의 저변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제 그 실태조사에서 대학생들도 주요 조사대상으로 떠오를 만큼 사회현상의 측면에서 도박은 가장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체의 발전과 상업자본주의의 결합은 폭발적인 시너지업을 가져왔다. 범죄의 문제로 치부되는 현상만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소시민들도 주말마다 로또를 사며 한 주일의 위안을 함께 산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현상으로의 두드러진 부각이 그저 가치중립적이거나 단순 기술의 대상으로, ‘아, 그렇구나’의 측면에서만 소진되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한쪽에서는 큰 문제라고 끊임없이 충격요법과 함께 자극적인 부정적 평가를 퍼붓는다. 그러나 열기는 금방 식어버리고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복권이 사회의 열악한 계층에 큰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장려하는 홍보자료를 방송하며 은연중에 도박을 장려한다. 도박은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이중적 관리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도박을 새롭게 조명해야할 시점에 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언제나 있어왔던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도박은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함께하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빠르게 현대의 공간을 삼키는 괴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도박은 단순히 괴물로 머물 것인지의 기로에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도박은 현대 사회의 큰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이구나 하는 관조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젠체하는 스노비스트의 관점에서만 읽힐 것인가? 이제 괴물은 새 시대에 걸맞는 분류와 해석을 통해 새로운 진정한 초모던적hyper-modern(저자 조어) 상징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해석의 역할이 단순히 현상적 기술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는 수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나 경제계의 은밀한 부추김도 의료계 등 병리학적 관점에서 소수 중독자의 부정적 폐해에만 주목하는 관점에서도 도박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도박 근절에 목표를 두고 이런 소수 중독자만을 주목하는 방식이 실제 도박의 근절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존재하고 현실의 도박 파급력을 보면 이런 접근법은 실패일 수밖에 없음을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더 많은 실정이다. 지금까지 언제나 그래 왔듯이 이러한 관점들은 일시적으로만 작동하거나 실제 목표가 한정적인 단편적인 호들갑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인문학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조망을 통해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 글은 도박이 현대사상과 과학, 문화와 사회현상의 주요한 맥락을 해석하는 데 주요한 핵심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이런 특성 가운데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과연 도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관점을 채택해야 하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우연이나 확률 개념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 장치로 논의되어 왔으며 따라서 도박의 본성과 존재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일 수 있는 여러 사상적 배경을 드러내보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박에 대한 단순히 병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철학적 관점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한다.
도박에 대한 사회적이거나 병리학적 접근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대사회의 도박에 대한 시선은 이중적이다. 병리학적 접근을 통해 의료계는 소수의 도박 중독자의 문제에 천착함으로써 질병, 해악 나아가 범죄 등 비정상적인 현상으로서 도박을 근절되어야 할 부정적 문제로 분류한다. 정부와 경제계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도박을 은밀하게 묵인하고 장려하기까지 한다. 부정적 시각만을 노출하는 것은 현상적 근절의 목표마저도 이루지 못하며 긍정적인 장려 역시 피상적인 탐색에서 스스로 모순의 지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철학과 인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총체적인 인간의 삶의 시야에서 인류역사와 함께해 온 도박의 참 얼굴,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즉 도박의 전면에 등장하는 소수의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 도박과 함께해 온 다수의 인류와 인간의 삶의 모습을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의 역사에서 주인공은 결코 부정적인 도박 중독자의 폐해가 아니며 또한 그 피폐함은 잉여일 뿐 결코 본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핵심은 도박 그 자체이다. 도박의 특성과 장소를 둘러싼 철학적 조망은 인간의 운명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 우리의 생각을 이끌어간다. 이제 현대 사회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는 도박의 본성과 도박 경험의 뿌리를 철학을 둘러싼 사상사의 두드러진 장면에서 발견할 수 있음에 주목하여 이를 근본적인 학술적 성찰의 기회를 삼고자 한다. 도박은 유한한 인간의 복합성을 그 욕망과 표현에서 가장 집약적으로 압축시켜 놓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플라톤 이래 인간과 놀이, 삶과 우연의 공속의 문제는 인간에 대한 성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쟁점이 되어 왔다. 단순히 놀이나 게임의 층위를 벗어난 더 상위의 삶의 총체성에 주목하여 도박이야말로 각 사상사의 장면 전환의 패러다임 변동의 주요 개념의 역사와 함께해 왔음에 관심을 두고 각 사상가의 논의와 이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도박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삶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특히 이 글에서는 도박의 특성을 ‘우연’과 ‘확률’ 개념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우연과 확률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