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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고전문학론
· ISBN : 9788968176074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8-03-0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__ v
[01] 문화콘텐츠 원천소재로서의 고전서사문학 / 정 선 희
[02] 문화콘텐츠와 고전서사 스토리텔링 / 이 명 현
[03] 고전서사 콘텐츠 현황과 흐름 / 정 혜 경
[04] 고전서사 콘텐츠의 대중화를 위한 제언: 판소리를 중심으로 / 이 태 화
[05] 고전서사 모바일 콘텐츠 기획 / 정 혜 경
[06] 고전서사를 활용한 웹툰 창작 / 장 예 준
[07] 고전소설과 게임 서사: 영웅소설과 RPG 서사를 중심으로 / 김 도 환
[08] 한문소설과 지역 콘텐츠: <만복사저포기>, <홍도전>, <최척전>을 중심으로 / 이 기 대
[09] 의견(義犬) 이야기와 콘텐츠 / 홍 순 석
[10] 궁중서사문학의 영상 미디어 콘텐츠 양상 / 김 효 림
[11] 판소리계 소설 <춘향전>과 새 미디어 콘텐츠: 태평레코드 유성기 음반극을 중심으로 / 송 미 경
출처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화콘텐츠 원천소재로서의 고전서사문학
문화콘텐츠의 힘, 문학과의 만남
2001년 이후 우리나라가 92개국에 수출한 영화, 음악, 드라마, 출판물과 같은 문화콘텐츠 상품과 IT, 식품, 의류 등의 소비재의 수출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문화 상품의 수출이 100달러 늘 때마다 기타 소비재의 수출이 412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2012년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장르에서 핵심요소인 스토리와 관련된 세계적인 산업의 규모가 약 1조 3566억 달러나 되는데, 이는 자동차 산업의 1조 200억 달러, IT산업의 800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세계 시장에서 2%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인문학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중, 고전서사문학을 소재 원천으로 하는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보려는 논의가 있어왔다. 특히 21세기를 선도할 성장 동력은 문화콘텐츠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야기 만들기 즉 스토리텔링이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큰 흐름은 판타지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고전소설과 설화, 신화 등에서 판타지적인 요소를 추출하여 콘텐츠로 만들어보는 방법이 주효할 듯하다.
특히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은 대체로 만화나 소설 등의 원작을 재가공한 것들이다. 국내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설국열차>를 비롯하여, 여러 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아이언맨3>,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월드워Z> 등의 외화들이 있었다. 이들은 차례대로 695만 명, 930만 명, 900만 명, 5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2013년 영화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00만 명의 관객이 든 2017년 최고의 흥행작 <신과 함께>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한 해 동안 상영된 영화의 반 이상이 원작이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이미 인기를 끌었던 소설이나 만화를 소재로 하여 영화화를 하는 것은 원작의 인기에 기대어 기본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학 작품에서 가능했던 섬세한 묘사와 표현 등을 실감나게 전달하지 못한다거나 두 시간 정도의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기에 원작의 감동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나 연극,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사 구조의 탄탄함과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이므로 기존의 서사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삼는 것은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대문학 작품이나 국내외의 만화를 소재로 하는 경우는 다수 발견되지만 고전문학 작품을 소재로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고전서사문학, 특히 고전소설은 그 정형적인 구도, 중층적 서사전개방식, 문화적인 위상의 측면에서 현대의 드라마나 영화와 유사한 대중서사물의 성격을 지니고 있던 장르이다. 주제의 측면에서도 보편적 질서를 추구하면서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시각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그래서 국문장편 고전소설(대하소설)을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전망하는 논의들이 있어 왔다. 대하소설의 이원구조나 유형성,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 넓고도 구체적인 공간 설정, 사건과 사물에 대한 풍부한 정보, 보편적 윤리와 감정 제시 등의 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논의는 전망 제시나 가능성 타진의 성격이어서 구체적인 데에까지는 나아가지 않았으며,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장 종사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을 가공하거나 설명하지는 않았다. 한편, <완월회맹연>이라는 장편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할 수 있음을 역설한 논의도 있었다. 매체 선정의 타당성, 작품의 각색 방향과 시놉시스까지 작성해 보는 등 구체적으로 방안을 모색해 보기는 했지만, 논의의 대상이 180권이나 되는 대장편이기에 현장에서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이 글에서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비교적 짧으면서도 우리 민족의 원형적 심상과 문화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삼국유사>의 설화들과, 개성적인 인물과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는 한문소설들을 문화콘텐츠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대의 문화예술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용이하도록 설화와 소설들을 인물, 서사의 특성에 따라 설명하고 이들은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지, 어떤 매체로 창작하면 좋을지에 대해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