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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선봉규, 김나경, 이기연, 임선진, 단효홍 (지은이), 김경학 (엮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5-12-30
  |  
17,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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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책 정보

· 제목 :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8492594
· 쪽수 : 352쪽

책 소개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사람들에 관한 연구서이다. 고려인동포, 화교, 네팔 이주노동자, 네팔과 한족 결혼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관계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 설문지 실시 등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목차

책을 내면서 / 4

1부 이주와 정착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 광주 ‘고려인마을’을 중심으로 _ 김경학 / 13
네팔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이주와 임금노동 _ 이기연 / 47
광주지역 화교의 초국가적 성격과 전망 _ 김경학 / 89
광주광역시 거주 북한이탈주민의 문화접변 성향 _ 김나경ㆍ선봉규 / 131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에 관한 민족지적 연구 _ 임선진ㆍ김경학 / 167

2부 초국적 가족 네트워크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가족유형의 성격: 광주광역시 고려인 사례를 중심으로 _ 김경학 / 207
광주 체류 네팔 이주노동자의 초국적 가족 유대 _ 김경학 / 253
광주지역 한족 결혼이주여성의 초국적 가족 유대 _ 단효홍ㆍ김경학 / 297

참고문헌 / 331

저자소개

선봉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전남대학교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에서 한국의 재외동포와 이주민 관련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이주와 건강공공성에 대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주루트와 기억의 역사>(공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집단적 기억과 재영토화>(공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혼종성과 문화영토>(공저),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공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현지적응과 정착기제>(공저), <코리아타운 사람들>(공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다중정체성과 모국관계>(공저) 등의 저서와 함께 30여 편의 연구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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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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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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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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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효홍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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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학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에서 인도 농촌사회의 카스트 관계의 역동성에 관한 인류학적 현지 조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남대학교 문화인류고고학과와 대학원 디아스포라 협동과정 교수로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국제이주, 디아스포라, 다문화사회 등을 주제로 연구와 강의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및 피지 등의 인도인 디아스포라, 국내 고려인과 네팔 이주자를 대상으로 초국가적 가족과 돌봄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국제이주와 인도인 디아스포라』,『글로벌 시대의 인도사회—초국가주의, 디아스포라, 인권』,『터번의 문화정치—시크의 초국가적 민족주의』,『초국가적 가족과 돌봄 문화—‘고려인마을’ 고려인 동포들의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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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머리말]
다양한 목적의 국제 이주의 흐름에 따라 가족 구성원이 국경을 두고 서로 떨어져 지내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교통과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은 현실과 가상 세계에서 이주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천 행위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2014년 말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 국적자의 수는 약 18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하여 소위 3D업종 노동시장에 종사하고 있는 외국인이주노동자와 혼인으로 입국한 국제결혼이주자 및 ‘방문취업비자’, ‘재외동포비자’, 영주권을 소지한 중국과 구 소련권 출신의 재외동포로 구성된다. 이들은 국적ㆍ인종ㆍ민족ㆍ문화 등에서 동질적인 성격의 한국사회를 다양화 시키고 있는 주인공인 셈이다.
한국 내 이주자의 대다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 대도시의 외국인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의 외국인 이주자의 수는 2015년 1월 기준 시 전체 인구의 약 1.79%에 불과하다. 이 비율은 전국 기준 체류 외국인 비율 약 3.57%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는 광주광역시의 산업기반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주광역시의 체류 외국인 가운데 다수 집단에 속하는 중국, 베트남, 조선족, 필리핀, 캄보디아 국적자의 대부분은 이주노동과 결혼이주를 위해 입국한 사람들이다. 광주광역시 관내 5개 구 가운데 하남공단, 평동공단, 소촌공단 등 공업단지가 몰려 있는 광산구에 가장 많은 수의 외국인 이주자가 체류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공단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소위 ‘고려인마을’로 알려진 집거지에 사는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동포 및 결혼이주자로서 광산구의 주요 외국인 인구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인구의 자녀가 중도 입국하여 위탁교육을 받는 ‘새날학교’와 불법체류 외국인 이주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의료복지를 지원하는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등이 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여기서는 전형적인 ‘민족 경관’ethno-scape의 다양성이 표출된다.
광주광역시의 다문화 민족 경관의 일부 요소를 구성하는 우리의 오래된 이웃은 약 100년 이상을 지역사회에서 한국인과 가까이 살아온 화교 인구로서 2015년 현재 광주에는 약 350명의 화교가 동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다. 북구 계림동의 화교소학교 외에 중화요리점, 한의원, 중국어학원, 주단점, 식품종합상사 등이 광주 화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화교에 대한 정책적 차별구조가 점차 개선되었지만 화교는 여전히 한국사회의 ‘이방인’으로 살고 있으며, 이들은 한국사회에 글로벌 이주가 본격 시작하기 이전부터 대만과 미국 등으로 국제 이주를 하였고 초국적 가족과 친족 네트워크 내에서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본 연구서는 광주광역시의 문화적 다양성과 민족 경관의 다양화를 규명하기 위해 귀환동포, 결혼이주여성, 화교, 북한이탈주민, 이주노동자라는 다양한 집단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들 집단의 사회ㆍ문화적이고 경제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심층인터뷰와 참여관찰을 중심으로 한 인류학적 질적 연구방법과 통계를 이용한 양적 연구방법으로 수집한 자료를 분석ㆍ해석하고 있다. 특히 연구자들은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고려인 귀환동포 등을 가족 구성원 간에 국경을 두고 떨어져 지내는 ‘초국적 가족’transnational family의 구성원으로 간주하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모국의 가족들과 유지하는 초국적 관계의 특성을 규명하고 있다. 이들 초국적 가족 구성원은 혁신적으로 발달한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상호 정서적 지지, 송금과 선물배송 등의 물질적 지원, 직접 방문이나 가족원 초청 등 여러 유형으로 초국적 가족의 공동 복지와 일체감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기존 연구자들은 국내에 수적으로 지배적인 이주자 집단인 동남아시아 출신과 동아시아의 조선족과 일본인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네팔인과 중국 한족 및 고려인에 관한 연구는 수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이 연구서의 네팔과 한족 및 고려인 연구가 결혼이주연구와 이주노동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 연구서는 광주에서의 불안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이주자, 특히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자의 초청으로 왔지만 노동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가족원에게 최소한의 의료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 돌봄’ 민간조직인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에 대한 민족지적 연구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문화접변’ 성향을 분석한 연구도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 북한이탈주민을 다루고 있는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서의 필자들은 광주광역시라는 지역단위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 이주노동자, 고려인 동포, 결혼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이주와 정착 및 초국적 네트워크 유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한국사회의 다문화적 경관의 형성과 그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총체적인 연구를 위한 작은 디딤돌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노동, 가족, 돌봄 영역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ㆍ문화적 변화를 초국가주의라는 맥락 속에서 바라봄으로써. 고려인의 국내 유입과 이에 따른 가족의 분거와 재결합 과정에 대한 그들의 분투와 고단한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었고, 이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이민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목소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연구서는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화교, 고려인동포, 북한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하여 필자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연구한 기존 논문들을 기본으로 삼아 일부 내용을 삽입하고 삭제하여 만들어진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사람들’에 관한 전문서적이다. 이 책에서 활용하고 있는 필자들의 기존 논문은 다음과 같다. 제1부 ‘이주와 정착’은 다음의 다섯 편의 글로 구성된다. 제1장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은 「국제지역연구」 (2014), 제2장 “네팔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이주와 임금노동”은 「디아스포라연구」 (2015), 제3장 “광주지역 화교의 초국가적 성격과 전망”은 「민족문화논총」 (2012), 제4장 “광주광역시 거주 북한이탈주민의 문화접변 성향”은 「동북아문화연구」 (2015), 제5장 “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에 관한 민족지적 연구”는 「디아스포라연구」 (2014)에 각각 수록된 글들을 토대로 삼았다. 제2부 ‘초국적 가족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세 편의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6장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가족유형의 성격”은 「디아스포라연구」 (2015), 제7장 “광주 체류 네팔 이주노동자의 초국적 가족 유대”는 「남아시아연구」 (2014) 그리고 마지막 제8장 “광주지역 한족 결혼이주여성의 초국적 가족 유대”는 「디아스포라연구」 (2015)에 각각 수록된 글들이다.
이 연구서는 엮은이를 포함한 6명의 연구자만의 산물이 아닐 것이다. 이 연구서가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바쁜 일과 속에서도 심층 인터뷰, 참여관찰, 설문지 실시의 기회를 연구자들에게 흔쾌히 허락한 고려인동포, 화교, 네팔 이주노동자, 네팔과 한족 결혼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관계자의 도움이 매우 컸다. 이 자리를 통해 이 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는데 도움을 준 전남대학교출판부 모든 관계자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5년 12월
엮은이 김경학


1부 이주와 정착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
광주 ‘고려인마을’을 중심으로
김경학

1991년 구소련연방공화국이 붕괴되면서 개별 독립 국가의 종족ㆍ종교적 민족주의 발흥과 국가 경제의 악화로 시작된 고려인의 국제 이주는 구소련권 국가들을 벗어나 한국 등으로 확장되는 고려인의 국제화 경향의 심화로 나타난다. 고려인의 한국이주는 2007년 재외동포에 대한 ‘방문취업제’ 도입 후 급물살을 탔다. 이 연구의 목적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일대에 형성된 ‘고려인마을’이라는 엔클레리브에 거주하는 일부 고려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 및 참여관찰을 통해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 과정을 규명하는 것이다.

들어가는 말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과 산정동 일대에는 세간에 ‘고려인마을’로 알려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재외동포의 ‘엔클레이브’enclave가 형성되고 있다. 2014년 말 현재 외교부 재외동포현황자료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등 구소련연방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의 수는 대략 5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18만 2천여 명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과 10만 5천여 명의 카자흐스탄 고려인을 포함한 중앙아시아의 고려인의 수는 약 30만 4천명에 이른다. 1991년 소련연방공화국 해체로 독립 국가가 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고려인은 이들 국가에서 불기 시작한 이슬람과 민족을 토대로 한 ‘종족ㆍ종교 민족주의’ethno-religious nationalism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독립 이후 만성적인 실업 등 국가경제 상황이 악화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은 ‘살기 위해’ 러시아 연해주로 재이주를 하거나 주변 국가와 멀리 한국으로 국제 이주를 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는 이중화된 노동시장으로 인해 특히 3D업종에 종사할 저임금 노동력의 절대부족으로 주로 아시아 국가 출신의 단순 노동력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2007년 도입된 특별고용허가제인 ‘방문취업제’ 실시 이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일대의 더 많은 고려인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2013년 8월 현재 중앙아시와 러시아 일대 국가로부터 국내 유입된 외국인 노동력은 약 5만 3천여 명이다. 이 가운데 방문취업비자(H-2)와 재외동포비자(F-4)를 소지한 고려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약 18,330명을 포함하여, 영주비자(F-5) 소유자, 결혼이민자, 단기방문비자(C-3)와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대략 국내에 약 3만여 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경기도 안산 일대를 포함한 수도권에 1만여 명의 고려인이 공단과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농촌에 취업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에도 약 2,000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6월 기준 광주광역시는 전체 인구 1,145,631명의 약 1.04%에 해당하는 15,436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어 그 비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는 타 대도시에 비해 광주지역의 산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관내 5개 구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 거주하고 있는 곳은 하남공단, 평동공단, 소촌공단 등 산업단지 지구가 몰려 있는 광산구이다. 2013년 10월 현재 광산구에는 광주체류 전체 외국인의 약 49.19%에 해당하는 7,593명이 거주하고 있다.
2004년부터 소수의 고려인이 공단지역과 접근성이 좋은 광산구 월곡동과 산정동 일대에 초기 정착하고, 새로운 고려인 이민자가 합류하여 일대에 고려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이 일대를 ‘고려인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자국의 경제상황이 어려운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의 유입이 늘면서 이들은 ‘고려인마을’에 정착하는 고려인의 절대 다수를 구성하고 있다.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고려인이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초기 정착, 구직, 육아, 자녀교육 등 생존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고려인 이주자는 기존 정착 고려인 이주자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고려인 수가 늘어나면서 고려인을 지원하는 ‘고려인센터’, 어린이집, 고려인아동지원센터 등이 차례로 문을 열면서 월곡동과 산정동 일대가 ‘느슨한’ 형태의 광주 고려인 ‘엔클레이브’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성동기는 고려인 연해주 이주와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역사, 고려인의 전통문화의 변화, 정체성의 변화 연구를 고려인 연구사의 첫 번째 단계로 분류하고, 구소련 붕괴 후 체제 전환기에 직면한 고려인 사회의 문제, 예컨대 거주국의 민족문제, 연해주 재이주 문제, 무국적 고려인 문제를 다룬 연구를 연구사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그는 ‘고려인 사회의 국제화’를 향후 연구 분야의 하나로 제안하고 있는데, 고려인의 한국으로의 이주가 대규모로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그의 제안은 타당하다고 본다.
독립 국가 형성 이후 고려인의 이주와 관련하여 러시아 극동지역으로의 귀환이주나 볼고그라드로의 고려인 이주를 다룬 소수의 기존 연구가 있다. 고려인의 한국 이주에 대한 연구는 2013년 현재까지 김영술ㆍ홍인화의 것이 유일하다. 고려인의 마을 공동체 위치 선택, 생산, 수입 및 구직경쟁, 동화투쟁, 가족문제, 송금효과 등을 설문지 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이 연구는 광주 거주 고려인의 개략적 윤곽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범위 내에 고려인 개인과 가족 단위의 한국 이주 과정과 정착에 대한 미시적인 분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연구의 목적은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고려인마을’의 형성과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과정을 규명하는 데에 있다. 고려인의 한국 이주와 정착에 대한 총체적 설명은 구조structure와 동인agency을 접목시킨 분석을 토대로 가능할 것이다. 사실 국제 이주는 이주자가 직면한 정치ㆍ경제적 구조라는 거시적 수준과 이러한 구조적 환경 속에서 이주 당사자의 이주 여건과 전략이라는 미시적 수준이 동시에 만들어낸 사회ㆍ문화적, 정치ㆍ경제적 현상이다. 독립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정책과 한국의 이민정책은 거시적으로 분석될 구조적인 요인이며, 행위 동인으로서의 고려인 이주민과 가족은 미시적으로 분석될 요인이다. 미시적 수준의 연구는 국제 이주 현상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개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조직을 통해 만들어 내는 ‘이주자 네트워크’migrant networks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마이클 피터 스미스Smith, M.P.는 국제 이주 같은 초국가적 현상에 대한 미시적 연구는 ‘아래로부터’from the below 이민자가 구축한 사회적 네트워크 분석에 관심이 있으며, 초국가적 가족, 친족 네트워크,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교환은 국제 이주 흐름의 사회적 조직과 결합에서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산정동, 우산동 일대에 거주하는 고려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인류학적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는 2013년 4월부터 10월말까지 7개월 동안 수행되었다. 고려인의 이주와 정착 과정에 대한 초기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23문항으로 설계된 설문지 조사를 45명의 고려인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심층인터뷰는 17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고려인센터를 방문한 고려인을 중심으로 인터뷰가 수행되었으며, 인터뷰에 응한 사람이 ‘네트워크 마디’network node가 되어 다른 고려인을 소개해 주는 방식으로 17명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고려인의 일상과 공식 행사를 참여관찰하기 위해 연구자는 고려인센터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려인센터, 고려인협동조합, 고려인 교회, ‘새날 어린이집’에 대한 참여관찰과 관계자와의 인터뷰도 가능했다. 본문에서 언급되는 연구대상자의 실명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알파벳 대문자로 대신한다.

연구대상의 인구ㆍ사회학적 특성

이 연구의 주요 대상은 심층인터뷰에 응한 6쌍의 부부를 포함한 17명과 45명의 설문지 응답자이다. 45명의 설문지 참여자는 20명의 남성과 25명의 여성이다. 이들의 71%인 32명은 적극적인 노동참여 연령대인 20대~40대인데, 50대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응답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심층인터뷰와 설문지 응답자의 거의 대부분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며, 설문지 응답자 중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출신이 각 1명씩 포함되어 있다. 설문지 응답자의 45%가 2013년에 한국에 입국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2008년 이후 한국으로의 이주 비율이 점차 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방문취업비자가 시작된 이후 고려인의 한국 이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이주 전에 거주했던 우즈베키스탄 내 지역으로는 타슈켄트Tashkent시가 44%로 가장 높으며, 안디잔Andizan, 지작Dzhizak, 코칸드Kokand 등의 순이었다. 타슈켄트 주와 안디잔 주의 소수의 농촌 출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응답자는 도시 출신이다.
구소련연방공화국 시절 중앙아시아 고려인은 국경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왕래 하였지만 독립 국가 이후에는 월경 자체가 국제 이주로 간주된다. 독립 국가 전후로 결혼, 일자리, 교육을 목적으로 많은 수의 고려인이 중앙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이주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고려인은 다양한 국가에 가족과 친족원을 두고 있으며, 전화ㆍ인터넷ㆍ스카이프ㆍSNS 서비스 등의 통신매체, 선물 교환, 송금 등을 통해 초국가적 가족과 친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에 한국에 온 우즈베키스탄 안디잔 출신 J씨(남, 52)의 셋째 누나 가족은 1995년에 우크라이나로 떠나고, 2012년에 둘째 누나 가족은 어머니를 모시고 셋째 누나가 자리 잡아 놓은 우크라이나로 ‘고본질’(계절농사)을 떠났는데, 먼저 간 셋째 누나 가족은 이미 우크라이나 국적을 취득했다. 2001년에 한국에 온 S씨(여, 57)의 세 명의 여형제와 한명의 남동생은 1992년에 러시아 우수리스크로 ‘고본질’을 위해 이주하여 현지에 살고 있다. 2007년에 한국에 온 N씨(여, 42)의 부모와 남동생은 우크라이나로 이주하여 농사짓고 있으며, 여동생은 키르기스스탄의 고려인을 만나 현지에 산다. 2011년 한국에 온 G씨(남, 35)의 아버지는 1994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하였고, G씨 사촌형제들 역시 소련연방 붕괴 후 ‘무조건 살기 위해’ 러시아로 이주했다. 2012년 한국에 온 P씨(여, 39) 부모와 남동생은 2006년에 카자흐스탄의 쉼켄트Shymkent로 일거리를 찾아 이주했다. 2009년 한국에 온 A씨(남, 56)는 4년째 광주에 살지만 딸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산다. 이들 초국가적 가족과 친족원은 대체로 경제형편이 열악하여 한국 거주 고려인이 정기적으로 일정 액수를 송금하거나 필요시마다 현금이나 선물을 보낸다. R씨(남, 41)는 우즈베키스탄 어머니에게 매월 미화 100불, 장모에게 300~500불을 송금한다. J씨도 안디잔에 있는 친가와 우크라이나에 있는 처가를 합쳐 매월 미화 300불정도 송금한다. A씨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딸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송금하고, 특히 딸들 출산 때에는 손자의 의류와 한국산 전기장판 등을 보냈다.

한국으로 이주와 정착

한국으로 이주: 거시적 구조
국제 이주자는 이주 국가를 결정할 때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다. 자국의 정치ㆍ경제적 압박, 이주 대상국과의 역사적 관계, 임금수준과 고용기회, 가족 재결합 등 다양한 요인이 이주 국가를 결정하는데 고려된다. 개인 또는 행위자 중심적인 미시적인 수준에서의 이주 분석은 이주민이 개인이나 가족의 임금과 일자리뿐만 아니라 가족의 위기 분산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이주지를 선택함을 강조한다. 이와는 달리 개인의 힘을 뛰어넘는 어떤 힘에 의해 국제 이주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은 배출요인push factor과 흡입요인pull factor 간의 상호관계를 중요시한다. 이 시각은 이주가 일어나는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서, 국제 이주를 송출국가의 저임금과 높은 실업률, 정치적 불안정과 핍박 등의 배출요인과 수용국가의 고임금과 높은 고용기회, 우호적인 이민정책 등의 흡입요인 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1991년 소련연방체제 붕괴로 인해 중앙아시아 국가의 종족ㆍ종교 민족주의의 발흥에 따라 고려인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분야마다 지배적 민족과 언어를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소수민족의 하나인 고려인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카자흐인과 우즈벡인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소수민족의 하나로 인정하고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는 등 현지사회에 적응하거나, 러시아를 비롯한 인근 국가로 국제 이주를 선택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빨리 자본주의를 습득한 카자흐스탄에 비해 유일 공용어로서 우즈벡 언어 인정 등 우즈벡 민족 위주의 강경 정책을 시행하고, 시장경제 전환이후 침체된 경제상황을 경험한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그리고 멀리 한국까지 국제 이주를 시도한다.
2005년 한국에 온 B씨(여, 24)와 2003년 한국인과 결혼한 D씨(여, 26)처럼 20~30대의 고려인은 학교에서 우즈벡어를 배웠다. 그러나 사실 이들의 우즈벡어 능력은 러시아어와 비교될 수 없게 한계가 있다. 타슈켄트나 안디잔처럼 대도시에는 여전히 러시아어가 통용되므로 생활에 불편함이 없지만, 농촌에는 우즈벡어가 지배적이다. 우즈벡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무직에서 해고된 뒤 자영농이나 도시의 자영업 또는 단순 노동자로 전락하는 고려인이 발생하거나, 러시아와 고려인이 담당했던 건축 경영업무를 우즈벡 사람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껴 공직을 사임하는 일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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