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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88969150493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18-08-24
책 소개
목차
머리말│책과 멀어진 그대에게
1. 부자와 모녀
아버지와 나는 페친이다_백가흠
꽃수레와 나_은유
2. 부모가 된다는 것
육아휴직을 결심하다_김한별
집은 사람을 위해 있다_박혜란
3. 어떤 공동체
출동! 독수리 오누나_김제동
‘공대 아름이’는 왜 치마 대신 체크남방을 입게 됐을까_김현주
4. 몸에 대하여
초경의 기쁨과 슬픔_김보람
발끈하는 소년들_김중혁
5. 보편적인 혹은 특별한 경험
세상의 남자들, 그리고 그들의 유일한 신_목수정
군대 이야기_전윤탁
6. 외모에 대하여
‘안경앵커’ 임현주 “이제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 지우려 해요”_정혁준
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_이도은
7. 소수자로 산다는 것
커밍아웃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_김조광수
7년만의 재회_박김수진
8. 노년에 대하여
귀여운 할머니_박완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대책_고영직
책속에서
“한별 씨는 승진 욕심은 없나 봐?”
충격이었다. 육아휴직과 승진이 관련이 있던가? 그럴 수도 있겠다. 남들이 일할 때 쉬는 거니까. 정확히 말하면 육아를 하는 거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쉬는 것으로 볼 수 있으니, 승진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잇겠구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빠른 승진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까. 오히려 더 확실히 다짐하게 됐다. 꼭 육아휴직을 해야겠다. 만약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으로 승진이 늦어진다면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 김한별, 「육아휴직을 결심하다」
나는 몇 년 동안이나 이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한 끝에 드디어 위대한 발견을 했다. 즉, ‘집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 이 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나는 집을 위해서 살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노라고. 마음을 바꾸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노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사라졌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낼 일이 없어졌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날부터 우리 집은 남들 눈에는 ‘쓰레기통’으로 보였을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항상 개방되어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 박혜란, 「집은 사람을 위해 있다」
“네 여자친구는 왜 그런 걸 너한테 시키냐?”
남자친구는 생리대를 건네주면서 친구의 말도 전했다. 왜, 그런 걸, 너한테, 시키냐. 단순한 말 한마디에 담겨 있던 많은 의미를 그때는 파악하지 못했다. 중형 생리대 네 개에 1500원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친구를 위해 기꺼이 쓸 수 있는 금액이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종이에 손이 베여 밴드를 사다 달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그때도 그 친구는 ‘왜 그런 걸 너한테’라고 했을까.
― 김보람, 「초경의 기쁨과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