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사 일반
· ISBN : 9788971993361
· 쪽수 : 391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강시의 부활
1 비극의 탄생
인간 세상에서 솟아오른 무덤
'음양의 전쟁'을 부른 지하 보물창고
죽은 자와 산 자 모두를 떨게 한 도굴꾼
2 도굴의 시작
무덤을 파고 시체에 채찍질한 오자서
선진시대 도굴 비망록
무덤에서 발견된 두개골
뇌고돈 도굴 현장 재현
무덤굴에 빠져 죽은 도굴꾼
3 미스터리에 싸인 진시황릉
땅 위의 세상을 옮겨놓은 진시황릉
진시황의 자만과 고통
진릉은 정말 도굴되었는가
4 도굴 광풍
중국 최초로 박장을 거론한 제왕, 조조
72개의 의총의 수수께끼
며느리의 묘와 이어진 조조의 묘
제갈량의 묘지에 얽힌 이야기
왕공 귀족이 이끈 도굴 집단
5 고고학의 발굴 현장 생방송
부풍원의 능묘
양견의 '박장'유언
양광 묘 도굴 이후
6 도굴에 미친 사나이
도굴꾼을 속인 이세민의 박장
미치광이 도굴꾼 온도
「난정집서」를 둘러싼 논쟁
소릉 6준의 운명
'태자총'공릉 도굴 사건
7 도굴과 반도굴
북송 일곱 황제의 8릉
황제의 능을 도굴한 황제
두개골 요강을 만든 도굴꾼 중
기련곡에 묻힌 이민족 군주
8 능묘의 저주
대명의 도굴금지법
목재를 훔진 건륭과 만낭분의 시련
도굴과 유실된 문명
9 도굴 장군의 역사 비화
청 황릉 조성 과정
청 동릉의 비밀
군대와 토비의 황을 쟁탈전
지궁의 입구를 찾아서
지궁의 대문이 뚫리다
자희의 '살아 있는' 시체
폭파된 건륭의 지궁 입구
10 두 번 죽은 서태후
다시 찾아온 재앙
강희의 관곽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
뗏목을 타고 지궁으로 들어가다
11 부자가 되려면 무덤을 훔쳐라
민간에 전해지는 도굴 기술
남방의 집단 도굴꾼
도굴꾼의 가보, 낙양삽
12 절묘한 도굴 방지술
철벽과 석곽
물로 채우고 돌로 쌓고 모래로 메우고
칼, 창, 자동 궁노, 무장한 인형
축을 설치한 나무판과 쇠밧줄로 매단 돌
미궁과 가짜 묘
다양한 기술을 혼합한 도굴 방지법
에필로그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며
옮긴이의 말
땅 속의 산 자와 땅 위의 죽은자
리뷰
책속에서
병사들이 뚜껑 틈에 각자의 연장을 꽂았다. 이미 한 번 들어 올려서인지 이번에는 쉽게 관 뚜껑이 열렸다. 방금 전의 기체는 이미 사라졌고 매캐한 냄새만 코를 찔렀다. 병사들은 들어 올린 관 뚜껑을 북서쪽 모퉁이에 갖다 놓았다. 관 속의 시체와 보물은 엷은 가래나무 칠성판七星板(관 속의 시신을 덮거나 관 안쪽의 바닥에 까는 판으로, 북두칠성을 본 딴 7개의 구멍이 있어 '칠성판'이라 부른다)으로 덮여 있었다. 칠성판 위에는 불경의 경문과 묘지墓誌, 보살상이 금실과 금박으로 박혀 있었다. 칠성판을 걷어내자 반짝반짝 빛이 나는 진주 망사이불이 드러났다. 한 병사가 칼끝으로 이불을 들어냈다. 관 속은 무수한 빛줄기로 가득했다. 이 빛은 다시 보라, 자주, 빨강, 녹색 등의 빛깔을 내며 지하궁 곳곳을 비쳤다. 금방이라도 깨어날 듯 생생한 얼굴의 자희는 화려한 수의를 입고 구룡九龍이 꿈틀대는 봉관을 쓴 채 진귀한 오색의 보석들 사이에서 조용히 누워 있었다. 봉관 위쪽에는 비취 줄기의 순금 연잎이 사뿐히 얹혀 있었고, 발아래는 벽옥으로 만든 큰 연꽃이 깔려 있었다. 약 60cm 길이의 옥침玉枕은 녹색의 광채를 뿜고, 구룡 봉관 위에 꽂힌 보주 4개가 금빛으로 반짝였다. 해돋이가 시작된 수평선처럼 관 전체가 푸르고 환한 빛으로 너울거렸다. 자희는 꽃밭 속의 선녀인 듯 검푸른 먹빛의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광대뼈와 이마 사이로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 신비스러운 아름다움도 잠시였다. 외부의 공기가 갑자기 관 속으로 유입되면서 탱탱하던 그녀의 몸은 솨 하는 소리와 함께 금방 수축되었다. 분홍빛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자주색에서 다시 검은색으로 변해가고, 은은히 감고 있던 두 눈이 움푹 들어가면서 이마는 툭 튀어나오고 곰팡이가 변해 흰 털이 한 치나 자란 손도 바싹 쪼그라들고 꾹 닫고 있던 입술이 옆으로 벌어지면서 이빨이 훤히 드러났다.
그때였다.
"시체가 살아 있다!"
―9장 「자희의 '살아 있는' 시체」 중 271페이지
일단 한 번 쓰기 시작하자 낙양삽은 금방 도굴꾼 사이에 퍼져나갔다. 대장장이 장씨는 한 달에 대양을 300개씩이나 벌어들였다고 한다. 직경이 작아 주로 구멍을 뚫고 땅속을 탐측하는 용도로 썼으므로 사람들은 이것을 '탐측삽'이라 불렀다. 또 처음 등장하고 사용된 지역인 낙양의 이름을 따 '낙양삽'이라 부르기도 했다.
명대의 철침에서 민국 초 낙양삽으로의 변화는 중원 지역, 더 넓게는 중국 북방 전체의 도굴꾼이 사용하는 탐측 도구의 역사에서 일종의 혁명이었다.
―11장 「도굴꾼의 가보, 낙양삽」 중 344페이지
중국 도굴산업 시스템
중국 도굴 산업의 전반적인 체계는 이렇다. 샤쿠와 투이쯔가 도굴해서 문물을 훔쳐내는데, 그들이 가진 기술의 함량에 따라 몇 백 원에서 몇 천 원까지 고생스레 돈을 번다. 그들을 고용하고 도굴 비용을 대는 사람은 즈궈라고 불린다. 장옌은 비교적 고난이도의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특수한 역할을 맡는다. 그들은 보통 옛무덤을 찾고 문물을 감정한다. 어떤 이는 즈궈에게 고용되기도 한다.
일부 장옌은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의 감정 실력으로 도굴된 문물 전부를 구입하기도 한다. 즈궈의 손에 있는 문물은 보통 2급 문물시장으로 들어가고 가격도 그다지 높지 않다. 장옌은 종종 획득한 문물을 북경 등 3급 문물시장으로 보내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가격이 수십 배 이상 뛴다. 2급 시장의 문물 중 어떤 것은 구입자에 의해서 바로 국외로 유출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3급 문물시장으로 가게 되는데, 그 경우 가격이 보통 수십 배 이상 뛴다. 3급 시장의 문물 중 어떤 것은 개인 수장가나 브로커에게 구입되고, 어떤 것은 홍콩을 통해 외국으로 유출된다.
여러 차례 외국 상인의 손을 거쳐 최종적으로 문물은 대형 골동품상으로 가기도 하고, 1급 문물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정보들이 다 세탁된 상태에서 당당하게 경매에 붙여지기도 한다. 1급 수장가가 구입하기도 한다. 문물의 거래 가격은 최초 가격의 만 배 이상이다. 이쯤이 되면 문물의 회수는 어려워지고 도굴꾼도 영원히 법 밖에서 노닐게 된다. 이러한 도굴을 통한 문물의 유출 과정은 6장 「‘태자총’ 공릉 도굴 사건」에 생생하게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