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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72756811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 의자의 안부
달콤한 내일|잎|어둠의 책상|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의자의 안부|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사물을 위한 여백
2 다섯 개의 질문
어린 시절 창가에서|다섯 개의 질문|자기 고백을 위한 가구|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나선형의 벽|두려움의 종류|공항의 사물들|쥐스킨트의 방|새해 소망|그러나 그래도 그렇지만|모방과 착각|매미의 두 인생|다른 방법
3 모래의 힘
먼지|그리운 맛|두려움에 대하여|유리병 속의 편지|보이지 않는 작품|대위법|떠나는 사물들|모래의 힘|이별
4 단 하나의 책상
직전의 시간|필담|마음속의 지평선|거절당한 사랑 이야기|구름 메시지|구름이나 한 점|실패하지 않는 일|동시대라는 감옥|단 하나의 책상|단 하나의 연필|3인칭의 그림|돌의 종류
5 아직 쓸어야 할 마당
먼지 드로잉|변신|움직이는 신|양의 탈을 쓴 늑대/늑대 탈을 쓴 양|뒤로 걷는 구두|행위예술가|나는 괜찮아, 아이 엠 오케이|새로운 삶|그림의 속도|삼각대|주사위는 던져졌다|아직 쓸어야 할 마당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른 아침 책상에 앉아 스케치북을 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검정색 표지를 열고 하얀 종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가족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간에 한 시간 남짓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대개 한두 페이지를 겨우 채우는데 어떤 날은 단 한 줄도 쓸 만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이 일은 하루도 거를 수 없다. 그것이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시작이고 중심이기 때문이다. 새벽의 어스름한 회색빛 속에서 어제를 되새기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생각하는 것. 이 일은 마당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
_「책머리에」 중에서
그림 속에는 상반된 두 개의 생각이 들어 있다. 한편에는 달콤한 내일의 초콜릿에서 한 조각을 미리 베어 먹으며 쓰디쓴 오늘을 잊고 싶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조와 연민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내일이 던져주는 장밋빛 약속에 의지하지 않고 현재에 몰입하고자 했던 나 자신에 대한 독한 다짐이 있었다. 이것은 미술가로서 불확실한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오늘을 견뎌야 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다.
그 얼마 뒤에 나는 한 토막의 쇠를 깎아서 이 그림 속 초콜릿과 모서리의 잇자국을 그대로 묘사한 작은 조각품을 만들었다. 얼핏 실물처럼 보이는 그 가짜 초콜릿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내일을 기대하지 않겠다는 것, 더 이상 내일을 뜯어먹으며 오늘을 살 수는 없다는 나 자신에 대한 선언이었다.
_「달콤한 내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