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역사학 > 역사학 일반
· ISBN : 9788972884217
· 쪽수 : 53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 역사는 픽션인가
1. 이야기꾼 헤로도토스와 세계사
2. 동전의 양면, 투키디데스와 헤로도토스
3. 랑케, 그리고 역사와 문학의 결별
4. 과학적 역사는 가능한가
5. 잠든 역사를 깨운 크로체의 선언
6. 풍랑 위의 역사, 흔들리는 역사학
7. 언어의 그물에 걸린 역사
8. 페미니즘, 역사가에게 딴지를 걸다
9. 포스트모더니즘, 후기구조주의, 역사학의 삼각관계
10. 늪에 빠진 홀로코스트 논쟁
11. 역사전쟁
12. 역사, 환경사를 넘어 지구사로 진화하다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왜 헤로도토스는 당시로서는 비교적 새로운 문학 형태였던 산문으로『역사』를 썼을까? 그는 왜 시가 아니라 산문을 선택했을까?『역사』도입부에는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라케다이몬의 왕비 헬레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알렉산드로스의 탈출 이야기가 나온다. 다시 말해『역사』는 시작부터 호메로스의 『일리아드』가 누려온 권위에 도전장을 내밀며 호메로스의 형식과 반대되는 역사서술과 회상의 형태를 확립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낸다. 시는 확고부동한 결정과 완결을 요구한다. 특히 서사사의 경우에는 최종적 처벌이 수반된다고 헤로도토스는 말한다.『일리아드』같은 서사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를 엄격하게 추구하는 데 비해, 산문을 훨씬 융통성이 있고, 세속적이다. 즉 산문은 모든 종류의 가능성을 받아들일 수 있고, 한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와 충동시킬 수 있다. 이것이 헤로도토스가『역사』에서 사용한 서술방식의 특징이다.
역사는 지금까지 과거를 판단하고, 후세를 위해 현재를 가르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고귀한 일을 위해 역사는 추정하지 않는다. 역사는 오직 실제로 그것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려 할 뿐이다.
보존과 숭배를 희구하는 고고학적 역사는 “옛날에 존재했던 것을 세심하게 돌보는”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설령 그것이 “사소하고, 접근이 어렵다고, 부패하고, 퇴화한” 것이라 할지라도 역사의 “고쳐 쓴 자국이 남아 있는 양피지(원래의 글 일부 또는 전체를 지우고 다시 쓴 고대 문서-옮긴이)”에 기록된 지식과 위엄을 보존한다. 과거에 대한 고고학적 숭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더 새로운 것을 사냥하느라 여념이 없는 국가의 행동을 바로잡는 데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 숭배의 단점은 “사람과 공동체, 민족 전체의 고고학적 감각이 언제나 극단적으로 제한된 가시 범위를 갖는다”는 것이다. 고고학적 역사는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들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오직 몇 가지만을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본다. 그런 까닭에 고고학적 역사에서 인지하는 것을 그 밖의 다른 것들과 관련짓는다는 것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