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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76821522
· 쪽수 : 112쪽
책 소개
목차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네프스키 대로의 지도 _ 06
상트페테르부르크 _ 13
겨울 _ 45
네바 강의 경마 _ 67
겨울궁전의 무도회 _ 81
옮긴이 해제 _ 95
테오필 고티에 연보 _ 104
리뷰
책속에서
오래 꿈꾸어 오던 미지의 도시에서 처음으로 외출하여 이리저리 거리를 거니는 것은 여행자가 맛볼 수 있는 가장 생생한 즐거움들 중의 하나이고, 여행자에게 여정의 피로에 대한 대가를 갑절로 치러 주는 일이다. 밤의 신비와 환상적인 부풀림, 불빛이 뒤섞인 어둠 덕분에, 그런 즐거움이 밤에 훨씬 더 커진다고 말하면, 지나치게 멋 부린 표현이 될까? 눈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상상력이 채워 넣는다. 현실의 윤곽선은 아직 그다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고, 화가가 나중에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은 그림처럼 풍경의 초벌 그림이 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낸다.
“뭐예요! 바로 숙소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요?” “맞아, 이런 날씨에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을 바깥으로 끌고 다니다니! 사람들 귀와 코를 얼게 만들려고 작정이라도 했소?” “우리는 여러분께 ‘러시아의 겨울’을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약속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는 중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기온이 영하 7~8도도 안 되니, 거의 봄 날씨지요. 네바 강에서 야영하던 사모예드들도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걱정은 잡아 매시고 용감하게 우리를 따라오세요. 트로이카의 말들이 문 앞에서 발을 굴러 가며 조바심을 내고 있잖아요.”
빛 조각들이 모이고 흩어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그림들을 만들어 내는 만화경, 또는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화포(?布)가 꽃이 되고, 꽃잎이 왕관으로 바뀌고, 이윽고 루비에서 에메랄드로, 토파즈에서 자수정으로 변하며 다이아몬드 주위를 태양처럼 선회하는 회전 채광판에나 비유할 수 있을까. 무도회장은 마치 황금과 보석과 꽃들이 어우러진 이동식 꽃밭처럼, 끊임없이 요동치며 변화무쌍한 빛의 아라베스크 무늬들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