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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예술/사찰
· ISBN : 9788987350806
· 쪽수 : 251쪽
· 출판일 : 2005-05-15
책 소개
목차
서문_불교미학의 비원
미의 법문
무유호추의 원
미의 정토
법과 미
부록1 야나기 무네요시의 불교미학 4부작 해제
부록2 주요 인물 소개
부록3 야나기 무네요시 연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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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미의 법문』 중에서
‘미의 법문’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알리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본성이 미추를 초월하여 있으면 누구든 무엇이든 구원 속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려는 것입니다. 구원은 약속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미와 추의 다툼에 몸을 던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구원은 구원될 자격을 갖추어 구원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어떻게 완전한 자격을 갖출 수 있을까요. 그래서 부처가 그 자격을 갖추어 인간을 맞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구원이 이미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살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미추를 초월한 불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 본연의 성을 떠나서 진실한 미는 없습니다. 이와 같이 가르치는 것이 ‘미의 종교’입니다.
일자무식의 무명의 공인들이 이 세상의 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 대다인大茶人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이도 다완井戶茶碗’[조선 다완, 본문 155쪽의 그림 1 참조]이 무엇보다도 좋은 예가 아닐까요. 그것들은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한두 사람이 아니었으며, 더욱이 가난한 도공들이었습니다. 그 각각이 천재였다는 것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공인들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싸구려를 만들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일일이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대충 손쉽게 만들었습니다. … 말하자면 미나 추가 고려되지 않은 작품입니다. … 그들은 담담히 보통의 것을 만들었던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구원되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여기서 ‘평상심’을 설하는 자력문을 저절로 만남을 느낍니다. 타력의 작품인 ‘이도’가 선의 의미[禪意]에 맞는 까닭입니다. 결국은 자타양문自他兩門이 일여一如라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유호추의 원』 중에서
‘호추 없음’이라는 것은 모든 것이 모두 같게 되어 차이가 없게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하나가 다른 채로 모두 구원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 ‘귀얄문 다완’[고려 다완, 본문 158쪽의 그림 2 참조]의 예처럼 하나하나 칠하는 방법이 달라서 한 개도 같은 게 없습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칠해도 모두 아름답게 되는 그러한 경지에서의 작업입니다. 거기를 가리켜 ‘호추 없는’ 세계라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사람의 상하와 현우賢愚도 기술의 교졸巧拙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그대로의 상태에서 곧 미에 연결됩니다. 이러한 미가 ‘불이미’이고 ‘여미如美’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