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0062215
· 쪽수 : 263쪽
· 출판일 : 2007-03-15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어머니의 품 같고, 고향 같고, 추억 같은
제1부 아름다움이 사무치는 절
부석사 - 불빛들이 막 켜질 즈음 마음속에 절 한 채가 / 신경숙
선암사 - 가난하다 싶게 소박해 한 폭의 옛 그림 같다 / 송영방
쌍봉사 -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던 첫사랑처럼 / 윤제림
통도사 - 홍매 가지가 선방 문에 붉은 그림자를 남기고 / 정일근
운문사 - 연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의 호쾌한 도량 / 이호신
화암사 -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가고 있는 절 / 안도현
제2부 서럽고 지친 내게 위안이 되는 절
실상사 - 풀들이 우북우북 자라 괜히 편해진다 / 김용택
다솔사 - '마음 없이' 사는 법을 생각하게 한다 / 문태준
길상사 - 무념이 길어질수록 마음이 건강해지는 걸 안다 / 육상효
상원사 - 문수의 지혜가 깃든 내 넋의 안식처 / 전성호
전등사 - 한번 다녀오면 마음의 오물이 모두 씻겨지는 듯 / 김흥우
문수암 - 문득 떨치고 찾아가 그 고요를 맛보고프다 / 진옥섭
일선사 - 서럽고 두려운 삶이라 마음에 담아두고 견딘다 / 정현기
제3부 추억이 어려 있는 절
천관사 - 문학병이 들어 열아홈 살의 겨울에 찾아갔던 절 / 한승원
미황사 - 내 인연 어딘가에 있을 금샘을 찾아서 / 성석제
대자암 - 깊은 토굴에서 텅 빈 공간만으로 보낸 한 해 / 송기원
금대암 - 산사에서의 인상적인 만남들이 소설로 드라마로 / 강석경
백담사 - 겨울철마다 속세를 등진 선비처럼 동안거하다 / 오세영
갑사 - 승속의 구별 없이 모두 품안에 받아들여 살갑다 / 김승호
제4부 잔잔한 깨달음이 다가왔던 절
운상원 - 아는 이도, 들어가 본 이도 드문 참선 도량 / 우찬규
파계사 - 아픔과 뉘우침 없는 그런 원을 담고 싶다 / 이상범
개심사 - 마음을 씻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 김해자
분황사 -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려 있다 / 김창국
승가사 - 지난날의 환희와 좌절이 여전히 내 안에 있음을 / 김석철
해인사 - 정진하는 스님들로 가득해 아름답고도 무서운 절 / 윤양미
제5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절
송광사 - 늘 "내가 전생에 송광사 승려였던 모양"이라 했더니 / 최완수
화염사 - 그 역동적인 산의 기운이 통했던 것인가 / 전병삼
영국사 - 사찰음식을 연구하던 어머니의 숨결이 배인 산사 / 한복려
골굴사 - 내 무용에 새 기운을 불어넣어준 선무도의 본산 / 박일규
칠장사 - 일년 만에 계를 받고 가사 장삼을 걸쳤다 / 김재일
일지암 - 내 어머니의 땀과 손길로 복원된 각별한 암자 / 김의정
선림사 - 할머니는 늘 자손님네 무병장수를 빌었다 / 권영민
제6부 잊지 못할 스님으로 기억되는 절
상무주 - 불쑥 감자를 쥔 시커먼 주먹을 내밀던 스님 / 김홍희
청량사 - 스님의 글귀가 소중한 건 인연 때문이 아닌지요 / 최명숙
등명낙가사 - 옆과 뒤에 눈이 있으신 스님은 신장님이 아닐까 / 황남수
각연사 - 나도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소리치는 스님 / 박성득
육주사 - 스님의 손길로 절에는 사시사철 꽃향을 날렸다 / 김영희
경국사 - 법명도 지어주시고 격 없이 대해주시는 큰스님 / 전무송
제7부 가람에 취해 찾아가는 절
환성사 - 불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가람의 흔적들 / 곽동해
연곡사 - 하늘로 날아오를 듯이 생생한 전설의 새 가릉빈가 / 복효근
내소사 - 꽃창살을 보노라면 대웅전이 날아갈 듯 숨을 쉰다 / 이종수
은해사 - 절마다 쥐를 찾아다니다가 만난 흰 쥐, 검은 쥐 / 김우림
선운사 - 추사 글씨가 새겨진 백파율사 부도를 보았는가 / 구효서
거조암 - 단조로운 외모에 나뭇결이 생생한 장엄한 내부 / 김대벽
사성암 - 벼랑에 새겨진 부처의 시선이 무등산 능선에 / 이태호
제8부 내 마음에 천년을 살아온 절
운주사 - 우주를 잉태하려면 천년을 누워 있어야 하는가 / 김영만
백양사 - 호연한 기상만은 잃지 말라 / 문형동
천은사 - 가슴이 쿵쿵 뛰며 고향에 온듯 익숙한 기억이 / 김호연
개목사 - 다 잃어도 길 찾는 눈만 잃지 않으면 무엇이 두려우랴 / 안상학
고운사 - 언제고 깨달음을 위해 최치원처럼 정진하고 싶다 / 오강남
백련사 - 천년 동안 하루도 끊이지 않았던 목탁 소리 / 김정옥
부록
내 마음에 남은 절 찾아가기
내 마음에 남은 절 지도
책속에서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눈 둘 데가 많은 곳이었다. 그런데도 내게 부석사는 해가 떨어진 겨울날으 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절로 각인되었다. 그 유명한 무량수전이나 부석보다도 인적이 없는 경내의 그 적막과 어울리게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대웅전 앞에 서서 무엇인가를 소원해던 기억도 난다. 되돌아 내려오면서 문득 뒤돌아보았을 때 막 켜지기 시작한 불빛 또한 매우 은은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다시 떠난 곳으로 돌아기기 위해 자동차에 오를 때까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절 한 채가 들어앉은 순간이기도 했다.
부석사에 다녀온 후 나는 '부석사'라는 제목의 소설을 한 편 썼다. 현실 속의 나는 부석사를 그 고즈넉함 속에 마음을 묻엇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부석사에 이르지 못하고 눈 내리는 소백산 어느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걸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현실의 부석사는 길을 잃을래야 잃을 수도 없지만 아무나 그곳에 가게 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그렇게 발현되었다. - 신경숙, '불빛들이 막 켜질 즈음 마음속에 절 한 채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