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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스

블러드 오스

(피의 맹세)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은이), 이미정 (옮긴이)
  |  
북로드
2011-07-29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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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스

책 정보

· 제목 : 블러드 오스 (피의 맹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91239753
· 쪽수 : 480쪽

책 소개

초자연적 존재들로부터 대통령과 시민들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뱀파이어 케이드, 그리고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젊은 정치인 잭의 활약상을 그린 소설. 실제로 작가는 폭로 전문기자로 활약했던 경험과 정치적 지식을 적극 활용, 이야기에 현실성을 불어넣음으로써 뱀파이어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현실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소개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아이다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이다호 대학교를 졸업한 후 <워싱턴 먼슬리>, <뉴욕 포스트>, <뉴 리퍼블릭>에서 수년간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이때 취미 삼아 쓴 각본 <아카데미(The Academy)>가 MGM과 계약이 체결되면서 전업 작가로 변신, 로스앤젤레스로 자리를 옮겨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새로운 시도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작가는 2010년,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대통령과 사람들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뱀파이어 너대니얼 케이드의 활약상을 그린 첫 소설 《블러드 오스:피의 맹세》를 발표하며 대중과 언론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후속작 《대통령의 뱀파이어》, 《Red, White, and Blood》로 이어진 ‘너대니얼 케이드 시리즈’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속도감으로 엔터테인먼트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시리즈는 <이퀄리브리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자 루카스 포스터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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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 (옮긴이)    정보 더보기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서강방송아카데미 번역 작가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마지막 잎새》, 《월마트 이펙트》, 《그들의 생각은 어떻게 실현됐을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소통의 심리학》,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시간 여행》, 《크리스털 세계》, 《파친코 1, 2》, 《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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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제가 이 일을 거절한다면요?”
그리프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정말 이대로 걸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모든 것을 다 보고서? 앞으로 목격하게 될 모든 일을 뒤로한 채 떠날 수 있을 것 같나?”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내 말 똑똑히 들어요, 노인장. 난 절대…….”
“협박은 그의 일이 아냐.”
순간 잭은 어디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몸을 돌리자 바로 뒤쪽에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건 내 일이지.” 남자가 이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잭보다 키가 큰 그 남자는 낡은 검은색 작전복을 입고 있었다. 젊고 창백한 남자였다. 창백해도 너무 창백했다.
남자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이 지나치게 고요해서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았다. 관 속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고요함이 흘렀다. 남자는 그렇게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잭은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났다. 머릿속에 ‘도망쳐’라는 글자가 가득 찼던 것이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잔뜩 겁을 먹은 채 모닥불 가장자리에 모여 앉은 사람들처럼 본능적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았다. 문득 잭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을 사냥해온 존재와 한자리에 있음을 직감했다. 인간이 아닌 존재, 최상층 포식자가 눈앞에 있었다.
그때 남자가 미소를 짓자 송곳니가 드러났다. 잭의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말을 하려고 애썼지만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뭔가 따뜻하고 축축한 것이 잭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랬다. 잭의 눈앞에 버티고 선 그 존재는 분명히 뱀파이어였다. 잭과 뱀파이어, 그 둘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잭의 신발 주변에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잭이 공포에 질려 오줌을 지린 것이었다. 뱀파이어가 미소를 거두더니 잭의 어깨 너머를 바라보며 그리프에게 말을 걸었다.
“이 애송이가 신참이야?”
“이쪽은 잭 배로스, 저쪽은 너대니얼 케이드. 대통령의 뱀파이어야.” 그리프가 두 사람을 소개시켰다.
잭은 여전히 꼼짝할 수 없었다.
케이드가 다시 한 번 잭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걸레 있는 곳부터 알려줘야겠군.”


“하느님 맙소사……. 누군가가 우리를 죽이려고 드는 판에 은행강도라는 꼬리표까지 달고 다니자는 겁니까?”
“임무수행이 우선이야.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어.”
“경찰한테 잡히면 뭐라고 할 건데요? 네? 생각해보기나 했어요? 하느님 맙소사, 젠장, 하느님 맙소사.”
“그만.” 케이드가 으르렁거렸다.
그 말 한마디가 따귀처럼 잭의 얼굴에 내리꽂혔다. 잭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케이드의 얼굴이 분노와 고통으로 어두워졌다. 케이드가 잭을 뚫어질 듯 노려봤다.
“그만해.” 케이드가 다시 말했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들리는 목소리 같았다. “임무수행에 필요한 일이야. 그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명심해.”
우왕좌왕하던 잭은 어느새 사라지고 공포에 질린 잭이 그 자리를 채웠다. 폭탄 공격에 무섭도록 큰 충격을 받았지만 잭에게는 여전히 케이드가 더 무서운 존재였다.
다행스럽게도 케이드의 마지막 남은 기운이 다한 것 같았다. 케이드가 좌석 위로 미끄러지듯 쓰러졌다. 그의 두 눈이 퍼덕거리다가 감겼다.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케이드는 햇빛에 익어가고 있다.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이 시시각각 그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 안개가 걷히면서 또 하루가 아름답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잭은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떠날까 생각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발각되기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히 잭을 알고 있다.
게다가 케이드는…….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케이드가 아니었다면 잭은 지금쯤 잔해 더미 아래에 스며든 한 줌의 핏덩이로 변해버렸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두 가지 사실만은 확실했다. 잭이 표적이라는 것과 이 상황에서 잭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자가 자동차 뒷좌석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자니 지난 24시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그동안 알아낸 모든 사실을 소화해내려고 가상의 기자회견을 상상했다. 한동안 백악관에서 일해본 경험으로, 승냥이 떼 같은 언론인들을 다룰 때만큼 집중하기 좋은 때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문 : 배로스 씨, 뱀파이어 보좌관으로 선출됐다고 하셨죠? 현실과의 괴리감에 정신적 충격을 받지 않았나요?
답 : 그를 만났을 때 잔뜩 겁에 질렸었죠. 생생한 공포에 저절로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다했어요. 그에게는 날카로운 송곳니도 있죠. 네, 맞습니다. 전 뱀파이어와 한 팀이 됐어요.
문 : 그는 인간을 먹나요?
답 : 자기 말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군요.
문 : 그 말을 믿습니까?
답 : 의심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지금까지는 말이죠. 네, 헬렌, 질문하세요.
문 : 미국 정부는 다른 초자연적 존재들도 고용하고 있나요? 국무부에 늑대인간도 있습니까?
답 : 그건 국무부에 직접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건 국세청에 좀비가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뱀파이어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말씀드릴 게 없어요.
문 : 나눠 주신 자료를 보면 뱀파이어가 태양광과 불에 약하다고 나와 있군요. 마늘은 어떤가요? 은은 또 어떻죠?
답 :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그에게 마늘 피자나 보석을 사준 적이 없어서요.
(웃음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진다.)
문 : 운멘쉬졸다텐이라는 위협적인 존재 말인데요. 그것을 막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것 같군요.
답 : 질문만 받습니다.
문 : 계속 나오는 ‘지하 세계’는 대체 뭘 말하는 겁니까?
답 : 기밀사항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문 : 모른다는 말씀이군요.
답 : 이만 기자회견을 끝내겠습니다.
문 : 배로스 씨,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 평생의 소원입니까?
답 : 모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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