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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국내여행에세이
· ISBN : 9788991274266
· 쪽수 : 302쪽
· 출판일 : 2007-12-28
책 소개
목차
1권
책머리에 : 우리 시대, 우리 땅, 우리 글
토지(박경리) - 악양 들녘 감아 흐르는 우리 시대의 전설
고향(정지용) - 시궁창이 되어버린 옛 이야기 지줄대던 실개천
무녀도(김동리) - 죽음을 유혹하는 마지막 굿을 삼킨 늪
돈황의 사랑(윤후명) - 단칸방 쇠침대 위로 달려오는 돈황사자
일월(황순원) - 고독이 실재하는 분디나뭇골
장길산(황석영) - 천불산 미륵불을 이룬 장산곶 매
객주(김주영) - 길의 문학 피워 낸 그 길에 객주는 없고
변방에 우짖는 새(현기영) - 변방의 삶을 거부하던 그 함성들
에미(윤흥길) - 여인의 흩뿌린 한이 쌓인 미륵산
엄마의 말뚝(박완서) - 먼지와 바람이 증언하는 민족사
그 바다 끓며 넘치며(한승원) - 여인의 교태처럼 요사스런 잔물결의 바다
지리산(이병주) - 계곡의 메아리로 남은 패자들의 아픔
아메리카(조해일) - 이 밤도 꿈을 좇는 기지촌 민들레
소시민(이호철) - 실향보다 더 슬픈 삶, 위안 없는 세월
무진기행(김승옥) - 시간도 삶도 안개되어 떠돌던 음험한 공간
요한 시집(장용학) - 포로 없는 수용소에 남아 있는 이념의 상처
태평양(이제하) - 정겨운 교사 구석에 스민 스승의 궤적
황제를 위하여(이문열) - 잃어버린 황국 터엔 못 다 꾼 꿈의 형해
분례기(방영웅) - 한 시대의 잔영이 되어버린 가난의 숙명
모래톱 이야기(김정한) - 삶은 한인가... 낙동강이 유실한 실낙원
몽실언니(권정생) - 삶의 고난을 끌어안은 세상의 언니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만다라(김성동) - 황홀한 비상을 꿈꾸는 병 속의 새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전경린) - 사회 모럴에 개인 모럴은 함몰되는가
해설 : 아름다움이라는 마약 / 박철화
2권
책머리에 : 아스라한 길, 그 기억을 위하여
질마재 신화(서정주) - 신화가 현실과 함께 사는 시의 고향
임꺽정(홍명희) - 흔적과 전설 사이에 남아 있는 평등의 외침
당신들의 천국(이청준) - 풍광에 가려진 인고의 세월
광장(최인훈) - 이념이 몸부림치는 이명준의 바다
관촌수필(이문구) - 시간 속으로 스러지는 고향의 잔영들
신궁(천승세) - 한을 실은 화살처럼, 포구에는 빗줄기가 꽂히고
금강(신동엽) - 순결과 분노를 끌어안은 강물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이어령) - 우주의 공간질서와 함께하는 나뭇잎 하나
추억에서(박재삼) - 죽음과 신생이 함께 반짝이는 저 물비늘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 시각이 정지된 양, 아직도 그대로인 '난장이들의 삶'
남한강(신경림) - 천험(天險)의 여울 따라 쓸려가는 풀뿌리들
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 - 황혼 골목을 적시는 애달픈 호객 소리
태백산맥(조정래) - 밥과 이념이 뒤엉킨 빛바랜 상흔(傷痕)
절, 그 언저리(김지하) - 시대의 바다를 헤엄쳐 온 오디세우스
흑산도(전광용) -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다져진 성산
붉은 강(강은교) - 고난의 강물 위에 놓인 그리움의 다리
산(서정인) - 태초의 신생처럼 빛나는 먼 섬
안개 시정거리(한수산) - 추억마저 마멸시킨 안개의 덫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황지우) - 뱃전에서 들려오는 환생의 물소리
배소의 꽃(송기원) - 미움을 지운, 대립의 해방공간
짐승의 시간(김원우) - 다친 짐승의 상처핥기 식 자기고백
봄날(임철우) - 아직도 절망이 돋아나는 5월, 광주
이 시대의 아벨(고정희) - 시대를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섬진강(김용택) - 사람의 기쁨과 고난, 그 삶의 무게
노동의 새벽(박노해) - 모두에게 서로 다른 얼굴을 한 우리의 새벽
리뷰
책속에서
200여 킬로미터를 달려온 섬진강은 악양면에 이르러 우람한 지리산의 맥을 끊고, 그 자리에 비옥한 800여 정보의 넓은 들판을 펼쳐 놓는다. 여기가 '최 참판댁'의 4대에 걸친 이야기가 시작되는 평사리다. 3면이 지리산 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 섬진강을 끼고 있는 가랑잎 모양의 이 들판을 바탕으로 우리 문학사상 가장 방대하고 중후한 『토지』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 <토지>는 4세대에 걸친 최 참판댁의 가족사와 함께 한 마을의 집단적 운명이 평사리에서 북간도, 진주, 서울, 중국 대륙 등으로 광역 이동되며 조명되는 총괄적인 소설이다. 작가가 떠올리려는 삶의 다면성에는 양반과 상민의 관점이 교차하며 불교, 동학, 무속, 유가, 기독교적 세계인식과 윤리의식이 치밀하고도 뜨겁게 얽혀져 있다. 그 자리에 서 본다. 들판이 훤히 보이고 그 너머로 섬진강이 휘어져 돌아가고 있다. 옆은 대숲이다. 바람이 스치자 대숲은 <토지>의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듯 신비스러운 소리로 응답한다.
- 박경리의 <토지>의 고향을 찾은 박래부의 글, '악양 들녘 감아도는 우리 시대의 전설' 중에서
국제 금융자본의 지배 아래서 저무는 세기의 황혼에, 평등을 향한 인간의 열망이 삶을 쇄신하는 견인력으로 작동되어 왔다는 역사인식은 노을에 젖어 시장하고, 그 노을 속에서 <태백산맥>을 읽는 일은 쓰라리다. 지금, 평등이라는 말은 너무 멀어서 아득하다. 그러지 말고, 그냥 밥 세끼라고 해두자. 야산대장 염상진을 따라서 산으로 들어가서 총 맞아 죽고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붙잡혀서 매 맞아 죽은 수많은 소작농 출신 전사들의 마음속에서, 이념화한 평등의 신기루가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계급의 이름으로 삶을 추상화하지 않았다. ... 지주는 다만 그 아비가 지주인 이유만으로 목측이 소진하는 지평선까지의 들판을 소유하는 지주였으면, 소작농은 그 아버지가 소작농인 이유로 소작농이었는데, 사람은 누구나 그 아비의 자식일 수밖에 없었다. ... 벌교 역전 어시장에는 새벽 5시부터 광주리 생선장수 아줌마들이 장사진을 치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끼리 사고파는 물고기들은 경건해 보였다.
-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배경인 벌교를 찾은 김훈의 글, '밥과 이념이 뒤엉킨 빛바랜 상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