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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1706811
· 쪽수 : 182쪽
· 출판일 : 2014-04-08
책 소개
목차
백과사전Encyclopedie 7
옮긴이 해제 165
책속에서
‘백과사전’의 목적은 지구상에 흩어져 있는 지식을 모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지식의 일반 체계를 제시하고, 이를 우리 다음에 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지난 세기의 연구들이 다가올 미래에 쓸모없는 것이 되지 않을 것이고, 우리 후손은 더 교양을 갖추어 덕성이 더 높아지고 더 행복해지게 되고, 우리는 죽기 전에 인류에 큰 공헌을 할 수 있게 된다. […] ‘백과사전’이라는 방대한 분야를 검토하게 될 때, 뚜렷이 드러나는 한 가지 사실은 그것이 단 한 사람의 작업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그 짧은 인생에 어떻게 자연과 기술의 보편 체계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수많은 학자들이 모인 학회 크루스카 아카데미에서 이탈리아어 어휘집을 만드는 데 사십 년이 걸렸고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들은 육십 년 작업 끝에 사전의 초판을 냈다. 그런데 언어 사전dictionnaire de langue이란 무엇인가? 가능한 완전하게 제작된 어휘집vocabulaire이란 무엇인가? 채워야 할 표제어들을 백과사전적이고 체계적raisonn?인 사전의 방식으로 대단히 정확하게 모아 놓은 것을 말한다.
인간의 진보와 행복은 안락한 서재에 앉아서 천체의 운행을 계산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잘 수집된 표본이 있더라도 박물관에서 얻는 지식은 자연과 직접 만나면서 얻는 지식과 비교할 수 없다. 왜 디드로는 “자연을 응시”하겠다고 말하는가? 그것은 수학자의 추상적인 자연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전하는 ‘숭고한 자연’을 직접 만나겠다는 말이다. 이는 자연과 신을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그 어떤 철학적 경향과도 관련이 없다. 신도, 자연도 인간을 위해 세상을 창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없다면 “세상은 아무 말이 없고 침묵과 어둠이 엄습하게 된다. […] 인간이 나타나야 존재들이 흥미를 갖게 되”(86쪽)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과사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모든 것이 귀결해야 하는 유일한 항”은 곧 인간이다. 인간의 작업이기에 <백과사전>은 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백과사전>을 비판할 자격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더 확장된 지성을 누리게 되어 지나간 시대의 공과를 엄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지, 지식을 독점하고 이로써 권위를 휘두르고 사적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결코 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디드로가 이십여 년을 꼬박 바쳐 <백과사전>을 끝내 완성했던 신념이자 동기이다. - <옮긴이 해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