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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467667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2-04-10
책 소개
목차
1.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
2. 문학의 절실성
3. 로마의 휴일
4.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
작품 해설_송희복
작가 연보
책속에서
우리의 양복 차림은 어색하다. 어색하긴 하지만 양복을 입고 있다는 것, 즐겨 입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어색한 유럽인이다. 어느덧 우리들은 어색한 그대로 유럽인이었다. 유럽인이 되고 나서야 동양에의 회귀를 생각하게 되었다. 유럽에선 찾을수 없는 보물이 동양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공자와 장자, 사마천을 그 본연의 가치로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유럽인이 되어야 했다는 사실엔 애달픈 진실이 있다.
여행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로마네스크하게 물든다. 윤리적 결벽감, 도덕적인 자제력이 다소 이완되기 마련이다. 켈리도 그런 기분이었는지 모른다. 동양의 남자가 백인의 여자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그만큼 백인 여자도 동양 남자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것일까. 그런데 그 호기심이 본고장에 있을 땐 행동으로 발현되지 않고 꺼져버리는 것인데 결벽성과 자제력이 이완되는 여로에선 거리낌 없이 호기심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학생데모가 있었다. 반체제 운동이 있었다. 가차 없는 탄압이 있었다. 형무소는 반체제 인사들로 만원이 되었다. 이러한 사태가 거듭되어 이윽고 부마사태가 발생하고, 그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박정의 대통령은 충실한 부하라고 믿고 중앙정보부장이란 대임을 맡긴 김재규에 의해 살해되었다. 결국 술수를 다해 그는 자기의 묘혈을 판 꼴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국은 혼미하고 광주사태 같은 참담한 비극이 터지고 말았다.
그것을 나는 로마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왜 나는 로마에 와 있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