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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만화 > 논픽션/휴먼만화
· ISBN : 978899320817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08-10-31
책 소개
목차
해석 고우영을 읽다
인간 고우영과 만화가 고우영 - 임범
진득한 인간사의 해학:고우영 작품 읽기 - 김낙호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의협의 세계관:고우영 고전 읽기 - 이상수
항상 어린 아이 같이:골프, 낚시, 사냥 등 유희인간 고우영 -이명석
7080 대중문화 풍경과 고우영 스포츠 신문만화 - 박인하
전시 고우영 만화:네버 엔딩 스토리
고우영 만화:네버 엔딩 스토리 - 김형미
농담 같은 현실, 현실 같은 농담 - 김형미
헤피엔딩 스토리: 고우영 전시에 대한 보고서 -잼·홀릭
고 고우영 선생님께 - 이순종
겸허히 소통하다 - 윤동천
'가루지기 Redux'에 대한 열두 개의 각주 - 김홍준
허공을 가르는 청룡언월도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 고영일
'열국지' 열독의 변 - 강경구
캐릭터에 관한 몇 가지 딴 얘기 - P.A.Son
'대야망', 소년에게 불을 지피다 - 홍승우
연대기 고우영 이야기
고우영 자필 원고들
인터뷰 박인희, 신문수, 이상무, 박재동, 방학기, 허영만
저자소개
책속에서
당시 그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닦아가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있던 때에 “어쭙잖은 스포츠 신문의 무슨 부장인가를 한다는 대머리 까진 사람이 만나자더니 일간 스포츠가 신문 최초로 네 칸짜리 시사만화가 아닌 신문 한 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동장’을 채울 극 만화를 긷기로 결정하고서 그 만화를 고우영에게 그려달라고 청한 것이었다.
한국일보사가 일간 스포츠에 만화를 연재하기로 한 건, 일본 스포츠 만화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무척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앞에 인용한 고우영의 글에 보면 이 결정을 앞두고 한국일보사 회의실에서 갑론을박하는 과정에서 재떨이가 몇 차례 날아갔다고 한다. 그만큼 당시 만화는 천대받는 장르였고, 이걸 일간신문에 싣는 건 좀 과장하면 저잣거리에서 놀던 아이를 궁궐로 데려오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16p)
어린이는 놀아야 기운이 난다. 그런데 만화가는 숙제가 많은 어린이다. 특히 고우영처럼 수십 년간 최고의 인기 작가로 군림하면서도 문하생 하나 없이 끝없는 연재와 청탁에 매달린 신세를 생각해보라. 방학조차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그는 짬만 나면 새로운 재밋거리를 찾아 그 밑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다. 한두 분야가 아니다. 누군가 ‘고우영배 올림픽’ 같은 걸 연다면 금메달을 아주 넉넉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탁구, 축구, 승마, 스키, 낚시, 사냥, 테니스, 등산, 골프, 자동차 레이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목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략) 낚시대를 들면 파로호에서 91센티미터짜리 잉어를 건져 올리고 희대의 낚시꾼들을 만나 온갖 무용담을 챙겨 들어야 했다. 자동차를 타면 리비아의 사막을 내달리고 신문사 주최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직성이 풀렸다. (78p)
출근길 가판에서 부담 없이 사서 손에 든 스포츠 신문, 일간지들처럼 사회·정치·경제 기사가 주는 팍팍함 대신 운동선수들의 선전과 흥미로운 기사들로 가득했던 스포츠신문에는 꼭 고우영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있는 것만으로도 지면은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중략) 한국의 대중은 1972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근 20여 년의 시간을, 시기적으로 보자면 1970~80년대라는 시간을 고우영의 극화와 함께 통과했다. 고우영의 만화는, 고우영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종의 ‘당의정’으로 암흑의 70년대와 80년대를 통과하는 복화술로 팍팍한 대중의 삶을 위로했고, 또 다양한 대중문화의 풍경을 조율해갔다. (9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