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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인물
· ISBN : 9788993447514
· 쪽수 : 720쪽
· 출판일 : 2012-11-16
책 소개
목차
한글본|Korean
1. 조선행 여객선 카레 호에서
2. 맹세
3. 평양에서
4. 동학교도들
5. 제임스 나리
6. 김씨의 승리
7. 감옥 속의 고씨
8. 프럼과 다른 서양인들
9. 손에 손잡고
10. 죽음의 문턱에서
11. 인쇄
12. 전쟁
13. 사라진 영웅
14. 박 대장
15. 북쪽으로
16. 복음 전도
17. 신씨부부와 화이어 블로워
18. 다시 고향으로
19. 프럼의 결혼
20. 주변 상황들
21. 콜레라 재앙
22. 행복한 고향 생각
23. 고씨의 소명
24. 다시 북쪽으로
25. 습격을 당한 윈터샤인
26. 본향으로의 부름
27. 화이어블로워와 강씨
28. 야수들
29. 화이어블로워의 패배
30. 독립운동
31. 용이의 당혹감과 윌리스
32. 용이의 행방
33. 위기의 상황에서
34. 수확
35. 윈터샤인의 최후
36. 펍스나우버의 고뇌
37. 교회 건축
38. 용이의 결혼
39. 고씨의 사명
40.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
41. 희년 축제
42. 윌리스 목사님의 결혼
번역 후기 (한글|English)
사진|Photos
영어본|English
책속에서
사역자들의 숫자는 매년 늘어났다. 스틸먼이라는 여자가 선교에 동참했는데, 그녀는 특별히 조선의 소녀들을 위한 사역을 감당했다. 또한 여자 의사도 있었다.
“앞으로 5년 안에 50여 명의 새로운 사역자들이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윌리스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기도했다. 그의 기도는 하나하나 응답을 받고 있었다.
다른 모든 사역자보다 그가 더 특별하게 기도했던 사람은 일라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역자였다. 그녀는 이곳에 와서 윌리스와 합류하겠다는 마음이 아직 서지 않은 것일까? 그는 혼자 있다는 것이 선교에 얼마나 방해가 되는지를 느꼈다. 그녀는 특별히 선택된 사역의 동반자가 되어 기꺼이 윌리스의 아내가 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녀를 데려오려고 하는 이 땅의 처참한 상황이 그의 사랑에 의심을 품게 하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우연히 쇼어랜드씨를 만났는데, 쇼어랜드의 설명을 듣고 그녀를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일라인을 위한 윌리스의 기도 응답은 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거기서 살지 않는다면 약혼을 깨겠다는 그녀 쪽의 제안이었다. 일라인은 비통한 심정이었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일라인을 막아섰다. 윌리스가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가 이 땅 위에 아무리 값진 일이라도 그만두고 올 것이며, 그것을 통해 그의 사랑이 진실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싸움은 계속되었다. 그녀는 진실한 마음을 가진 여자였고 윌리스는 그 점을 알고 있었다. 한 가지 오해 때문에 어려움이 생겼는데, 윌리스가 어떻게 그 오해를 풀 것인가? 하지만 그것은 오해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콜레라 질병과 장티푸스가 휩쓸고 간 이 땅은 그녀 같이 성장해 온 사람이 살 땅이 아니었다.
약혼을 깨자고 답장을 써야 하는가? 답장을 하려고 하면, 키가 크고 멋진 미인이 그의 눈앞에 나타나 그를 설레게 하고 그녀의 얼굴 위에 비친 태양 빛이 그의 결심을 산산조각냈다. 세상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달콤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던 소년이 그리워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받은 소중한 소명을 포기하고 그녀에게 올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았다. 고향에도 사역의 세계가 있으며, 그녀는 지혜로웠고 많은 은사가 있었다. 그녀와의 약혼을 깨 버리고 냉정하게 눈을 돌려 버릴 수 있을까? 자신을 바라 보고 있는 빛나는 눈과 자신의 영혼을 매료시킨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히 영원한 작별인사를 고할 수 있을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선교지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 순간 누군가 그를 불렀다. 교인 중의 한사람인 김씨 부인의 어머니 신씨 할머니였는데, 그녀는 둥근 항아리를 보자기에 싸들고 왔다. 그녀의 늙고 주름진 얼굴에는 천상의 빛이 감돌았고, 그녀의 더듬거리는 목소리는 그녀가 느낀 기쁨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 그녀가 가져온 것은 김치 단지였다. 그것은 배추, 무, 붉은 고추에 젓갈과 대추 등을 골고루 섞어 만든 김치였다. 많은 서양 사람에게는 상당히 역겨운 냄새가 났으나, 그녀가 마음을 담아 가져온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가진 최고의 것이었으며, 향을 넣은 옥으로 만든 그릇에 윌리스를 사랑해서 가지고 온 것이다.
“김치를 좀 담아 왔는데요. 드리기에 좀 창피하지만, 목사님이 저의 이 하찮은 생명에 행복을 가득 채워 주셨으니. 별거 아니지만, 좀 드셔보세요.”
윌리스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자 그녀가 말했다.
“아닙니다. 무슨 감사의 말씀을요. 지난밤에 놀랄 만한 꿈을 꾸었어요.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목사님도 아시다시피 내가 늙고 이제 70이 다 되어 가는데, 곧 죽겠지요. 내가 꿈을 꾸는데 꿈에서 내가 죽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고통스럽지도 않고 아주 편히 잠을 자다가 하늘나라로 갔지요.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나 같은 늙은 할멈이 천국을 가다니.”
그녀는 옷고름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
“놀라운 광경이었어요. 맞아요. 하나님이 거기에 계셨지요. 하나님은 내 영혼에 기쁨이 넘쳐 흐를 때까지 저를 환영해 주셨지요. 그분 주변에는 수많은 분이 있었어요. 이러저러한 분들을 보았는데, 제임스 나리도 계신걸 내가 너무나 분명하게 보았지요. 그러고 나서 깼는데 천국을 떠난다니 섭섭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김치 항아리를 준비해서 목사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싶었지요.”
바다 건너 멀리 한 서양 소녀의 사랑을 받으며 나긋나긋하고 예리한 눈을 가진 이 파란 눈의 외국인과 할머니는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이전에 막대기와 쓸모없는 것들에게 절을 하던 한 이교도였던 이 늙고 메마른 여자의 친구가 되어 잠깐이나마 조금이라도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녀의 노란 얼굴과 아몬드 색 눈을 바라보고 있을 때 왜 그의 마음은 감사로 뛰고 있었는가? 그 노인이 이도 다 빠져버린 발음으로 천국을 이야기할 때 왜 그는 기쁨으로 충만했는가?
그녀는 용이에게 축복을 빌어주고 대문을 통해 총총히 사라졌다. 다시금 어떤 소리가 다그쳐왔다.
“네가 선교지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하나님께서 정해 주십시오.”
윌리스는 매우 조용한 방에 혼자 앉아서 자신의 짐을 벗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길을 잃은 군중이 자기 주변에 몰려 천국에 가는 길을 알려달라는 비전을 보았다. 그들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무지가 깊이 배어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역시 그들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말을 하자 그들의 얼굴이 하얗게 빛났다. 윌리스는 많은 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며, 아름다운 천국인 본향으로 가기 위해 모여있는 거대한 행렬을 보았다. 윌리스는 너무나 어려워 결정을 할 수가 없었지만, 오직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