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94027715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8 모두의 학교를 위한 <더 빌리지> 프로젝트
- 함양아
18 예술의 법정은 어디인가: 미술과 관료제
- 박소현
33 전문가주의와 예술계의 딜레마
- 신현진
44 사이에 베팅하라: 예술, 교육과 시민 공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 파스칼 길렌
55 피로의 학교
- 행크 슬래거
65 미술,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 게이코 세이
79 아시아 - 대만의 영화 교육과정
- 황젠홍
86 우리가 더 이상 정치 이야기를 안 해도 돼서 너무 좋습니다. / 우리는 홀로서기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사샤 카라리취
92 작품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 마리안느 플로트롱
98 자명, 공명, 그리고 공감
- 권병준
102 몸과 움직임의 모양
- 노경애
106 모두의 식탁
- 벌레벌레배급_blblbg_, 모두의 부엌
인터뷰
122 수학 마을
- 알리 네신
136 금요일의 철학
- 센 칭 카이
142 독립 교육자
- 게이코 세이
152 장소와 몸짓, 그리고 사람
- 김현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지만 아무리 극장과 미술관과 비엔날레 등 상상력을 위한 제도적 공간이 민주주의 수업을 위한 교육 실험의 산실로 기능한다고 해도, 예술가들이 실제로 시민 공간을 만들어 내려면 합법에 선행하는, 아직 규정되지 않는 간극에 베팅해야만 한다. 미술관 안에서 주어진 공민의 장소 바깥을 탐험하고, 말과 아이디어가 오가는 공공 영역을 넘어설 때에야 비로소 그들은 위험한 시민 공간에 도달할 수 있다. 시민 공간이 위험한 이유는 이곳에 들어서면서 예술가들은 주어진 공민의 역할을 벗어나 예술가로서의 지위 자체를 잃을 위험을 무릅쓰기 때문이다. 벽이나 기차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이들처럼, 예술가는 범죄자로 몰릴 각오를 한다. 예술가는 합법성의 최전방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다시는 예술가나 완전한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한 채 진정한 시민 영역의 윤곽을 그린다.
(파스칼 길렌, "사이에 베팅하라: 예술, 교육과 시민 공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중에서)
전문 예술가들이 자신의 권위를 증명받기 위해 VIP 취급을 요구하거나, 큐레이터가 직권을 남용해 작가 위에서 군림하거나, 더 나은 예술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예산집행의 방향을 마지막 순간에 틀거나 하는 일은 거의 히스테리에 가깝다. 히스테리를 부리면서 예술인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예술인은 예술의 자율성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감성의 민주주의와 같은 윤리를 성취한다고 오해하는 듯하다. 실상 이러한 히스테리로 얻어지는 이득은 예술계의 전문가적 위세일 뿐 예술계를 가능하게 하는 자율성과는 관계가 멀다. 오히려 예술계의 전문성이 자본주의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은 예술이란 전문가, 혹은 이들의 네트워크인 예술계에 의해서만 보전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관료주의로 경영되는 조건에도 지속되는 무엇이라는 사회의 믿음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신현진, "전문가주의와 예술계의 딜레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