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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434364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2-06-27
책 소개
목차
첫머리에 십 년 만에 돌아와서 5
채소의 기분 12
햄버거 16
로마 시에 감사해야 해 20
파티는 괴로워 24
체형에 대해 28
에세이는 어려워 32
의사 없는 국경회 36
호텔의 금붕어 40
앵거 매니지먼트 44
시저스 샐러드 48
이른바 미트 굿바이 52
올림픽은 시시하다? 56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60
궁극의 조깅코스 64
꿈을 꿀 필요가 없다 68
편지를 쓸 수 없다 72
오피스 아워 76
생각 없는 난쟁이 80
여어,어둠,나의 옛 친구 84
서른 살이 넘은 녀석들 88
오키프의 파인애플 92
마치 표범처럼 96
이제 그만둬버릴까 100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104
택시 지붕이라든가 108
딱 좋다 112
신문이란 무엇? 116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120
달밤의 여우 124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합니까? 128
타인의 섹스를 비웃을 수 없다 132
책을 좋아했다 136
휴대전화라든가 병따개라든가 140
캐러멜마키아토 톨 144
맛있는 칵테일을 만드는 법 148
바다표범의 키스 152
장어집 고양이 156
유리집에 사는 사람은 160
그리스의 유령 164
일 인분의 굴튀김 168
자유롭고 고독하고,실용적이지 않다 172
커다란 순무 176
이쪽 문으로 들어와서 180
아보카도는 어렵다 184
슈트를 입어야지 188
뛰어난 두뇌 192
<스키타이 조곡>을 아십니까? 196
결투와 버찌 200
까마귀에게 도전하는 새끼고양이 204
남성작가와 여성작가 208
준 문 송 212
베네치아의 고이즈미 교코 216
후기 삽화를 부탁받고 221
리뷰
책속에서
그래서 이탈리아에 살 때는 레스토랑용으로 넥타이를 꽤나 샀다. 아르마니, 미소니, 발렌티노 등. 뭐, 현지에서 사니 싸긴 했지만 지금 와서는 전혀 제 구실을 못 하고 있다.
일본은 이탈리아만큼 차림새로 판단하지 않아서 슈트를 입는 습관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한 해에 한두 번 입으면 잘 입는다. 그렇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슈트를 입어야 할 상황이 갑자기 생기기도 한다. 계절과 용도에 맞는 것은 한 벌씩 갖춰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따금 크게 마음먹고 슈트를 사러 간다. 돈도 들고 정말로 귀찮네, 라고 생각하지만 뭐 어쩔 수가 없다.
한편, 슈트를 사러 갈 때는 슈트를 입고 간다. 반바지에 샌들 차림으로 가게에 들어가서 슈트를 고르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까. 일단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머릿속을 슈트 모드로 바꾼 뒤 슈트를 사러 간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가 슈트를 입는 일은 이 상황일 때가 가장 많다. 즉 슈트를 사러 갈 때 입기 위해 슈트를 사는 것 같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_p.188-190 ‘슈트를 입어야지’에서
프랑스에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가 있다. 적확한 문체와 날카로운 관찰안, 거기서 배어나는 느낌 있는 분위기가 특기였고, 매그레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백 권이 넘는 저작뿐만 아니라 의욕적인 우머나이저(색한)로도 유명하다.
늘그막에 작가 스스로 한 고백에 따르면 “열세 살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일만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물론 이런 유의 고백에는 과장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부인은 그의 사후에 일만 명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고작해야 천이백 명 정도 아니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엄청나다.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심농은 하여간 주위 여성과 닥치는 대로 관계했다고 한다. 그 요구에 응하는 주위 여성들도 문제가 있지만, 그걸 알면서 횟수를 세고 있던 부인도 대단하다. 대체 이 부부 뭔가요. _p.120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