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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6160427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1 경험이 전해 준 이야기
- 누구에게나 인생의 모험이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2 인생을 새롭게 사는 비결
- 우리 안에는 희망의 달, 이해의 달, 기억의 달이 빛나고 있다
3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 과거는 자신의 인생을 세상에서 유일한 것으로 만드는 힘이다
4 서로에게 속한다는 것
- 단 한순간의 대화로도 우리는 서로를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
5 인류 최초의 웃음
- 유머는 진지함을 벗어던져야 알 수 있는 중요한 삶의 방식이다
6 사려 깊은 삶
-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극복하려고, 포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7 나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거울에 비춰보는 것이다
8 하얀 무지개의 의미
- 오색 무지개는 젊음을, 하얀 무지개는 노년을 상징한다
9 거꾸로 보는 인생 지도
- 인생의 끝에 이르면 과거가 시작된 출발점에 이른다
10 고향으로 귀환
- 세상에 속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계속해 모험을 떠나야 한다
부록 A.L. 테니슨의 <율리시즈>, T.S. 엘리엇의 <번트 노턴>
책속에서
당시 내가 처했던 상황 때문일까? 내 인생의 모험은 모두 끝났다고 느꼈다. 인생을 이끌고 있기보다 그저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았다. 젊은 날의 방랑벽, 대학과 대학원 시절의 도전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대학생들과 더 이상 일체감을 느낄 수 없었고, 결혼생활과 가족부양의 의무, 철학 강사에서부터 다른 잡다한 일들, 오랫동안 병을 앓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새로운 가족의 탄생… 이게 다 뭘 말하는 걸까? 수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갑자기 난 늙어 버린 것 같았다. 내 앞에 펼쳐진 미래는 의무와 불확실성으로 채워져 있었다. - 16~17쪽 중에서
제 손을 보고 있으면 어머니의 손을 보는 것 같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했던 말을 저도 모르게 하고 있는 걸 깨닫게 돼요. 과거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요. 헤라클레이토스가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똑같다고 한 것은 공간의 어떤 방향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의미한 거라고 생각해요. 과거로 돌아가는 길이 곧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이죠. 우리들 인생 패턴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각자는 서로 다르고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차이가 정말로 그토록 중요한 걸까요? 결국은 다들 비슷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잖아요. 서로의 차이를 중요하게 여겼던 젊은 날에 비해 나이가 들면 서로에게서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지요. - 79~80쪽 중에서
힘든 상황에서 웃는 것은 강인한 성격 때문일까? 아니면 자기 보호 본능일까? 유머가 지닌 마법의 힘은 상실과 불행을 위풍당당하게 받아들임으로써 품위를 잃지 않게 한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풍자나 패러디와 달리 ‘속 깊은 유머’는 인간의 연약함과 유약함을 인정하는 것이고, 동시에 고통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프로이드는 초자아가 자아를 위로하며 이렇게 속삭인다고 묘사했다.
“여기를 보렴! 이 세상은 위험해 보이지만 아이들 놀이터란다. 모든 것이 아이들 장난 같아. 농담 따먹기에 안성맞춤이지.” - 122~123쪽 중에서
청년 시절에는 자신에게 속해 있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네. 가령 이상이나 열정, 젊음 같은 것들 말이야. 중년이 되면 자신이 속해 있는 것에 가치를 두네. 직장이나 가족, 사회 등이지.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오래 살게 되면 자신에게 속해 있는 것, 자신이 속해 있는 것보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순수한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 그 무엇도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우리는 불완전하고 깨지기 쉬운 인생을 돌보는 관리자들이야. - 159쪽 중에서
노년에 이르면 인생의 긴장을 풀게 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꿈이나 목표를 이룰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노인들은 개인적인 발전의 수단으로서 관계를 맺는 데 시간과 정력을 더 이상 투자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함으로써 융화와 연대감을 경험합니다. 노년에 이르면 자신들의 공통된 인간성을 재발견하는 것이지요. 공통된 인간성인 융화 또는 연대감이 결국 역사의 출발점이자, 세계의 출발점이고, 역사 속에서 계속 되풀이되는 ‘영원한 과거’인 셈이지요. - 250~251쪽 중에서
누구나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되는 경험들을 하게 되지요.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과거와 미래를 이해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상황이나 인생의 위기가 아니어도 일상 속에서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사물을 보는 각도가 미묘하게 바뀐 것을 느끼죠.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만, 그 순간들은 빨리 지나가 버려요. 나중에 가서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272~27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