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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97758760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3-06-18
책 소개
목차
산후不조리원
노인학대원
성형외과 의사가 되다
피라미드 탈출기
찜질방 잠입, 그리고 엄마생각
양심세탁이 필요한 세탁공장
중국산 들여오는 한국인이 더 불량
암癌시장은 암暗시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처음에는 산모 언니인데 조리원을 알아보러 왔다며 들어가보았다. 나중에는 작은 담요를 배에 집어넣어 예비산모처럼 하고 다니기도 했다. 늦둥이 낳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도 직접 산모로 들어가 취재해보아야 할 것 같아 산모로 위장해 제보가 들어온 산후조리원에 잠입했다. 아기는 황달이 심해 병원에 있다고 하고. 펑퍼짐한 산모복으로 갈아입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어찌나 더운지 밤에 몇 번이나 냉장고 문을 열고 머리를 들이밀어야 했다.
‘산후不조리원’ 중에서
나는 손을 못 쓰는 할머니들에게 죽을 떠먹여드렸다. 가건물에서 화장실을 가려면 꽤 긴 복도를 지나 본 건물까지 가야 했다. 휠체어를 탄 노인은 휠체어에서 내려 기다시피 문턱을 넘어 겨우 볼일을 볼 수 있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 많이 안 먹는다는 어른도 있었다. 화장지도 걸어두면 많이 쓴다며 필요할 때마다 사무실에 가서 달라고 해야 조금씩 떼준다고 했다. 그래서 화장지가 보이면 얼른 떼 주머니에 넣어둔다고. 하나뿐인 화장실은 남녀 구분도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줄을 지어 계셨다. 몸이 성치 않은 어른들은 불편한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성한 사람도 하루 종일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으면 힘든데 몸이 불편한 어른들이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노인학대원’ 중에서
교수는 그날 수술할 환자들의 사진을 확대해 보여주었다. 스무 살 된 청년이 수술을 받는다고 했다. 모델이 되려고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교수가 물었다.
“이 환자는 어디를 고쳐야 할까요?”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나는 잠깐의 침묵도 못 참는다. 눈이 못생긴 것 같아 큰소리로 대답했다.
“눈이요.”
교수와 의사들 모두 소리 내 웃었다.
“네. 눈도 손봐야겠죠?”
다른 의사들이 영어로 뭐라고 대답했다. 나중에 촬영테이프를 본 스태프들이 웃겨 죽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의사들도 내가 웃기려고 일부러 우리말로 대답한 줄 알았던 것 같다.
‘성형외과 의사가 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