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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8791377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15-05-29
책 소개
목차
제1장 마타기
제2장 동면 곰 사냥
제3장 봄 사냥
제4장 도모코 동맹
제5장 떠돌이 광부
제6장 눈사태
제7장 외지인
제8장 행수
제9장 귀향
제10장 산신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조베 가는 주변을 내려다보는 조금 높은 터에 있었고, 둘레에 산울타리가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집 뒤쪽, 후미에의 침실에서 잘 보이는 곳에 가지를 풍성하게 뻗은 감나무 한그루가 있다.
감나무에는 산울타리 너머 밖으로 뻗어나가 사람 손이 닿을 정도로 늘어진 가지들도 있었다. 거기에 색실을 묶어 신호를 주겠다는 얘기다.
아무 의심도 없이 말하는 모습이 애지중지 떠받들어지며 자란 후미에다웠다. 도미지가 감나무 가지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 웃토에서 히타치나이까지 십 킬로미터나 되는 길을 매일 밤이라도 달려와 줄 거라고 철석같이 믿는 것이다. 왕복 이십 킬로미터가 얼마나 먼 길인지를 모르는 듯하다.
그런 후미에가 도미지는 더욱 사랑스러웠다. 그런 고생을 감수해서라도 그녀를 만나 꽉 껴안아 주고 싶었다. 도미지는 장성한 남자이고 더구나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므로 식구들 중에 그가 밤마다 마실 나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제3장 봄 사냥
갑자기 따앙! 하는 총성이 울렸다.
“이 등신아! 쏘지 마! 위험하잖아!”
“젠장! 내뺐어!”
“어디로!”
“아래쪽이야! 아래로 튀었다!”
“아냐! 위쪽이야!”
“무슨 엉뚱한 소리야! 아래야, 아래쪽이라고!”
우윳빛 농무 속에서 혼란에 빠진 다급한 목소리가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도미지는 남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손에 쥐었던 무라타총을 다시 어깨에 멘 후 대신 창을 쥐고 주위 숲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골짜기로 내려갔다는 고함이 맞는다면, 곰은 당장이라도 도미지의 눈앞으로 튀어나올지 몰랐다. 하지만 이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는 오인사격의 염려가 있다. 급할 때는 창으로 곰에 맞서야 한다.
소란스럽던 몰이꾼들 목소리가 다시 뚝 그쳤다.
잔설과 안개가 소음을 흡수하여 자신의 숨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곰은 있는 거냐 없는 거냐.
동물이 움직이는 기미는 없다.
---제3장 봄 사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