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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27431600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0-03-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장 사회(社會) ―society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번역법
제2장 개인(個人) ―후쿠자와 유키치의 고군분투
제3장 근대(近代) ―지옥의 '근대', 동경의 '근대'
제4장 미(美) ―미시마 유키오의 트릭
제5장 연애(戀愛) ―기타무라 도코쿠와 '연애'의 숙명
제6장 존재(存在) ―존재하다, ある, いる
제7장 자연(自然) ―번역어가 낳은 오해
제8장 권리(權利) ―권리의 '권', 권력의 '권'
제9장 자유(自由) ―야나기타 구니오의 반발
제10장 그(彼), 그녀(彼女) ―사물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연인으로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오늘날 우리가 society를 '사회'로 번역할 때는 그 뜻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쓸 수가 있다. 즉 번역자는 단어의 뜻을 '사회'라는 번역어에 떠맡기고는 그 뜻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물론 단어를 쓰는 사람이 반드시 자신이 쓰는 단어의 뜻을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는 society에 해당하는 고유어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사회'라는 번역어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그 단어에 담긴 뜻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기라도 한 것처럼 society와 기계적인 치환이 가능한 단어로서 '사회'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연애'란 무엇인가? '연애'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든가, 그 밖의 여러 가지 정의와 설명이 있겠지만, 나는 여기서 '연애'란 바다 건너에서 수입된 관념이라고 말하고자 한다. 그런 측면에서 '연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일까? '연애' 역시 '미'나 '근대' 등과 마찬가지로 번역어이기 때문이다. 이 번역어 '연애'로 우리는 1세기쯤 전에 연애'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즉 그때까지 일본에는 '연애'라는 것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번역어가 선택되고 살아남는가 하는 물음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문자의 의미로 봐서 가장 적절한 단어가 살아남는 것은 아니란 점만은 단언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번역어다운 말이 정착한다는 점이다. 번역어는 모국어의 문맥 속으로 들어온, 이질적인 태생에 이질적인 뜻을 가진 말이다. 이질적인 말은 어딘지 이해하기 힘든 법이다. 어딘가 어감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은 오히려 이해하기 힘든 상태, 어긋난 상태 그대로 놔두는 편이 더 낫다. 모국어에 완전히 섞여버리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