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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상학/해석학/실존철학
· ISBN : 9791128893001
· 쪽수 : 121쪽
책 소개
목차
무의미한 머리말
첫째 단계
둘째 단계
셋째 단계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감성은 일반적으로는 부정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대립적이고 긍정적인 것의 정립을 통해 그것을 배제하는 행위에 의해 맨 처음 실제로 드러나며, 정말로 정립된다. 감성은 그리스도교에 의해서 맨 처음 원리로, 힘으로, 독립적 체계로 정립되며, 그런 정도까지 그리스도교는 감성을 이 세상에 들여왔다.
욕망되는 것은 지속적으로 욕망 속에 현존한다. 욕망의 대상은 욕망으로부터 생겨나고 또 혼란스러운 흐릿한 여명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이것은 감성적인 것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구름과 안개에 의해 멀어지며, 또 그런 것들에서 반사되어 가까워진다. 욕망은 장차 자신의 욕망의 대상이 될 것을 이미 소유하고 있지만, 그 대상을 아직 욕망한 적이 없는 상태로 소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것을 아직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고통스러운 모순이지만, 또한 그 감미로움의 측면에서는 혼을 빼앗을 정도로 매력적인 모순이기도 한데, 이 모순은 그 슬픔, 그 우울에 싸인 채 첫째 단계의 처음부터 끝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그것이 고통스러운 것은 너무 적게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욕망은 침묵하는 욕망이며, 갈망은 고요한 갈망이고, 열광은 소리 없는 열광인데, 이 속에서 대상은 꿈틀거리고 있으며 또 욕망에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바로 욕망 안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욕망되는 것은 욕망 위로 떠오르고, 욕망 속으로 가라앉는데, 그것은 욕망 그 자체의 끌어당기는 힘 때문도 아니고 욕구되기 때문도 아니다. 욕망되는 것은 소멸되지도 않고, 욕망의 품에서 꿈틀거리며 나오지도 않는데, 왜냐하면 만일 그럴 경우 욕망은 사실상 깨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구되지 않은 채 그것은 욕망을 위해서 현존하며, 이것은 그때 다름 아닌 욕망하기를 시작할 수 없는 까닭에 우수에 잠기게 된다. 욕망이 깨어나자마자, 혹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욕망이 깨어나는 과정에서, 그리고 욕망이 깨어나는 것과 함께 욕망과 욕망의 대상은 분리된다. 이제 욕망은 자유롭게, 그리고 건강하게 숨을 쉬지만, 그 반면에 그 이전에는 욕망은 욕망된 것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었다. 욕망이 깨어나지 않았을 때, 욕망되는 것이 매혹시키고 뇌쇄시켜서, 정말로 거의 불안하게 할 정도다. 욕망은 숨 쉴 수 있어야 하고, 또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이런 일은 욕망과 그 대상이 분리됨으로써 발생한다. 욕망되는 것은 여인처럼 부끄러워하면서 수줍은 듯이 달아나고, 그러면 분리가 일어난다.